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매화''''''사람이 세상에 날 때에는 저마다 자신만의 탄생화를 함께 가지고 난다 합니다. 그리고 그 탄생화에는 제각기의 의미가 담겨진 꽃말이 함께 한다고 합니다. ''나의 탄생화는 [은매화] 꽃말은 [사랑의 속삭임]''언젠가 내게 그 꽃말의 의미를 설명해 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그 말을 그냥 흘려들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후회합니다. 그 때 조금 더 그 말을 새겨들을 것을. 그랬다면 이렇게 아픈 사랑은 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그 때 그 사람이 해주었던 그 꽃말의 의미를 조금만 더 새겨들었더라면…….''''''“그러니까 막내는 2월 9일? 음! 어디 보자. 2월 9일이라면……?”''나와 같은 곳에서 일을 하는 이중 나이가 가장 많은 맏언니 은미가 난데없이 책 한권을 가져와 탄생화를 가르쳐 준다며 책을 펼쳐 보이고는 호들갑스레 말합니다. ''“아이고, 언니. 그만 좀 해. 어린애도 아니고 그게 뭐야? 애들처럼?”''그리고 역시나 맏언니의 엉뚱한 행동이 한심스럽다는 듯 그녀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소희가 역정을 내며 인상을 찌푸립니다. 그러나 이 방안에 모인 십여 명의 여인들은 소희의 짜증에도 놀라거나 신경을 쓰기는커녕 오히려 살풋 웃음까지 짓고는 한답니다. 그녀의 어투에 많은 짜증이 섞여 있기는 했으나 그녀의 짜증이 진심이 아닌 것을 모두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병상련]이라고 했던가요? 여기에 있는 이들은 모두가 제각기 아픔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어서 인지 서로에게 너그러운 편입니다.''“너, 너, 이런 거 무시하면 안 된다? 이런 점이라도 은근히 맞을 때가 많아. 그러니 잠자코 듣기나 해, 이것아.” ''“어이그, 우리 언니 저 못 말리는 푼수끼는 언제쯤 사라지려나?”''소희의 핀잔에도 은미는 만연한 웃음까지 지어 보이며 책 뒤척거리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그뿐 아니라 오히려 한술 더 떠서 한마디 보태어 능청스럽게 말합니다.''“이것아, 너도 궁금하면 그냥 궁금하다 그래. 괜한 트집 잡지 말고. 그나저나 우리 세희의 탄생화는 어디 있냐? 아! 여기 있다.”''계속 이리저리 뒤척이던 은미는 드디어 원하는 페이지를 찾았는지 책을 코앞까지 바싹 끌어 당기더니 책의 내용을 한번 훑어보며 희미한 웃음을 지어 보냅니다.''“어이구. 이름 한번 기차네. 네 탄생화는 [은매화]란다. 꽃말은 [사랑의 속삭임]이고, 사랑 점은……. 음! 넌 상대를 잘 골라야 하겠다. 절대로 다른 사랑을 하는 남자이거나, 사랑에 상처 입은 남자를 만나서는 안 된단다. 넌 아주 청순한 사람이라 너처럼 아주 깨끗하고 순수한 사랑을 할 줄 아는 남자를 만나라. 그렇지 않으면 상처 입는다고 여기 적혀있네.”''그녀는 자신이 읽어 내려간 내용이면서도 어색한 듯 씁쓸함을 삼킨 웃음을 짓습니다. 그러기를 몇 초, 그 웃음은 한숨이 되어 있었고 그녀는 다시 나를 향해 씁쓸히 말합니다. 물론 입가에서 웃음을 지우지 않고서 말입니다.'''''''■ 제1장. 그 여자와 그 남자''■ 제2장. 사람과 살아간다는 것''■ 제3장. 소중한 것이 늘어가는 것은 참으로 귀찮다.''■ 제4장. 머리로는 이해하면서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 제5장. 머리로 알고 있는 것도 가슴으로 느끼게 되면 가슴은 다시 아파야하는 것이다.''■ 제6장. 그(그녀)는 내게 어떤 존재일까?''■ 제7장. 내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원하는 것이 절대 탐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면?''■ 제8장. 사랑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