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 바라기 - 로맨스 소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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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 2.70 MByte
이용환경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독자평점	: [참여수 1명]
듣기기능	: TTS 제공
ISBN	: 979-11-258-0019-4

도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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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의 복수를 하고자 남자처럼 꾸미며 호스트를 해야만 했던 여자, 그런 여자를 남자로 오해하지만 사랑이란 운명 앞에선 강자가 없음을 보여주며 게이로 오해받으면서도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남자.
그런 두 사람 앞에 운명의 장난이 시작된다.
잔인한 운명을 그의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작품 중에서-

‘젠장, 심안을 볼 줄 안다, 자부하던 내가 남자보는 눈만은 꽝이구나. 복수하러 온 남자에게 여심이나 드러내는 꼴이라니.’
죽고 못 살겠다는 사이라도 4년이면 격한 감정도 식기마련이었다.
그런 남자에게 뭘 바라고 예전의 감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건지, 미련하기 짝이 없었다.
‘너만 지옥이었다고 생각해? 나도 상지옥이 따로 없었어.’
그 짧은 찰나에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머리를 어지럽혔더니 현기증이 몰려왔다.
다리에도 힘이 풀려 당장이라도 픽하고 쓰러질 것만 같아서 두 주먹을 꼭 쥐고선 입술을 앙 물어본다.
이 남자에게 어설픈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는데, 당당하게 서야 하는데 다리에 힘이 쫙 풀린다.
“류아영 팀장, 어디 안 좋습니까?”
“아, 아닙니다.”
“낯빛이 어둡습니다.”
그의 눈에도 불편함이 보였다면 심각하긴 하나보다, 란 생각에 관자놀이를 한 손으로 감쌌다.
“무서워서요.”
“뭐가 무섭습니까?”
“이사님이요.”
“하, 내가 무섭다?”
“네, 무섭습니다. 독종이시란 소리가 사내에 파다하게 났거든요. 그러다보니 너무 무서워서 다리도 풀리고 안색도 변하네요. 이러면 안 되는데 멈추질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남자를 쥐락펴락하던 호스트였어도 이런 스타일은 후폭풍도 무섭고 대하기도 버겁다.
“내 어디가 무섭습니까?”
“뒤끝도 강하고 쩨쩨하실 것 같습니다.”
“뭐요?”
상사를 어처구니없게 만든 그녀는 될 대로 되라, 란 심정이었다.
어차피 미운털 박힌 자신, 잘 보이고자 하는 의욕도 없고 아부를 한다, 해서 그가 알아줄 인간도 아니기에 자르던 괴롭히던 네 마음대로 하세요, 란 마음으로 닥치는 대로 싸지르고 있었다.
“이사님께 이런 말씀드리는 게 예의는 아니지만 물어보시니 말씀드리는 겁니다.”
“쩨쩨해?”
“복수 어쩌고 하던 누구랑 많이 닮으셨거든요.”
“그래서 쩨쩨해 보인다?”
“네.”
그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보여도 뒤늦게 나타나 뭐하는 짓이냐, 묻지를 못하니 툭툭 건드린다.
그가 어찌 나올지 알아야 맞대응하며 꿈틀거려 볼 것이 아닌가.
그마저도 안 되면 미련을 버리고 이직을 선택할 수밖에.
꿀릴 것, 많은 자신이 과한 자신감을 보였다고 모호한 표정을 보일 것까지야.
‘저 눈빛은 뭐야? 보잘 것 없는 내가 왕왕 짖으니 어이없니? 후우, 오자마자 후덥지근한 필리핀이 그리워 질 줄이야.’
그는 쩨쩨하단 말에 내심 충격을 받았는지 그 후 입을 닫아버렸다.
그러니 내가 너무 했나, 란 생각에 그의 눈치를 살폈다.
만나자마자 쌈부터 걸 남자는 아니란 걸, 알면서 그녀는 괜스레 트집을 잡아버렸다.
‘뭔 말이라도 해 주면 안 되겠니, 입에 엿이라도 붙었어?’
그의 알 수 없는 눈빛이 계속 걸린다.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어쩌지, 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핑핑 도네, 돌아.’
그의 책상에 놓인 사무용품과 그의 이름이 새겨진 명패가 두 개로 나뉘어 보이기도 하고 소 닭 보듯 하던 남자가 비웃음을 보이며 두 사람으로 갈라진다.
‘이게 무슨 조화지?’
그녀는 10분도 안 된 짧은 시간이 몇 백 년은 흐른 기분이었다.
모진 풍파로 깎아진 위태로운 돌기둥처럼 아슬아슬 서 있을 뿐이었다.
“회사 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두 사람까지 휩쓸려 합세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가 입을 열면서 그녀도 하, 숨을 돌린다.
‘무언으로 압박감을 주는 당신, 대박.’
“그야 당연하죠.”
“알고 있다니 나 또한 잘 지내보고 싶군요. 싹수가 부족해 내부에 분란을 일으킬 생각이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뒤에 보이는 문으로 나가 줬으면 합니다.”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이사님, 헤헤.”
입을 열어도 저런 정나미가 뚝 떨어질 말만 한다.
어떤 잡음도 용납 못 해, 눈에 띄기만 해봐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려 주마, 특히 너 류아영, 이란 선전포고로 들리기에 그녀의 어지럼증은 더 심해지기만 했다.
‘이러다 골로 가지, 복수 어쩌고 하더니 단단히 마음먹고 왔나보네.’
서글서글한 눈매를 한 민 대리는 노총각 히스테리만이 아닌 참혹한 복수극까지 연출할 남자 가 두렵지 않은지 머리를 살살 긁으며 딱딱하게 굳어가는 분위기를 애써 깨고자 웃어보였다.
“어디서 많이 뵌 외모세요.”
“!”
‘어디서 저 남자를 봐? 몇 년 만에 나타나 시부렁거리는 남잘. 하, 맞아. 사진……. 젠장!’
작년까지 업무용 책상 가운데에 턱하니 자리 잡고 있던 액자 속의 인물이 이 남자였다.
함박웃음을 보이며 자신의 오빠와 함께 말이다.
‘우두커니 자리 잡던 그 액자를 3년간 가까이서 봤던 너니 그럴만 하지.’
활짝 웃던 그 인간이 더러운 상판대기로 변한 이 남자라는 걸 대입시키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웃을 줄 아는 니가 부럽다. 난, 야금야금 뜯어 먹힐 운명인데 넌, 태평한 소리만 늘어놓는구나.’
그녀는 제 속으로 말해 놓고도 헛웃음이 나올 뻔 했다.
살생부에 제 이름을 올리려고 앞만 보고 달려왔던 건 아니었다며 고개를 돌려 이를 꽉 물었다.
모든 감정이 복합적이게 나타난 시간은 그녀에게 꽤 길기만 해 그녀를 부추기고 괴롭혔다.
‘아, 어지러워.’
민 대리는 갸웃하며 류 팀장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럴 때 옆에 같이 서 있던 류 팀장이 한 번 쯤은 호응 해줄 법도 한데 아무 말 없이 서 있으니 민 대리는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다운되었다며 손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사의 눈빛을 보게 된 민 대리는 움찔해야만 했다.
어지럼증이 심해져 이를 꽉 물고 고개를 돌린 류 팀장은 못 봤겠지만 미간을 좁혀 한 곳만을 죽어라, 응시하는 이사의 눈빛은 기회를 엿보다 송곳니를 꽂으려는 짐승과도 같았다.
저한테 그러나, 싶었는데 제 옆에 서 있던 류아영 팀장이었다.
이러다 얼겠다며 눈치를 살살 보던 민 대리는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을 걸었다.
“팀장님, 팀장님은 아무 말씀도 안 하세요?”
민 대리의 물음에 아영은 이러면 안 되지, 싶어 어지러운 눈동자를 바로 잡고자 머리를 흔들었으나 그 자리에서 픽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류아영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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