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혼하고 말았다. 스무 살에 시작했던 빛나던 그 사랑은 서른이 되어 빛을 잃은 채 그렇게 그녀 곁을 떠나갔다.
지난 사랑에 받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그녀에게 조금씩 조금씩 새로운 사랑이 다가오고 있었다.
"내 눈에 오영주만 보이고, 또 오영주만 보이고, 그래도 오영주만 보여. 그 슬픈 얼굴 이제 좀 지울 때도 됐잖아. 당신이 나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당신이 책임져."
"잊으셨어요? 저 이혼녀에요."
'누군가에게 고백을 받았는데 내 처지 때문에 거절해야 하다니. 오영주, 참 촌스럽다. 어쩌다 이렇게 됐니? 참 구질구질하다.'
그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그만큼 두렵고 겁이 났다.
그런데 오늘은 이 남자의 저 따스한 마음을 한 번 받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어쩌면 다들 이렇게 다시 시작하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상처 입은 마음에 또다른 마음을 받아들이고 가꾸며 키워가고 싶어졌다.그래서인지 그에게서 강한 남자의 체취가 느껴졌다.
銀
임은경(銀)
치열했던 20대보다 안정된 30대가 더 좋다!
그러나 가끔은 불꽃같은 20대를 누리지 못함을 아쉬워하는 여전히 철없는 30대.
silver7533@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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