화려한 환락가. 세상의 더러움에 찌든 밑바닥 사람들. 독기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류매향은 클럽 향(香)의 주인이다. 사랑하는 것도, 사랑받는 것도 거부하는 그녀는 마치 텅 빈 껍데기를 끌어안고 사는 인형 같다.
손만 대도 베일 것 같은 차가움으로 벽을 두른 그녀지만 실상은 누구보다도 여린 마음을 가졌다. 수많은 남자들이 매향을 원하지만 영혼으로, 가슴으로 그들을 느낄 수 없는 여자. 그런 그녀에게 기적 같은 일이 신의 축복처럼 일어난다.
자신과 전혀 다른 순수하고 깨끗한 은섭을 만난 매향은 무언가 미묘한 변화가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낀다. 불현듯 지금까지의 거짓된 모습을 버리고 진짜 사랑이 하고 싶어진다.
류매향
어둠에 익숙해져 눈이 멀었다는 것도 몰랐다. 그 아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매향은 처음으로 자신의 일에 염증을 느꼈다. 오염된 사람들 틈 속에 섞여있을 때는 자신이 더럽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병이 들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도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치료제가 아닌 잠시 통증을 마비시키는 항생제를 삼켰기 때문이다. 치료가 아닌 임시방편일 뿐이다. 자신이 병에 들었다는 것을 인식시켜준 것은 다름 아닌 은섭이었다.
장은섭
당신은 왜 그렇게 아름다운 걸까. 왜 그렇게 손에 잡히지 않는 걸까.
그립다. 뜨거우면서도 차가운 매향의 몸이 몹시 그리웠다. 달콤하고 시원한 다비도프의 향내가 밴 가느다란 몸을 힘껏 껴안고 용암처럼 뜨거운 그녀의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싶었다.
자신도 그녀의 다른 남자들처럼 미쳐가고 있는 걸까. 두려웠다. 은섭은 자신이 수많은 남자들 중 하나에 불과할까봐 너무나 두려웠다.
게르
- 필명 : 문 정(文 貞)
- 제1회 순이 사이버작가 공모전 베스트작가상.
- 로망띠끄, 순이닷컴에서 ‘게르’란 닉네임으로 활동 중.
* ‘게르(Ger)’는 히브리어로 ‘나그네’라는 뜻이다.
2003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
장르에 상관없이 모든 글을 좋아하고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써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미우라 아야꼬, C.S. 루이스, 김성일 님의 작품을 굉장히 좋아하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이 꿈이다.
- 출간작
인도의 별
아사셀
벨라도나
너의 꿈을 줍다
대지의 노래
헤센공작家의 매 맞는 아이 등
- 홈페이지 : http://kahal.g3.cc
- 이메일 : kah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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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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