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2호 스물여섯 아가씨와 1301호 스물여덟 총각이 그려나가는 초콜릿보다 더 달콤한 사랑이야기. 평범하지만 매력적인 서영과 모든 게 완벽한 듯 보이는 수원. 과연 그들은 별 탈 없이 13층에 계속 살 수 있을까?
<프롤로그>
<1장 : 무단 침입죄>
<2장 : 바나나 우유 중독도 있나?>
<3장 : 이건 노예와 다를 바 없어!>
<4장 : 뻔뻔한 남자>
<5장 : 잘생긴 카사노바>
<6장 :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
<7장 : 바나나맛 키스>
<8장 : 콜서비스>
<9장 : 제발 제 애인이 되어주세요!>
<10장 : 누드 모델>
<11장 : 애정전선 문제있다>
<12장 : 대신 해줄게요!>
<13장 : 심장이 튀어나올 수 있을까?>
<14장 : 여자라서 행복해요>
<15장 : Autumn leaves>
<16장 : 엉킨 실타래>
<17장 : 미워도 다시 한번>
<18장 : 끝을 알 수 없는 시작>
<에필로그>
딩동딩동딩동딩동딩동딩동
정신없이 울리는 현관 벨 소리에 수원은 하던 스케치를 그만두고 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의 미간에 작은 주름이 졌다.
“누구세요?”
“나예요, 문 열어요.”
수원은 인터폰으로 다가가 때아닌 불청객의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앞집 여자군.
그는 무뚝뚝한 얼굴을 하고서 문을 열었다. 어제와 달리 여자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깔끔하게 손질한 기다란 머리칼, 화장기 없이 부드러워 보이는 하얀 얼굴. 수원은 조금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고 서영을 맞이했다.
“무슨 일…….”
“여기요!”
퉁퉁 부은 못마땅한 얼굴로 서영은 그의 품에 커다란 비닐봉지를 안겼다. 수원은 그녀에게 봉지를 건네받곤 묵직한 무게감에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바나나 우유요!”
수원은 한쪽 눈썹을 치켜뜨며 봉지 안을 살폈다. 갖가지 다양한 종류의 바나나 우유들이 뒤죽박죽 뒤섞여 있었다. 수원은 한쪽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리고는 우유들 사이에서 하나를 골라 집었다.
“자, 받아.”
“네?”
서영은 그가 내민 커다란 봉지를 의아한 듯이 쳐다보았다.
“됐어요. 한 달 치 분량이니까 다 드세요. 이제 됐죠?”
서영이 까딱 인사를 한 후 뒤돌아 현관을 나가려 하는데 장난스러운, 아니 그녀에겐 분노를 느끼기에 충분한, 그의 말이 그녀의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난 이것밖에 안 먹으니까, 내일부턴 하나씩만 사와.”
신작가
<백조가 우아해 보이는 것은 물 아래에서 쉼 없이 움직이고 있는 두 발의 노력 때문이다.>
아마 평생의 좌우명이 될 글귀.
현재 학생이라는 신분아래 백조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는 여자.
평범하지만 따분하지는 않은, 관능적이지만 천하지는 않은,
신선하지만 낯설지 않은 글을 쓰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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