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작가

“가까이 있으니 지난 생각이 나서. 백이연씨는 안 그런가?”
“아, 아니요. 저는…….”
성급하게 고개를 저었지만 이미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벌써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난 다음이었다. 그리고 진하는 그런 그녀의 거짓말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차갑게 말했다.
“나만 기억하고 있었다니 아쉬운데. 우리, 꽤나 잘 맞았던 것 같은데 말이야.”
기억하지 못할 리 없었다. 그는 이연의 첫 키스를 가져간 남자였고, 그녀는 그로 인해 키스가 그렇게 강렬하고 뜨거운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이제와서 그때의 기억을 되새겨봤자 좋을 건 하나도 없었다.
“놔 주세요.”
“진심인가? 그때 우리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지 않아?”“아니요, 저는…….”“유감이로군. 나는 그 느낌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은데. 꽤, 좋았거든, 그때.”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가, 너무 많은 것을 아는 남자를 만났다. 그리고 그 남자가 모르는 단 한가지는 바로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