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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만 안하무인이던 영화배우 박령하.

사극영화 촬영 도중 사고를 당해 정신을 잃은 그녀는, 눈을 뜨고 한참 후에서야 자신이 박령하가 아닌‘영빈’이라는 황태자의 후궁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황궁에서 벙어리후궁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궁녀들의 멸시와 태자의 냉대를 받아온 미련할 정도로 착하던 영빈의 몸으로 살아가게 된 콧대 높고 자존심 강한 령하의 후궁체험기.

“소문대로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구려, 영빈. 그대가 내 눈을 피하지 않다니 놀랄 일이야.”
“지은 죄가 없는 이상, 전하의 눈을 피할 이유는 없지요.”
“정말 귀신에게 씌기라도 한 것이오? 그것이 아니면, 사실 그대는 곰으로 둔갑하고 있던 꼬리 아홉 달린 여우였단 말인가?”

갑작스럽게 경륜의 손이 나풀거리는 령하의 치마를 헤집고 들어와 말랑한 엉덩이 위로 무언가를 찾는 듯이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잔뜩 얼어 있는 령하의 귓가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꼬리는 없는 모양이로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