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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순정을 받쳐온 내 사랑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도대체 이유가 뭐야! 남자들이 말하는 그게 그렇게 중요하냐고!”

23세 지윤희.
3년 동안 사겨오며 결혼까지 하리라 마음먹었던 남자에게 어이없는 이유로 차이고 말았다. 그 이유란 것이 그녀 앞에서만 그럴싸하게 포장했을 뿐, 뒤에서 들어보니 3년 동안 관계를 하지 않아서란다. 그리고는 단 한번의, 단 하룻밤의 만남을 갖은 여자와 꼭 붙어 다니는 옛 애인의 모습에 혼전 순결이란 순결한 로망을 품고 있던 어린 가슴은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그런데, 가뜩이나 맨 날 봐서 지겨운 얼굴인 개진헌의 얼굴이 요즘 자주 그녀의 눈에 비치는데……

“나도 해보고 만다! 니들이 좋아 죽는 그거! 나도 해본다고!”

“미운 정도 정이라고, 저 녀석 안 어울리는 짓 하고 다니는 거 더 이상은 못 봐주겠다. 그래, 차라리 내가 남자 소개시켜 줄게! 그러니까 제발 예전처럼 얌전히 지내라! 응?”

24세 주진헌.
대학 내의 알아주는 바람둥이로, 군대 다녀오면 철들 거라는 부모의 예상을 뒤엎고 착실히 작업수행중이다. 윤희와는 20년 지기 소꿉친구로 만나기만 하면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철천지원수. 헌데, 요즘 윤희답지 않은 일탈에 진헌만 아줌마들에 등쌀에 밀려 애먹게 생겼다. 윤희의 어울리지도 않는 땡깡에 결국 진헌 두 손 두 발 다 들고 자신의 친구인 현을 소개시켜줄 것을 약속하는데…… 헌데, 그날 그 사고 이후로 묘하게 윤희만 보면 온 몸이 후끈거린다. 이제는 자신이 소개시켜준 현과 윤희가 같이 있는 모습만 봐도 배가 아픈데…… 이건 무슨 조화?

“생각해 보니 현은 안 되겠다. 네가 궁금해 하는 거 차라리 내가 다 가르쳐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