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열아홉에 엄마가 내 눈앞에서 죽었다. 자신의 손으로 낳은 딸 세상에 덜렁 혼자 남겨 둔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지. 아니 그런 딸이 있다는 것도 잊은 것인지 그녀는 내가 보는 앞에서 차로 뛰어 들었다. 그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랐던 것일까?
난 단지 그녀의 작은 관심을 바랐을 뿐이었는데, 그녀는 그것도 부담이 되었는지 그냥 죽어 버렸다. 하루의 온 종일을 그녀가 관심을 가져 주기만을 바라며 지내던 난 그녀의 죽음으로 해야 할 일을 잃어 버렸다. 그래서 앞으로 삶이 어떻게 되더라도 내 삶이란 것에 관심은 없다. 그런데 요즘 한 남자가 다가와 결혼하자고 한다. 누군가에게 얽혀 사는 것은 귀찮은 일이지만 그가 자꾸 다가와 괴롭히는 것도 귀찮은 일이다. 에이! 굳이 내 삶에 미련도 없는데… 이왕에 착한일 한번 해볼까?
아내가 죽었다. 너무나 가지고 싶었고,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욕심내어 본 내 아내가 죽었다. 그리고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날 혼자 남겨두고 혼자 죽어버린 그녀만을 사랑한다. 그런데 그녀의 아버지는 내가 혼자 있는 것이 보기 싫은지 자꾸 여자를 선보이려 한다. 내겐 오직 그녀뿐인데 말이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미안하지만 술집에서 알게 된 술친구 한세희의 인생을 잠시 빌려야겠다. 그녀에게 조금은 미안한 삶이 되겠지만 말이다.
은매화.
같은 하늘 아래 이런 인연 또 있을까요?
그렇다면 이 넓은 세상 속에서 당신과 나의 만남은 인연일까요? 아니면 악연일까요?
당신과 내가 하고 있는 아픔이 한 사람을 향한 아픔인지 몰랐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 속에서 당신과 내가 서로 같은 사람을 두고 아파하는지 몰랐습니다. 이렇게 만난 당신과 나의 인연…
과연 인연일까요? 아니면 악연일까요?
현사혜
현사혜입니다.
1978년 2월 19일 생이고 현재 부산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이라고는 맛있는 거 찾아다니며 먹기. 그리고 가슴에 와 닿는 글이나 영화를 몇 번씩이나 반복해서 읽고 보는 것이고…
싫어하는 것은.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방 안에서 빈대떡 부쳐 먹으며 창 밖을 보는 것은 좋아하나, 질척거리며 내리는 비를 맞고 돌아다니는 거 정말 싫어합니다.
지금은 ‘로망띠끄’에서 [그대가 사랑인줄 몰랐습니다]를 연재하고 있습니다.(사정상 조금 게으름을 피우고 있지만.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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