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군의 신부
십 년 만에 마주한 남편, 그러나 이번에도 윤서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십 년 전 그때처럼 가면을 쓰고 있는 그의 모습이 윤서의 눈에 들어왔다. “진정 흑군이시라면, 소첩의 이혼서를 보셨습니까?” “만나자마자 섭섭하게 이혼서 이야기부터라니…. 예. 그간 부인의 글재주가 나날이 느는 것을 보는 재미가 퍽 즐거웠지요.” “한데…. 왜 답신은 늘.” “그러니 불가하지요. 앞으로도 이 재미를 놓칠 수 없지 않습니까?” 그의 목소리에 서린 웃음기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윤서의 눈썹이 심하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 * * “흑군을 쫓아라! 여인을 보호하라!” “…일단 여기서 도망쳐야 해, 윤서야.” 화이가 황급히 윤서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그를 흑군이라 가리키며 포위망을 좁혀 오는 관군들의 모습에 윤서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고 있었다. “왜 저들이 당신을….” 해괴한 소리를 들었다는 듯 물어 오는 윤서의 말 뒤로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대체 왜 저들이 당신을 흑군이라 하는 거예요, 화이?” 잡힌 손을 잡아당겨도 쉬이 따라오지 않는 그녀의 발걸음이 말해 주듯 다소 경계하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윤서의 시선에 화이의 얼굴이 좀 전과 달리 딱딱하게 굳었다. “…화이?” 급박한 상황 속에서 잠시 윤서와 눈을 맞춘 화이는 마치 아픈 것을 토해 내듯 잔뜩 구겨진 얼굴로 그녀에게 답했다. “내가… 흑군이니까.” 들려오는 답에 윤서는 얼핏 그가 피를 너무 흘려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내가 바로 오랑캐 흑군. 너의 지아비다, 윤서야.”
레디 투 다이
‘호스피스 병동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게요.’ 희귀난치병에 걸린 핀리 하트시스. 약값을 벌기 위해 고액의 보수가 걸린 일감을 소개받으러 향한다. 중앙에스퍼가이드센터에서 만난 남자는 다름아닌 델타 제이드. 망나니 중 망나니로 소문이 난 남자였는데.... "그럼 일단 키스부터 해볼래요?" 대뜸 키스를 요구하더니… “가이딩 더 해달라고 안 할 테니까 좀 쉬어. 코피나 흘리고. 이래서 누가 누굴 가이딩한다는 건지.” “……병원 같은 데는 같이 가줄게.” “내 허락 없이 어디 돌아다니지 마. 괜히 죽으면 계약 불이행이잖아.” 소문과 달리 친절하고 다정하기만 한데....? <레디 투 다이>
물에 빠진 흑막대공은 엑스트라를 붙잡는다
"물에 빠진 남자를 구했는데 흑막이란다. 책에 빙의했지만 취미라고는 수영 뿐이던 인어족의 후예, 이스티. 엑스트라로 유유자적 친구의 돈과 빽으로 노는 게 목표였는데 갑자기 원작에 휘말리게 된다. '그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했을 뿐인데, 왜 일이 이렇게 돌아가지?' 그것도 제국 유일의 대공이자 전쟁으로 미쳤다는 카트리온 베제론에게. “유흥거리로 개 하나 키워볼 생각은 없나."" 제대로 얽혔다. “걱정 마. 입질은 하지 않아.” *** 그는 겸손과는 거리가 먼, 오만을 뼈에 새긴 남자였다. 누구 덕에 살아난 줄도 모르고. 사람이 인사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은인이 아닌 것처럼 보이자 바로 상처를 주며 깎아내렸다. “가짜 성녀로 만족해야지 않겠어.” 그렇다고 내 앞에서 쓰러진 걸 모른척 할 수는 없었다. 엉겁결에 두 번이나 그를 구해낸 나는 습관처럼 중얼거렸다. ""다행이야..."" 그 대사를 듣자마자 카트리온의 눈빛이 묘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봐.”"
불가항력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게요.” “후회할 텐데.” 욕망 따위는 언제든지 무시할 수 있다고 자만했던 그에게 건드리고, 울려 보고, 무너뜨리고 싶은 상대가 생겼다. “일주일에 두 번. 잠이나 잡시다.” 이성적일 수 없게 만드는 여자는 취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애정 없는 행위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건 그였고, 사랑에 빠진 건 불가항력이었다."
대표님이 이상해
"때로는 순수함에 관능 한 방울, 때로는 수줍음에 섹시 한 방울, 때로는 도도함에 에로틱 한 방울, 그러다가 수틀리면 무더기로 쏟아부은 야함, 매번 상황이 다르니 벗어날 수가 없다. 이토록 어이없을 정도로 음란하니, 어떻게 내가 벗어날 수 있겠어? 바람난 약혼녀를 찾으러 간 곳에서 그녀를 만났다. 매니지먼트사 <꽃>의 대표, 송한기. 상간녀의 도발에 남편을 찾아간 곳에서 그를 만났다. 낙하산으로 입사한 인턴, 반다인. 그날, 다인은 폭주했다. 낯선 사내와 더불어.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원 나이트의 목적대로 결코 남편이라는 인간에게 매달릴 이유가 완전히 사라졌으니까." #현대물 #베이비메신저 #재회물 #철벽남 #엉뚱녀 #신파 #원나잇
도깨비 황후, 꽃마리 [외전포함]
#판타지물#동양풍#계약결혼#초월적존재#왕족#동거#계략남#철벽남#후회남#선몸후사랑#이야기중심#짐승남#동정남#사이다여 인간 어머니와 도깨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도깨비아가씨 꽃마리 선대왕의 적자이자 꽃선비 이한란에게 한눈에 홀리다. “하면 이번엔 소첩이 서방님의 관모를 벗겨 드리겠습니다.” 마리가 양손을 한란의 머리 위로 올렸다. “…….” 마리의 연두저고리 섶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한란은 들숨을 따라 오르내리는 마리의 봉긋한 가슴 둔덕을 보며 생침을 꿀꺽, 삼켰다. “다, 됐습…….” 기어이 참지 못한 한란은 얌전히 관모를 붙잡아 내려놓는 마리의 손을 낚아채 곧장 금침 위에다 드러눕혔다. 드디어 맞은 첫날밤, 우아한 꽃선비 인줄로만 알았던 새신랑이 이토록 야만적이고 퇴폐적일 줄이야! 계약으로 맺은 혼인. 밤, 낮 구분 없이 자행되는 두 남녀의 달콤살벌한 29금 스토리! “자, 이제 그것을 삼키시오.” “에, 에……?” 마리는 눈알을 동그랗게 굴려가며 당혹스러운 얼굴로 한란을 보았다. 설마 이걸 삼키라고 하는 겁니까? 하는 눈으로. 한란이 그런 마리에게 키를 낮춘 채 가만히 그녀를 보았다. “부인께서 진정 나를 좋아한다면 말이오.” 그러면서 한란은 입꼬리를 비릿하게 말아 올렸다. 말은 그리했지만 마리가 설마 자신의 그것을 순순히 삼킬 것이라곤 전혀 생각지 않았다. 원하지도 않은 혼례에 대해 그녀가 치러야 할 대가는 그의 육체적 욕구에 대한 절대복종. 그것뿐이었다. 아무리 유모가 첫날밤에 신랑이 하자는 대로 따르라고 했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았다. 계곡에서 그 맛이 어떨까 궁금해 살짝 혀끝으로 맛보던 때완 차원이 달랐다. 결코 익숙해질 수 없는 그 쌉쌀하고 비린 액체를 입 안 가득 머금고 있자니 속이 메슥거려왔다. 하지만 “부인께서 진정 나를 좋아한다면 말이오.” 한란의 그 말이 마리를 도발했다. ‘그래. 좋아하니까, 보란 듯이 삼켜주는 거야.’ 마리는 쳐다보는 한란을 향해 살며시 미소를 보였다. 그가 배출한 뽀얀 욕망 덩어리를 입에 가득 머금은 채 그의 명령을 기다리고 앉아있는 그녀가 얼마나 요염하게 비치는 줄도 모르는 채. 마리는 제가 어떻게 하는지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한란의 눈 속에 활활 타오르는 지배욕을 보며 그의 정액을 달게 꿀꺽, 삼켜 버렸다. “아, 정말 달고 맛있군요.” * 작품 속에 나오는 시대 배경, 선한국(鮮韓國)은 조선(朝鮮)과 대한민국(대한제국 아닙니다.^^*) 사이에 해당하는 작가의 상상 속에서 나온 가상의 나라입니다. 문화나 풍습이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역사적인 사실과는 다소 차이가 나거나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 작품 속의 시대 배경 선한국(鮮韓國)은 조선과 대한민국 사이의 가상 국가입니다.
절정
"‘사랑한다는 말을 굳이 들을 필요는 없었다.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이 이미 사랑이었다.’ *** 사정상 흘러 들어온 연고 없는 도시의 이층집. 묘하게 날 티 나는 외형과 정제되지 않은 말투, 험악한 분위기의 집주인 권민규는 연하에게 두려운 존재였다. “너 발목 나을 때까지만, 같이 살자.” 유일한 보호자마저 잃은 그녀에게 어느 날 민규는 갑작스러운 제안을 하고, 막다른 곳에 몰린 연하는 그의 손을 잡는다. 평온한 듯 아슬아슬한 동거는 그렇게 시작되는데. “말했지, 네가 할 것 하나도 없으니까 그냥 뒹굴뒹굴하면서 발목 낫는 것만 신경 쓰라고.” “가고 싶을 땐 언제든지 말해. 깔끔하게 놔 준다, 내가.” 얼핏 투박하지만 순수한 애정을 퍼붓는 남자에게 연하는 점차 마음을 열고, 저도 모르는 사이 강하게 이끌린다. 흘러넘치는 마음을 단속하지 못한 것은 민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근데 난 한번 그런 말 하기 시작하면 존나 집착 생길 것 같은데. 괜찮냐?” “어?” “사랑하고, 너랑 결혼하고 싶고……. 그런 당연한 말 맨날 하다 보면 헛된 꿈만 꿀 것 같은데.” 각자의 외로움을 숨기고 살았던 둘은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정신없이 빠져들지만, 야속한 현실은 그들을 갈라놓는데……. 짧고도 지독히 달콤했던, 폭풍 같았던 한때를 되찾아 올 수 있을까." 현대물, 동거, 첫사랑, 재회물, 애잔물, 소유욕/독점욕/질투, 직진남, 다정남, 츤데레남, 순정남, 절륜남, 상처남, 동정남, 집착남, 순정녀, 동정녀, 상처녀
살맛
서은오. 대한민국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국민여동생. 그러나 실상은 어머니의 손에 붙들려서 카메라 앞에 섰던 것에 불과했다. 더구나, 은오를 노리고 엄마와 재혼한 새아버지 때문에 아파도 쉴 틈 없이 일하게 된다. 그런데 새아버지가 은오를 노리기 시작하며 끔찍한 불행이 찾아온다. 새아버지는 그녀를 강간하려 하고 엄마에게 상간녀 취급을 받게 된다. 은오는 살고 싶었다. 그래서 저를 보호해줄 수 있는 남자에게 속하고 싶었다. “네가 지금 어려서 한창 실수할 나이긴 한데. 나이 조금만 더 먹으면 시팔, 그딴 생각 안 들어. 너 나이 들어서 서른셋 아저씨 애 밴 거 후회하고 싶어?” 꼬박꼬박 그녀를 아가, 라고 부르며 은오를 밀어내던 범주가. “쑤셔줄 테니까 누워만 있자, 아가.” “아, 흐, 못, 해애, 못, 아, 앙!” “아기 갖자며. 좆물 다 삼키고 임신해야지.” 짐승이 되기까지.
미친개의 첫사랑이 돌아왔다
* 키워드 : 헌터물, 현대물, 판타지물, 첫사랑, 동거, 재회물, 나이차이, 미남공, 강공, 연하공, 집착공, 개아가공, 계략공, 존댓말공, 유혹공, 내숭공, 여우공, 미남수, 다정수, 허당수, 강수, 외유내강수, 단정수, 연상수, 능력수, 얼빠수, 귀환자수, 구원, 차원이동, 역키잡물, 사건물*본 도서에는 히든 키워드가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길 바랍니다.“형이 그렇게 사라진 뒤, 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형이 지워졌어요.”68년 전, 이세계인 ‘막 슬레흐트’에 불시착했다가갑자기 한국으로 귀환하게 된 김시백.그는 오자마자 예뻐했던 동생인 태운과 재회한다.시백이 지구에서 사라진 시간은 고작 21년.그동안 세계를 마물들이 덮쳤고, 사람들은 이능력을 각성했다.그리고 그 헌터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S급 헌터이자,미친개라는 별명으로 악명 높은 7777 길드의 장이 돼 있는 사람이바로 태운이다.비록 시백의 기억에서처럼 작고 귀여웠던 아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채였지만.“애가 왜 이렇게 삭았지……? 우리 운이는 서 있으면 햇살 냄새가 나고 뽀작뽀작 걸으면 우유 냄새가 나고, 볼따구니는 젖살로 포동포동해서 조몰락거리는 감촉이 찰진 데다가, 키도 요만한 게 자그마해서 정말 귀여웠는데…….”그런데 시백이 미처 지구에 적응하기도 전에 태운이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 준다.한때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이기도 했던 시백을오로지 태운만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하여 막 슬레흐트로 돌아갈 방법을 찾고 있는데,갑자기 그의 눈앞에 나타난 시스템창이 시백에게 막중한 퀘스트들을 던졌다?![한 객체의 생명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세요.][아, 참!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거나 실패할 시 지구는 멸망합니다.]하지만 수행을 주저하는 시백에게 시스템창은지구의 멸망을 막아야만 막 슬레흐트로 돌아갈 방법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헌터물 #현대물 #판타지물 #첫사랑 #동거/배우자 #재회물 #나이차이 #미남공 #강공 #냉혈공 #연하공 #집착공 #개아가공 #복흑/계략공 #존댓말공 #유혹공 #내숭공 #여우공 #미남수 #다정수 #허당수 #강수 #외유내강수 #단정수 #연상수 #능력수 #얼빠수 #귀환자수 #구원 #차원이동 #역키잡물 #사건물 #3인칭시점
떳떳하지 못한 사이
현대물, 재회물, 오래된연인, 계약연애/결혼, 소유욕/독점욕/질투, 능력남, 재벌남, 직진남, 계략남, 능글남, 다정남, 애교남, 유혹남, 집착남, 상처남, 순정남, 연하남, 능력녀, 다정녀, 후회녀, 상처녀, 애잔물, 여주중심 아버지의 병원비를 위해 팔려 오듯 재벌가에 시집온 수안. 7년간의 홀대 끝에 결국 이혼 도장을 찍지만, 전 남편 박민우의 사정에 휩쓸려 3개월 동안 억지로 부부 연기를 해야 할 처지에 이른다. 그리던 와중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과거 수안이 돈을 위해 끊어 냈던 옛 연인 강도훈이 나타나는데……. 대학 시절 가난한 후배의 모습이 아닌, HN그룹의 후계자라는 이름으로 찾아온 그는 너무나도 거리낌 없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선배, 지금 행복해?” “그게…… 그렇게 중요하니?” “네가 사랑받을 때 어떤 얼굴인지 내가 잘 아는데.” 도훈이 천천히 입술을 뗐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어.”
적국 황제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10년 동안 대륙의 온갖 증오를 먹고 자란 전쟁귀, 첼론 헤일란. 드디어 죽었다. ……고 생각했는데, 어째서인지 다시 태어났다. 그것도 적국의 아기 황녀, 엘로니아로!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러 왔을 뿐인데 귀찮게 굴지 마라. 두 번의 용서는 없다.” 게다가 죽기 전, 제 유언을 들어주겠다던 적국의 황제는 실시간으로 제 유언을 어기고 있다. 다시 태어난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또 천덕꾸러기 신세라니. 이럴 수가 있나? 엘로니아는 다짐했다. ‘이번에야말로 죽여 버릴 거야.’ 기다려라, 황제. 검을 쥘 수 있을 정도로 다 크면 바로 네 목부터 딸 거니까! “바아!” ……우선 말부터 제대로 좀 떼자. 《적국 황제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가족힐링 #후회물 #육아물 #먼치킨여주 #성장여주 #딸한테 농락당하는 폭군아빠 #존댓말남주 #요망남주
열의 계절
철학자 폴 비릴리오는 비행기의 발명은 곧 추락의 발명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널 좋아하게 된 순간부터 이 순간은 예정되어 있었다. 열아홉, 네가 내게 마음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이후에도 변함이라곤 없는 날 깨달았을 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려나 연락을 끊어놓고도 타인을 통해 듣는 네 소식은 차마 끊지 못했을 때, 우연이지만 필연처럼 널 재회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가슴부터 뛰었을 때. 이런 날이 올 거라고 이미 예상했다. 언젠가 네게 고백하게 될 거라고. 그 고백이 실연을 의미한다는 걸 알면서도. “네가 좋아. 좋아했어. 오래 전부터.” 낮은 담장을 넘어온 금목서의 달콤한 향기가 무거운 밤공기를 뒤흔들었다. 하필 23.5도로 기울어져 사계절을 만드는 지구처럼 너에게로 기울어진 내 마음이 또 다시 계절을 바꾸기 시작했다.
풋정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의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던 리아. 해맑은 얼굴의 가면 뒤에 상처를 숨긴 재하. 천진하게 웃고, 짓궂은 장난을 치지만 그들이 속한 세상은 지독하리만치 혹독한 겨울이었다. ""그 겨울에 말이야. 초하리는 아주 추웠어. 아직 우리 집은 연탄보일러였고."" ""너 이런 겨울을 경험한 적이 있니?"" 가끔 리아는 자신의 삶이 베타 버전의 게임 같다고 생각했다. 승인조차 제대로 나지 않은, 오류가 가득한 그런 게임 말이다. 그러니 발버둥이라도 치면서 끝낼 거야. 오류투성이로 가득한 삶은 이제 지긋지긋하니까. 신비롭고 아름다웠던, 그토록 처절하고 뜨거웠던 그들이 초하(初夏)를 찾아가는 이야기"
후궁의 환궁
"천민 출신의 하선국 하급 후궁 서화연은 호위무사와 통정했다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다. 그녀는 죽어가면서 자신을 모함한 후궁 진비에게 피를 토하며 말한다. 다음 생이 있다면 귀한 신분으로 태어나 자신을 이렇게 만든 이에게 복수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동맹국인 복국의 적통 공주로 빙의한다. 공주로 빙의한 화연은 복수를 다짐하던 차 하선국의 황제와 정략혼을 하자는 복국 황제의 제의를 받아들인다. 화연은 자신을 모함한 세력에 대해 복수를 결심하고 하선국으로 떠난다. 하선국에 도착한 화연은 황제의 먼 친척인 연왕과 마주하게 된다. 서로 공통된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은 정치적 동반자가 되지만, 점점 서로의 감정에 빠져든다. 화연도 연왕에게 마음이 가지만 한 번 황제에게 배신당한 마음의 상처 때문에 연모하는 마음보다 복수가 우선이기에, 그녀는 그를 계속 밀어낸다. 태후와 황제의 살해 위협 속에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연왕은 처음으로 마음에 품은 여인이 있었다. 복국의 공주를 보자 자꾸 억울하게 죽었던 서화연의 모습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웃 나라의 공주로 빙의한 화연은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에게 복수에 성공도 하며 사랑도 이룰 수 있을까? [본문에서] 공주를 바라본 연은 약간 혼란에 빠졌다. 얼굴은 서로 달랐지만, 복국의 공주를 직접 보자 꿈속에서 본 것과는 달리 서화연의 모습이 떠올랐다. ‘서화연!’ 연은 고개를 저었다. 저 공주의 눈빛은 서화연이 자신을 쳐다보는 그 눈빛과 흡사했다. 서화연을 처음 보았을 때, 그녀로부터 여인에 대한 감정이 몰려왔다. 연이 화연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냐면 입을 맞출 수 있는 거리였다. “정체가 무엇입니까?” “…….” “무슨 일로 하선국에 오셨지요?” “황제와 혼인하고 황후가 되기 위해서 왔지요. 연왕, 새삼스럽게 그것은 왜 묻습니까?” 너무나 가까운 거리서 그의 눈빛이 화연을 강렬하게 향하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서 연왕의 눈빛을 본 적이 없었다. 그가 너무 가까이 다가오자 당황하기보다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분을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있다니.’ “이실직고하시지요.” “연왕, 그, 그게…….” ‘이 여인은 뭔가 속이고 있는 게 있다.’"
손끝이 스친 순간
“도진후라고 합니다. 제안 하나를 드릴까 하는데요.” 갑작스러운 동생의 사고. 합의금과 동생의 치료비는 희진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버거웠다. 그때, 사냥개처럼 잔인한 눈빛의 남자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그녀에게 남은 방법은 없었다. 그의 손을 잡는 것뿐.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유희진 씨의 이 몸은 내 겁니다.” * “유 비서는 남자 얼마나 만나 봤나요?” 그저 몸이나 섞어 욕정을 풀어 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남자요?” “순진한 척하는 거, 왜 그러는 겁니까? 어차피 쉬운 여자라는 거 다 아는 사이에.” 그녀의 입술 끝에 걸린 쓴 미소는 무엇이었을까. “대표님이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잘은 모르지만…… 함부로 막 굴릴 만큼 내 자신이 소중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완벽하게 세워 놓은 도진후의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유희진은 야비하고, 난잡하게 놀아나야 하는 여자였다. 그러니 그 죗값을 받고 처절하게 지난 시간을 후회해야 했는데. 그 모든 것이 오해였음을 깨달았을 땐, 너무 늦어 있었다. 현대물, 소유욕/독점욕/질투, 애증, 갑을관계, 친구>연인, 몸정>맘정, 츤데레남, 후회남, 뇌섹남, 능력남, 계략남, 상처남, 존댓말남, 동정녀, 순진녀, 상처녀, 더티토크, 고수위, 하드코어, 약피폐
우리 동네에 미친놈이 산다
누가 그랬던가. 술이 원수라고. 그러나 나는 확신할 수 있다. 술이 아니라 술을 마신 내 손가락과 입술이 원수라는 걸. 19금 전단지에 적은 서약서 한 장이 내 안락한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그리고 그로 인해, 절대 엮이고 싶지 않은. 아니! 엮여선 안 되는 사람과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남주보다 돈이 좋은데요
"로또 당첨으로 일확천금을 얻게된 나, 꽃길만 앞에 두고 있었는데... 어이없는 차 사고에 눈 떠보니 일기장 주인에게 빙의했다?! 하필이면 일기장 주인인 베르니아가 새어머니에게 핍박받고 의붓 오빠에게 괴롭힘 당하고 굴러다니기만 하다 죽을 운명이잖아? 이대로 살다 죽을 순 없지. 일기장 주인이 너무 늦게 발견한 능력. 그거 내가 써먹어 줄게! *** 베르니아 클레멘트의 능력은 상위 클래스 마법사도 어려워한다는 세공 능력. 난 신분과 성별을 감추고 세공사 쥬반니로 드뷔치 상단과 계약했다. 근데 이게 웬걸 사업이 대박나버렸다......! 게다가... “영애의 얼굴이 더 재미있는데요.” 저 멀리 떨궈놓은 쓰레기 전약혼자가 집착하고 “넌 커서 나와 결혼하겠다고 했잖아.” 지독하게 괴롭히던 의붓 오빠가 질투하고 “공녀의 눈이 너무나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어.” 아웅다웅대던 동업자까지 직진한다? 난 돈만 많이 벌면 되는데. 다들 왜 이러는 거야!" 서양풍, 다정남, 능글남, 영혼체인지/빙의, 역하렘, 오만남, 능력녀, 성장물
난교 수업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강압적, 비상식적 관계 묘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열람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가족, 동생을 향한 오라비의 폭언과 경멸 어린 눈빛. 두 사람은 절대 그러한 관계를 벗어나지 않을 줄로만 알았다. “흐읏, 흡… 왜, 왜애… 응, 대체 왜 갑자기 제게 이러시는 거… 흣, 예요, 오라버니.” “내가, 왜 이러냐고. 왜 이제 와서 모른 척이지? 내숭이라도 떠는 건가. 그렇다면 우습기 짝이 없군. 이건 네가 그토록 바라던 일이 아니던가.” “하, 아흑!” 허리를 바르르 떨던 마리아가 일순 몸을 딱딱하게 굳혔다. 겨우 붙들고 있던 모든 사고가 단숨에 일시 정지했다. 대체… 어떻게, 어떻게 그걸……. 그녀의 격렬한 반응을 눈앞에서 목도한 루벨은 확신했다. 자신이 앞으로 행하려는 행위가 마리아도 바라왔던 게 맞다고. 답을 찾은 루벨의 금안이 형형하게 빛났다. * * * “왜, 왜…….” “왜겠어. 너 때문이지, 마리아. 네가 이렇게 음탕하고 난잡하게 구는 바람에… 그런데 나 말고 다른 남자가 더 좋으면 안 되지. 그래, 나는 너에게 충분한 기회를 줬는데… 그래선 안 돼, 마리아.” 너는 이 난잡한 난교 속에서도 나만을 봐야 해. 나를 좋아해야 해. 그게 이 수업이 가르치는 진짜 의미니까. 루벨이 그녀의 가장 예민한 살점을 집요하게 문지르다가 재차 강하게 비튼 순간, 애써 버티고 버티던 마리아의 이성은 날아가 버렸다.
집착의 한도
"다가갈 줄은 모르고 가질 줄만 알았다. 그래서 그 여자를 나락으로 떨어뜨려 손아귀에 넣었다. “내가 진예서 씨를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말입니다.” 예서는 사고가 정지된 것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자신의 이름이 물건처럼 취급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건 알겠다. “……네? 그게 무슨….” “진예서 씨를 내 아래 묶어 두겠다는 뜻입니다.” 오싹, 소름이 전신을 타고 뻗쳐 나갔다. 너무도 비상식적이라 현실감이 없었다. * “저…. 별로 재미없는 여자예요.” 남자가 먼저 실망하여 버려주길 간절히 바랐다. “저는 남자… 즐겁게 하는 법도 잘 모르고요.” 이 남자에게선 절대 스스로 벗어날 수가 없을 것 같았으므로. 예서에게 그를 상대할 재간 따윈 없었다. “예서야…. 그딴 게 걱정이야?” 그러나 강현은 어느 때보다도 흥미로워 보였다. “그딴 걱정은 하지 마. 내가 아주 맛있게 먹어 줄게.” 재미없는 여자라니. 네가 얼마나 나를 즐겁게 하는지도 모르고 말이야."
리플래시
"“내가 네 플래시가 돼 줄게. 앞을 보기 전까지는 불빛이 되어 줄게.” 어느 날, 죽은 첫사랑인 희주와 닮은 여자가 찾아온다. 앞을 못 보던 자신에게 빛이 되어 주고 싶다던 희주. 앞을 못 보던 자신에게 빛이 되어준 희주. “…송태주 씨. 저랑, 결혼하실래요.” 차정연은 희주의 목소리를 하고 결혼을 속삭인다. 밀어내고 싶지만, 애초에 그런 선택지는 없었다. “그래요. 해요.” “송태주 씨. 제대로 들으신 거 맞아요? 제가 지금 그쪽한테 밥 먹자고 말한 게 아니에요.” “제대로 들은 거 맞는데. 프러포즈했잖아요. 차정연 씨가 나한테.” “…….” “결혼. 그거 당신이랑 해 준다고, 내가.” 희주를 포기할 수 없다면, 이 여자를 희주로 만들면 된다." 재벌, 계략남, 상처녀, 소유욕/집착, 권력남의 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