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s child is fair of face.
월요일의 아이는 얼굴이 예쁘다. 섬세하고 다정하며 사람의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사랑, 그거 해봤어요?”
이영은 대뜸 우현에게 어이없는 질문을 던졌다.
“사랑? 글쎄……그땐 사랑이었는데 지나고 나면 아닌 것도 있었지만 사랑 비슷한 걸 아마도 해봤을 걸?”
장난스레 대답하며 이영을 쳐다보았다. 금방 와플을 먹고 맛있어요, 하고 소녀처럼 웃던 그녀는 없다. 서른둘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는데요?”
“상대가 아니면 안 되는 절절함? 그리움? 멍하니 있어도 생각나는 마음? 언제나 함께 하고픈 거?”
우현은 사귀었던 여자들이 구구절절 토해내던 단어들을 덤덤하게 나열했다.
이영은 그런 그의 말투에서 시니컬함을 읽기라도 했는지 고개를 돌려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사랑이……환상이라고 생각해요?”
“외로움이 만들어 낸 환상이지. 그것도 유효기간이 아주 짧은.”
그러면서 삐딱하게 웃어버리는 그를 이영은 진지하게 쳐다보았다.
“심하게 데었구나?”
“아니.”
“아냐, 배신당했어. 그죠? 엄청 사랑한 여자한테서.”
“아니라니까.”
“아직도 좀 가슴이 먹먹하고 그래요? 그래서 말하기도 싫어요?”“소설 써? 왜 사람 말을 못 믿어? 그런 일 없다고, 이 아가씨야.”“에? 정말요?”
실망한 표정까지 지어보이는 이영의 모습에 우현도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배신당한 적이 없다는데 실망할 건 또 뭐란 말인가.
“그런데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지?”
“그러는 댁은 사랑이 뭔데?”
“음……상대가 아니면 안 되는 절절함? 그리움? 멍하니 있어도 생각나는 마음? 언제나 함께 하고픈 거?”
그리곤 키득 웃어버렸다. 우현이 일부러 엄하게 쳐다보자 민망한 듯 웃음을 그치고는 의자에 편하게 등을 기대어 앉았다.
“사실 잘 몰라요. 언제나 사랑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사람들한테 좀 질린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궁금은 하거든요. 왜 그렇게 안달인지, 왜 그렇게 모든 걸 버리고 거기에 올인하는 지…….”
병원 밖 어둠을 응시하는 이영의 목이 여전히 병원의 불빛 아래서 차갑게 반짝였다.
우현은 저도 모르게 목도리를 집어 들어 불쑥 내밀었다.
“어? 내 목도리.”
이제야 생각이 난 듯 이영은 목도리를 받아들며 활짝 웃었다.
“해. 너무 추워 보여.”
그 말에 이영의 미소가 잠시 주춤했다.
“난 추운 게 좋은데.”
하지만 곧 장난스레 코를 찡긋거리며 목도리를 하얀 목에 걸쳤다.
이예찬
이예찬.
1971년 낙엽이 반짝이는 토요일, 지구에 도착.
로맨스를 꿈꾸다........
20XX년 벚꽃이 휘날리는 일요일, 홀연히 사라지길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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