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할 때마다. 인터넷, 주간, 일간지에 모습을 드러내며. 청와대를, 들쑤셔 놓는 대통령의 아들 유지안의, 경호 및 마크를 하고자. 대통령과 안면이, 있던 달콤 살벌 특전사출신, 고윤경 중사가 담당 경호관으로, 임명되어 오게 된다.
그녀의, 막말과 살벌한 눈매로. 그는, 점점. 그녀의, 페이스에 끌려다니 게 되고. 그녀는 때로는 살벌하지만 귀엽고 자상하기까지 하다.
그런, 윤경에게 지안은 빠지고 만다.
청와대 트러블메이커. 유지안은, 쉽게 쥐어질 듯, 하면서. 어려운, 연상의 그녀를 얻고자. 스스로 변하고 남자가 되어 가는데…….




-본문 중에서-

지안은, 다른 경호관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관저로 향하는데, 오늘 하루 제 자신의, 머리를 뒤집은 여자가, 흐느적거리며 걸어가는 꼴을 보니, 비웃음도 나고 골탕도 먹일 겸, 지나쳐 가려고 했다.
하지만, 당장이라도 젖은 길바닥에, 드러누워 잘 것만 같은 모습에, 클랙슨을 누르라고 지시를 내렸다.
옆을 보기는커녕, 어설프게 걸어가는 본새가 가관이라, 지안은 차에서 내려 윤경에게 다가가, 팔을 잡은 것이었다.
“얘가 뭐라는 거야? 야! 너 얼마나 마셨기에 이래? 타, 내가 기숙사까지 데려다 줄게.”
“나두, 가아수 이떠! 어? 너 어디서 봐 떠라? 아! 재수 땡이 싸가지다.”
“재수 땡이 싸……가지? 이걸, 이런 식으로 백날 가봐라, 갈 수나 있나?”
“나두, 가아수 이따니까!”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내가 언제부터 도움을 줬다고.”
손가락으로 얼굴을 가리키며, “야! 너! 재수 땡이! 비싸안 바압 먹고, 싸가지만 키웠지!” 라고, 소리치는 여자 때문에, 더욱 어이가 없는 지안이었다.
거기에, “누나보고, 시퍼쩌요.”라면서, 우산으로 지안의, 귀한 엉덩이까지 ‘펑펑’ 쳐 댄다.
“아! 이시, 아파!”
“아파? 미안. 이러케 해 줄게. 호오…….”
그러더니 몸을 숙여, 엉덩이 부위에 입을 가져다 대고. 호, 해버린다.
“너! 어디다 입을, 가져다 대!”
“그러면, 이러케?”
가늘고 긴 손을 들어 엉덩이를, 주물거리는 여자로 인해. 지안은 기겁을 한다.
“헉! 너! 누구 마음대로, 엉덩이에 손대래!”
“칫, 조아는데…….”
“헉! 변녀에 이런, 미친 여자가! 성추행으로 고소할거야!”
“고소? 어? 그러케 고소해?”
윤경은 정말 고소한가? 확인하고 싶었는지, 코를 엉덩이부위에 가져다 대고, ‘킁킁’ 향을 맡아보았다.
“향! 향……도 맞지 마!”
“향, 조타. 근데, 고소하지는 안아. 흐, 더 조은 하앙나.”
좋은 향이 난다는 말에, 심장이 벌렁거리고, 얼굴은 열이 올랐다 내렸다, 귓불은 붉어질 대로 붉어져, 버렸다.
지안은, 엽기 행각을 보이는 윤경을 보면서, 변녀+광녀=변광녀 란 별명이, 생각났다.
그러나 주인과는 다르게, 그의 심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더 두근거리기만 했다.
“만, 만지지도 마!”
“마지며는 안 되냐? 호, 부는거도 모하케하고, 마지느 거도 모하게 하냐. 치, 치사해.”
“치, 치사해? 하, 안 돼! 절대로 안 돼!”
지안은 벌렁거리는 심장에, 성추행을 일삼는 변광녀를, 당장이라도 버리고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하루사이에 미운정이 콕 박히고, 프렌치키스까지 한 사이라, 버리고 가기엔 나름 양심이 찔린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지안 때문에, 비도 홀딱 맡기도 한, 여자가 아니던가.
그는 그땐, 그랬었다.
그것뿐이라고.
기사도 정신을 펼친 적이 없던 그로썬, 윤경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신기한 존재였다.
그는 그녀를 향해, 가슴 떨리는 마음에만 신경을 썼지, 첫 사랑이란 감정이 시작됐음을 몰랐었다.
측은한 마음에서, 구원에 손길을 뻗은 거라고, 그리 생각하며 설렁설렁, 넘어가려 했으니까.
“더 이상은 못 보겠다. 어서 타! 데려다 줄게. 어서 타기나 해!”
“나두, 가아수 이따니까!”
“그럼, 마음대로 해. 난 이대로 갈 테니까!”
긴 장우산을 들고, 팔을 허우적거리며, 흔들어 댄다.
“우응, 빠빠이 싸가지……. 잘 가!”
“아후, 진짜! 저걸.”
지안은 자신이 처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비친 것인데, 알아주지도 않는 윤경에게 내심, 서운해져 버렸다.
거기에 막말을 일삼으며, 거부까지 하니, 윤경을 버리고 가기로 마음먹고, 그대로 뒷좌석 깊이 몸을, 실었다.
지안은 입을, 함지박 만하게 쭉 내밀고, 출발해 달라고 하려는데, 옆으로 걸어오다가 철퍼덕 하고, 넘어지는 윤경을 보더니,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져, 차에서 얼른 내려버렸다.
그는 바닥에 꼬꾸라진, 윤경을 김무일 경호관의 도움을 받아, 덥석 어깨에 메고는, 차량 뒷좌석에 메다꽂았다.
윤경은 어처구니없는 상태에서, “아우, 아파!” 단 한 마디를 하고는, 그의 옆자리에 쪼그리고, 잠들어 버렸다.
‘정말, 어이없다.’
“기숙사 먼저, 부탁드릴게요.”
“네, 고윤경 경호관과 많이, 친해 지셨나보네요?”
“친해지기는요. 이런, 변광녀를.”
“네?”
“아니에요.”라고 대답하고, 불편해 보이는 윤경의 다리를 들어 올려, 자신의 허벅지에 사뿐히 올려놓았다.
자기 딴엔 협소한 공간이다 보니, 편히 해 주려는 의도였지만, 그의 바지까지 꿉꿉하게 젖어드니, 인상이 절로 구겨졌다.
‘으윽…….’
그러다가 문득, 내일 윤경에게 일침을, 가할 일들이 떠올라,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애써 참았다.
‘풋, 이 여자 낼 표정이, 어떨지 기대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