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아나-“좋아요! 선배가 저 남자와 하룻밤을 보낼 수만 있다면 오늘 술값, 내가 책임질게요!”
공짜 좋아하는 아나에게 구미가 아닐 수 없는 후배의 유혹적인 말은 그녀의 이성까지 날려버렸다.
나, 구아나! 공짜라면 뭐든지 다 한다! 공짜에 목숨 거는 성격을 잘못 건드렸겠다? 그것도 남자라는 미끼로? 모두들 잘 봐! 까짓것 못할 줄 알지?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도영무-“형이 자신 없단 사실을 이제야 인정하시는군. 고마워. 내가 적극 나서볼 테니까 형은 그냥 지켜보기만 하라고. 알겠어?”
내기엔 젬병이지만 동생의 발언은 그의 마음을 부추기고. 어떻게든 내기에 이기겠다 확신한다.
나, 도영무! 다른 누구도 아닌 동생에게까지 질수는 없다! 날 우습게보지 마라! 나도 한다면 하는 놈이다!

도영주-“너, 말 다 했냐? 누가 자신 없다고 했어. 좋다, 네 말대로 그녀의 마음을 먼저 차지하는 사람을 적극 밀어주는 거다! 알겠냐?”
물론 형의 말에 영주도 적극 찬성했다. 하지만 싫다고 나가떨어질 도영주가 아니란 말이지. 나도 한다면 한다!


[맛보기글- 본문중]

“구아나라고 해요. 이사님을 뵐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요. 기다리면 만나볼 수 있을까요?”
“곤란할 것 같습니다. 손님과 말씀이 길어지실 것 같습니다.”
“그래요?”
그를 만날 수 없단 생각에 체념하듯 몸을 돌렸다. 당체 되는 일이 없다. 대답도 듣지 못하고 내려간다면 오늘밤 속 타서 죽을걸. 하지만 비서라면 상사의 가족현황에 대해 알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에 아나가 다시 몸을 돌렸다. 그 순간 비서의 날카로운 눈길과 맞부딪쳤다. 그러고 보니 그녀도 문을 열고 들어설 때부터 눈길을 떼지 않은 것 같다. 쉽게 말해 눈치 꽤나 밝아 보인다고나 할까.
“뭐 하난 물어봐도 될까요?”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감이 좋다.
“혹시 이사님, 형제가 있던가요? 형이나 동생이라도?”
“아셔야할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네. 꼭 알아야 할 일입니다!”
아나가 강조하듯 강하게 다시 물었다.
“있나요?”
“형님이 한분 계십니다.”
“아! 그렇군요.”
여기까진 좋았다. 그렇잖아도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더 대답을 들을 요량이었는데 비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남들이 흔히 말하길 쌍둥이라고 하지요. 우리 이사님이 동생 되십니다.”
“그럼 정말 쌍둥이가 맞다는 겁니까?”
[하, 맞습니다. 사촌입니다. 다들 비슷하다고들 하지요.]
몇 분 사이에 태어난 형으로 인해 서럽다고 하소연 하던 말에 잠시나마 맞장구치던 기억에 아나의 볼이 더욱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날 가지고 놀렸겠다!
아나가 콧김을 푹 내 품었다. 이왕 시작된 질문이니 나머지 궁금하던 것도 답을 들어야 시원할 것만 같았다.
“이왕 묻는 김에 하나만 더 물어보죠.”
“그러시죠.”
“카라에서 옷 사신 건 이사님 부탁이었나요?”
“네. 이사님이 부탁하신 겁니다. 그게 잘못됐나요?”
“그랬었군요. 도대체 이유가 뭐랍디까? 하, 기가 막혀 정말!”
눈에 보이지 않게 하라 했더니 아랫사람을 시켜 옷을 사? 그래서 어쩔 건데, 어쩔 거냐고!
“언제쯤 이사님을 뵐 수가 있죠?”
“글쎄요.”
뭔 놈의 비서 대답이 저리 맹숭맹숭해? 좀 전까지만 해도 잘만 대답하더니. 사람 열 받아 죽겠고만. 한 놈이 어려우면 나머지 한 놈이라도 가서 족쳐야 하는데 대체 그놈이 서울 하늘아래 어느 곳에서 고개 쳐들고 산다니. 그러나 모르면 물어라~ 그러면 대답을 구할 수 있으리니.
“그럼 혹시 그 형이란 작자 어디 근무하는지 알아요?”
“당연하죠. 그걸 모르면 비서라고 할 수가 있나요.”
이제야 시원하게 대답을 하는군. 근데 어디라고? 무신 캔디?
“좀 닭살스럽긴 하죠? 저도 처음엔 얼마나 우습던지 한참을 웃었다니까요. 스위트 캔디, 잘 아시죠?”
간신히 웃음을 삭이며 비서가 말했다. 이미 아나는 정비서의 말에 기암을 한 상태라 눈만 말똥거릴 뿐이었다. 그놈아가 거기 쥔장이라고? 그렇다면 그날의 주인공이 바로 영무였단 소리잖아? 한마디로 미쳐 버릴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