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그러니까….”
“네, 팀장님이에요. 물론 오연우 씨 팀장은 아니지만.”
“…….”
“불렀으면 말을 해야죠.”
“…….”
“아.”
그가 특유의 개구진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팀장님한테 할 말은 아닌가 봐요.”
그런가. 아, 그런 것도 같다. 듣고 보니 그랬다. 겨우 할 말을 구상했는데, 그게 팀장 연주환에게 할 말은 아니었다.
“저를, 기억… 하시는 거죠?”
겨우 한다는 말이 그거였다. 나를 기억 하느냐고. 그렇다고 그를 책망할 것도 아니면서 그 여부가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그 멍청한 말을 뱉었는지 모르겠다. 연우는 조용히 술기운을 탓했다.
“그럼요.”
“아, 그러셨구나. 기억 못 하시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그래서 당황스럽네요. 연우가 멋쩍게 웃었다.
“오연우 씨가 불편해하는 것 같아서 그랬어요.”
“…아, 제가 불편해 하시는 것도 아셨어요?”
그가 피식 웃었다.
“그럼요. 얼굴에 다 쓰여 있는데.”
아아… 그랬구나. 이번에도 멍청하게 고개만 끄덕거렸다. 그런데 왜 인제 와서 아는 척이냐고 묻는다면 실례일까? 고민하는 그녀의 속을 훤히 꿰뚫은 그가 나직하게 뇌까렸다.
“나한테만 데면데면하게 굴었잖아요.”
“…….”
“눈이 마주치면 어쩔 줄 몰라 회피하는 것도 그렇고, 잘 가다가도 나만 보면 돌아서기 일쑤였잖아.”
그가 잘 안다는 듯 여상하게 지껄였다.
다, 다 알고 있었구나.
“그래서 그랬어요.”
“…….”
“나름대로 배려한 건데. 몰랐어요?”
“아.”
“사실 이해는 안 됐어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섹스 한 번 한 게 그렇게 부끄러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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