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다가 거의 벗다시피 한 몇몇의 여자들이 들어오고부터 정민과 성주는 바지 앞섶을 이미 꼿꼿하게 세우면서 여자의 허리 부근의 맨살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그들의 뜨거워진 손은 자꾸만 위로,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들은 얼큰하게 취해서 겨우 몸을 가누고는 있었으나 이미 뜨거워져 가고 있는 몸을 여자에게 풀어내고 싶어서, 코와 입술 사이로 연신 후끈한 열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운석아, 너도 한 명 골라 봐.”
그와 가장 친한 친구인 한성주가 뜨거워진 입김을 토해내며 그를 자극하려 했다.
“난 아내가 있다고 했지?”
운석은 짐짓 엄한 목소리로 성주를 나무랬다. 녀석은 오늘, 대놓고 운석의 바람을 부추기고 있었다.
“짜식! 아내가 있다고 입이 닿도록 말하더니, 어디 친한 친구인 나에게도 한 번 보여주질 않아. 도대체 어떤 여자이기에 니가 감추고 보여주질 않는지 친구들끼리도 내기하고 난리다.”
“이 결혼반지는 그저 심심해서 끼고 다는 것으로 보이지?”
“운석아, 결혼은 했더라도 한 번 눈 딱 감고 즐기는 것도 괜찮아. 저번에 너희 집에 갔더니 여자 흔적이라곤 찾아볼 래야 찾아 볼 수가 없더라. 그런 여자에게 충실한다고 그 여자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잖아.”

운석 그의 어린 아내는 비록 지금 고 2지만 웃을 때 한쪽 볼에서 볼우물이 깊게 패이는 귀염성이 엄청 큰 얼굴로 장난꾸러기지만,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살아가는 여자였다. 아주 야악간 단점이 있다면 선머슴처럼 극성맞다는 것? 아니면 여성스럽지 않다는 것 정도?



-본문 중에서-

“패스.”
“운석아, 그러지 말고 결혼에 대해 말 좀 해 봐. 너는 지금까지 제약만 보여줬잖아. 이를테면, 결혼을 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아내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그런 것 말이야. 그런 너를 보면서 솔직히 우리는 결혼에 대한 환상보다, 우리의 자유를 빼앗는 올가미라고 느끼고 있었거든.”
“계속 그렇게 생각해라.”
“뭐야?”
“야, 운석아! 성주는 아니 우리는 그냥 궁금한 것 뿐이야. 네가 결혼하고 어떻게 사는지. 다른 녀석들 같으면 대충은 얘길 해 줬을 텐데. 물론 내가 결혼을 하면, 신혼여행에서부터 경험담을 좔좔 읊어 줄지도 모르잖아.”
“퍽이나!”
“그래, 자세히 아니 상세하게는 말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말을 할 거다. 저번에 우리 과 한 놈이 결혼 했었잖아. 뒤풀이 때, 우리가 얼마나 짓궂은 일을 시켰는지, 혹시 소문 못 들었냐?”
“…….”
“그래, 너는 관심이 없어서 듣지 못했겠지. 그냥 통과의례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말 좀 해 줘라.”
준수는 성급하게 찔러대는 성주의 질문과 그 질문에 기분이 상해 차갑게 변한 운석. 이대로 시간을 더 끌면,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입씨름을 중재하고 자신도 궁금해 하는 일을 듣기 위해 운석을 살살 구슬렀다.
“네가 말하지 않으면 언젠가 만나게 될 너의 신부에게 물어볼 수 밖에. 그때는 정민이도 함께 가서, 알지? 우리가 얼마나 짓궂은지.”
“언제부터 잤어?
“함께 잔 것은 일 년, 안 됐어.”
“야, 좀 더 구체적으로.”
운석은 왜 이런 말을 저들에게 해줘야 하는지, 지금 이 상황이 한심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이 친구들이 특히 정민이 놈이 그녀에게 대놓고 상스럽게 질문을 해댄다면, 그녀의 성격으로 보아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감도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참을 수 없는 질문에도 꾹꾹 눌러 참으며 눈을 꼬옥 감아 버렸다.
그는 눈을 감은 채 마음을 다스렸다. 그렇게 하니 마음이 한결 안정이 되는 듯 했다.
“준수, 네가 전화해도 내가 받지 않았을 때부터.”
“6개월 전, 그러니까 여름부터?”
“그래.”
“이 자식, 그동안 흉물 떨었던 거야?”
“성주야, 좀 가만있어. 운석아 그러니까 그 어린 아가씨 아니지 너의 아내지. 그 어린 아내를 정말 안았단 말야?”
“그래.”
“와아! 정말 이건 빅, 뉴스다. 빅뉴스감이다.”
“그래, 맞아. 운석이가 고3 아내를 안은 것은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