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1학기 끝날 쯤에 연진의 반 기존 담임이 출산으로 반 담임을 못하게 되면서 공석으로 비워져 있던 담임 자리를 2학기 시작을 기점으로 새로 부임한 킹카 미남선생님이 맡게 된다. 많이 들어 본 이름을 기억의 저편에서 끄집어내니 공포로 남아 기억에서 지우고 살던 사디스트 이중인격 과외선생이었다. 학생들을 차별하지 말아야 하는 담임이 연진에게만은 절대적으로 차별을 감행한다. 평생 만나지 말아야 할 전직 살벌했던 과외 선생을 담임으로 재회하고 “4년간 좋아했다.” 고백을 받는데 …….


-본문 중에서-


185Cm 정도에 피부는 갈색 빛깔로 그을렸지만 섹시미가 줄줄 흐른다나 뭐라나? 허리는 낭창낭창해서 여자보다 가는 허리에 엉덩이는 적당하게 볼록한 것이 그야말로 킹카 중에 킹카란다. 그 사람이 울 담탱이가 될 거라느니 얼마나 잘생겼는지 그냥, 모델이 따로 없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그 말에 나도 내심 기대 반 무관심 반으로 조례시간을 기다리니 교감 샘과 훤칠한 남정네가 앞문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오호, 저 사람이 그 담탱!’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흘러나왔다.
“와 우…….”
“예 에.”
“대박 잘생기셨어요.”
“애인 있으세요?” 등등.
‘아주, 이것들이 아첨을 제대로 하는고만.’
교감 샘이 탁자를 ‘탕탕’ 치시더니 반 전체를 ‘쭉’ 훑어보셨다.
“너희들이 뭐, 인물 보고 흥분하는 건 아는데 조용히 좀 해라. 나도 말 좀 하자.”
일제히 조용해지면서 눈빛만은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
“이분은 오늘부터 너희 담임선생님을 하실 심진후 선생님이시다. 너무 피곤하게 하지 말고 남은 학창 시절 잘 보내길 바란다.”
‘뭐, 내가 보기에도 잘생겼네. 심. 진. 후?’
그러고 보니 저, 사람 잊고 살았다. 아, 내 인생 정말 꼬이게 생겼네. 내 학창 시절 돌리도. 반 개월 남은 학창 시절이 뜬 구름처럼 허망하게 물 건너가는 것이 되어 버렸다. 저, 심진후란 작자 때문에 흐미 너희는 저 작자를 모르지. 저, 남자는 정말, 이런 말하는 자체가 입 아프고 슬프다. 이중인격자란 말이다.
‘너희와 나의 인생은 이것으로 종친 것이여. 아니 나만 그런 것일까?’
갑자기 한기가 든다. ‘드드드드’ 온몸에 이건, 뭐야? 으윽, 하! 한여름에 피부가 오슬오슬 돋네. 교감 샘은 그리 저 사이코 같은 남자를 소개해 준 후 미련 없이 ‘슝’ 하고 사라지셨다.
‘가지 마요. 교감 샘…….’
“반갑다. 난, 교감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심진후다. 전, 담임선생님과 좋게 지냈다 들었다. 나 하고도 반. 년. 간. 즐겁고 알차게 지내보자.”
“와우! 잘 지내 봐요 샘.”
“선생님! 최고예요.” 란 소리가 막 들려오기 시작했다. 난, 눈을 ‘찔끔’ 감았다. 그래 감아야 한다. 저 작자가 날 바라보지 않는가? 비웃음 섞인 미소로 니들이야, 저 미소가 아주 섹시해 보일 수는 있지만 저 미소에 감춰진 악마의 근성은 너희는 모른다. 하늘에 착한 천사가 있다면 저 인간은 타락 천사일 거야. 분. 명. 히.
‘타락 천사님아, 제발 좀 보지 말아요. 우리, 그렇게 친한 사이 아니었잖아요.’
나의 간절한 마음과는 다르게 그는 눈동자는 나를 향해 내리꽂으며 바라보았다. 우리와의 인연 그때도 스승과 제자였다. 중2. 이모네서 중3까지 보내게 되었다.
그때, 사촌 오빠의 친구란 사람이 내 과외 샘이 되어 온다고 해서 들뜬 사춘기에 부푼 가슴을 안고 머리도 잘 만지고 살짝 화장도 하고 안 입는 치마도 예쁘게 입었다. 인사시켜 주는 오빠 옆에 서 있는 샘을 보고 지금, 너희의 반응처럼 나 또한 그리했지.
그의 본성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촌이나 이모 가족과 있을 때는 천상에서 내려온 천사 샘이었다. 근데, 나와 둘만 있으면 180도 달라졌다.
‘사이코패스가 따로 없어! 따로! 으윽, 소름이 다시…….’
그 당시 이모와 대화를 나누는 그의 눈빛은 ‘나, 선량한 아기 천사예요. 나 같은 사람은 세상에 하나뿐이에요.’란 눈빛으로 ‘번쩍번쩍’ 빛을 내며 이모를 상대로 착한 천사의 면모를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우리 연진이 가르치기 힘들지?”
“아닙니다. 어머님. 너무 착하고 열심히 따라와 주니 하나도 힘들지 않습니다.”
“역시, 우리 진후는 아이고 나 좀 보게 선생님한테 이름을 불러 버렸네. 미안해. 심 선생!”
“아닙니다. 어머님. 어릴 때부터 아들처럼 대해 주셨잖습니까?”
“그야, 그렇지만 연진이 꾸준히 잘 부탁해. 심 선생만 믿네.”
“걱정 마십시오. 열심히 하는 학생이라 기본만 조금 잡아 줘도 잘할 겁니다.”
“에고,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네. 고마워!”
‘이모 아냐. 저, 남자 말 믿지 마. 거짓말이야. 천사의 탈을 쓴 악마란 말이야.’
나의 행복했던 첫 수업은 일주일쯤 지나니 바뀌어 갔다. 서서히 그의 본성이 보이기 시작했고 유혹적인 악마의 미소를 내뿜다 못해 나를 노려보며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 실력으로 고등학교 갈려고 한 거냐? 응? 아니겠지? 날, 시험에 들게 하려고 그런 거야? 그치?”
“……이게, 정말 제 실력인데요?”
그는 미간을 좁혀 인상을 ‘팍’ 구기더니 흉신악살처럼 노려보기 시작했다.
‘저 눈가에 살기는 뭐야? 헉! 과외 샘. 잘못 만났나 봐?’
“정말?”
자신 없어 죽어가는 목소리로 대답을 해 버렸다.
“네에.”
저절로 울상으로 변해가는 난, 정말 저 사람이 무서웠다. 그날 배운 영어단어와 수학공식을 다 외우지 못하면 타락천사로 변해 버리는 남자란 것을 그때부터 서서히 알게 되었다.
“오늘 네가 나랑 즐겁게 놀아 보고 싶은 거야? 그치? 김. 연. 진.”
“아녀, 어제 학교 과제가 많아서 그런 거예요. 샘, 제발요. 정말, 이라니까요. 그런 거는 이해해 주셔야죠. 네?”
“이해? 내가 왜? 넌, 학교 과제는 중요하고 내 건 같잖냐? 아, 이거 더 심기 건드리네.”
입술을 한쪽으로 비스듬히 올려 버리면서 썩소를 날리는데 올 것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섬뜩.’
“샘, 제발. 저, 우는 거 안 보이나요? 눈물 고였다고요.”
‘저 남자 사람이긴 할까? 무섭다.’
“왜? 두려워? 이리 와. 예뻐해 줄게.”
고개를 살살 돌리며 거절의 의미를 표시했다.
‘전요. 샘의 무한 사랑이 아닌 적당한 무관심이 필요하다고요.’
“왜, 이래? 어서, 이리 와.”
부드럽고 감미롭지만 그 안의 섬뜩하고 위험한 살기는 나에게 살 떨리는 공포를 맛보게 해주었다.
“아녀, 싫어요. 안 예뻐해 주셔도 되는 데요. 절대로요.”
이럴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가까이 다가가 ‘우리는 매우 친하잖아요.’를 뜻하는 바보 같은 빙구웃음을 날리며 친근한 척해 보았다.
‘이것이 진정한 애교다.’ 할 정도로 감히 무서운 그의 옷깃을 잡으면서 말이다.
‘아우, 살 떨려.’
“내일은 확실히 해 놓을게용? 네에?”
“확실히? 좋아. 그래도 벌은 받아야지? 그치? 이리로 와, 살살 다뤄 줄게.”
“샘, 싫어요.”
‘도리도리’
“안 돼요. 가까이 오지 말아요. 아악!”
눈썹을 찡긋거리던 샘은 필살기 ‘볼때기 잡아당기기’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아픈지 당해 보지 않는 사람은 모른다. 눈물 콧물에 ‘웅…….’ 나의 청춘은 저 샘을 만나고부터 사라졌다. 수업이 없는 주말에도 친구 만나러 왔다면서 살짝 들어와서는 어제 수업한 것 복습해 놓았는지 확인하고 사라지기 일쑤 아주, 초긴장 생활을 하다가 저 사내가 군대 가는 바람에 그 공포의 살 떨리는 과외에서 해방되었다.
허나, 가끔 휴가라는 명목으로 얼굴을 비치는 저, 남자. 그때마다 살짝 와서 타락천사의 미소를 풍겨 주고 사라지곤 했다.
저, 작자의 휴가는 언제 받는지 때마다 조용하게 오빠한테 부탁해 알아내서는 그때를 피해 다른 곳에 숨어 생활하는 은둔자가 되기도 했다.
‘내 인생은 그리 순탄치 않았어.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
그 후, 고등학생이 되고 외국 지사에서 근무하셨던 부모님이 돌아오시는 바람에 난, 그 지옥에서 확실히 벗어났다. 핑크빛 내 청춘은 다시 시작되었다.
‘지화자!’
헌데, 또다시 반년 남은 나의 학창 시절이 저 남자로 인해 날아가 버리게 되었다. 정말, 무섭다. 이젠, 도망갈 곳도 없는 이 교실에 그것도 담임이라니, 차라리 꿈이길 원한다. 악몽이라도 좋다.
‘학교 휴학해야 하나? 엄마에게 전학시켜 달라면 허락해 주시려나?’
오만 가지 잡생각이 들어 버린 하루였다.
‘어이, 담임 샘. 우리는 분명히 전생이든 그 전, 전생이든 악연이었을 거요. 아시겠소?’

현대물 학원물 로코물 사제지간 재회물 바람둥이 소유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