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기자 7년 생활을 청산한 서영은 약혼자 지헌의 반대를 무릅쓰고 혼자 해외여행을 떠난다. 그동안 제대로 쉬지 못한 자신의 지친 삶에 대한 위로이기도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자신과 미래를 돌아보기위한 여행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는 지구 반대편 이국에서 동하를 만나고 주체할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그 끌림이 여행지에서 느끼는 일시적인 열망인지, 지헌에 대한 단순한 반동심리인지 아니면 사랑인지 그녀자신도 알 수 없다.
** 본문가운데 **
지헌, 그의 첫 모습에 느낀 감정은 오만함과 당당함이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부드럽게 겸손하게 행동했지만 그의 겸손한 태도의 저변에서 느껴지는, 실패를 모르는 모든 것을 갖은자의 그리고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는 자의 오만함이 배어있었다. 어쩌면 그녀의 자격지심이었는지도 모른다.
“암튼 몸조심하고 얌전하게 놀다와. 전화기 항상 켜놓고. 지난번처럼 연락 두절되거나 그러면 골치 아프니까. 더 이상의 도발은 나도 참을 수 없어. 알아듣지?”
몇 개월 전 그에게 아무 얘기 없이 휴가를 얻어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업무관계로 예상치 않게 안 좋은 일이 계속 터져 힘들었던 서영은 재충전이 절실했다. 그 당시 그녀는 혼자 있고 싶었다. 심란한 마음을 달래며 동해안을 따라 정처 없이 여행을 하는데 지헌이 보낸 사람들에게 잡혔을 때 느꼈던 모욕감이 다시 새록새록 떠올랐다. 철없이 반항하고 집나간 자식이라도 되는 양 그녀를 대했던 지헌. 자존심이 상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요. 질리니까. 그리고 도발이라고요? 훗! 그건 도발 축에도 들지 못해요. 진짜 도발이 뭔지 한번 제대로 보여줄까요?”
괜한 오기가 발동했다. 지헌의 심장에 작은 스크래치라도 내고 싶었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인간에게 그 쓴맛을 보게 해주고 싶었다. 나를 그토록 사랑하는 남자인데 모든 여자들이 선망하는 남자인데 왜 이리 엇나가고 싶어지는 건지…… 나에게도 악녀의 피가 흐르나보다. 그의 거칠고 자기중심적인 사랑방식이 자꾸 그녀를 호전적으로 만들었다. 그로 인해 다친 그녀의 자존심이 그에 대한 그녀의 태도를 더욱더 시니컬하게 만들었다.
“까불지 마. 재미없어. 그런 농담. 나 바빠서 그만 끊어야겠다. 나중에 전화할게.”
“지헌 씨!”
여주의 거침없는 성격과 자유분방한 성향때문에 그녀의 사랑이 순탄하지 않을 겁니다. 자의식이 지나치게 강해 남자를 힘들게 만드는 전형적인 나쁜여자 케릭터일지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순수한 사랑을 꿈꾸고 천진한 면도 있는 마음 약한 여주입니다.
호수야
본명 호정인
필명 호수야
취미 독서(만화포함), 영화관람, 농담하기.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과 사랑의 긍정적인 힘을 믿는 철없는 몽상가.
새드보다는 해피엔딩을 지향하고 모든 사랑은 아무리 힘든 과정을 거치더라도 꼭 이뤄져야 한다
는 절대적인 소망을 갖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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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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