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 소개

“……사랑만큼 사람을 가장 크게 옭아매는 건 없죠.”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는 카운슬러 나디아.

어느 날 그녀가 받은 제안은 2개월간 동안 테러전담 전문가 바스티안을 상담하라는 것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그 제안에 응한 나디아였지만, 지금 눈앞의 이 남자는 너무나도 매혹적이다!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물어보세요.”

갑자기 호흡이 크게 뛰어 그를 달래듯 큰 숨을 내쉬어야 했다.

“혹시 저한테 관심 있으세요?”

바스티안이 작게 웃었다.

“그걸 이제 아셨나요?”

2. 작가 소개

정혜

착실한 청개구리

▣ 출간작

야차

달콤한 인생(eBook)

몸(eBook)

러브 크라임(eBook)

연담(eBook)

3. 차례

#5

#6

#외전 (1)

#외전 (2)

4. 미리 보기

보통, 두 사람의 저녁은 만들어 먹기 보단 즉석식품을 데워 먹는 쪽에 가까웠는데, 오늘 밤은 무슨 일인지 바스티안이 냉동 오리고기를 사와 오리구이를 해주겠다고 했다.

기세 좋게 시작은 했으나, 이제 막 오븐에 들어간 오리는 앞으로 40분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었으므로 나디아는 거실에서 책을 봤다.

그 사이 씻고 나온 바스티안의 머리칼이 잔뜩 젖어 있는 걸 발견한 나디아는 살짝 눈매를 찡그렸다.

“바스티안, 그러고 있으면 감기 걸려요. 머리 제대로 말려요.”

“괜찮아요.”

“빨리요. 날이 추워졌다고요.”

재촉하며 욕실 쪽으로 걸어가자 뒤늦게 바스티안이 따라왔다.

욕실 옆, 파우더 룸에서 드라이기를 작동시키고 손짓하니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바스티안이 착실하게 의자에 앉았다.

미용실에서 미용사가 해주던 것처럼 손으로 머리카락을 헤집으며 드라이기를 흔들었다. 양옆은 금방 말라도 뒤통수 쪽은 꽤 물이 남아 있어 바닥으로 뚝뚝 물방울이 떨어졌다. 바람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아 옆에 걸려 있던 수건을 집어 마구 문질렀다.

수그러진 고개를 하고 바스티안이 두 팔로 나디아의 허리에 매달렸다. 배에 얼굴을 바짝 붙인 커다란 남자를 웃으면서 내려다본 나디아는 그 참에 뒤통수 부분을 바짝 말렸다.

“다 됐어요.”

물기가 없어진 머리칼을 슥 뒤로 넘기면서 바스티안의 얼굴을 드러낸 나디아는 콧대 양옆의 두 볼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는 걸 발견하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뜨거웠어요? 말을 하지 그랬어요.”

안타까워서 중얼거리자 바스티안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뜨겁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얼굴을 잡고 붉게 얼룩진 부분을 내려다봤다.

……마음이 아프다. 돌연, 그 붉은 얼굴이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애틋하고 사랑스러워서 부푼 그 감정을 못 이기고 허리를 숙여 붉어진 얼굴 곳곳에 키스 비를 내렸다.

눈을 감고 키스를 받던 바스티안이 천천히 눈까풀을 들어올리곤 그윽하게 나디아를 응시했다. 불순물 하나 없는 잘 세공된 보석 같은 녹색 눈을 깊이 들여다보던 나디아는 이내 고개를 틀어 입맞춤 했다.

나비가 내려앉듯 부드럽게 스치며 가벼운 키스를 하던 나디아는 곧 적극적으로 입을 벌려 바스티안의 혀를 끌어당겼고, 허리에서 옥죄는 강한 팔에 의지해 몸을 바싹 붙여 깊은 키스를 나누었다.

탐욕스럽고 뜨거운 입맞춤은 어느새 저녁도 잊게 만들고 두 사람을 순식간에 애욕에 빠져들게 했다.

“……바스티안.”

한숨처럼 이름을 속삭이자 바스티안이 더욱 깊게 안으며 혀를 섞었다. 공격적으로 안을 침범하고 부드럽게 쓸며, 바스티안이 그대로 나디아를 안아 들었다.

등 아래에서 침대 매트가 흔들렸다. 상체를 일으킨 바스티안이 티셔츠를 벗어 던졌다. 잘 가꿔진 몸을 올려다보며 나디아는 손끝으로 단단한 근육을 덧그렸다. 서둘러 고개를 숙이는 바스티안을 두 손으로 저지했다.

“오리고기 꺼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지금 그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바스티안이 눈을 가늘게 뜨면서 하체를 밀어붙였다. 잔뜩 발기된 단단한 그의 것이 옷 너머로도 두드러지게 느껴졌다.

가로막은 손바닥에 짙은 혀가 애무하듯이 움직인다. 움찔 몸을 떤 나디아는 도발하듯 자신을 들여다보는 녹색 눈을 못 이기고 팔을 치웠다.

바스티안이 웃으며 얼굴을 내렸다. 가볍게 쪼듯이 입을 맞추고, 혀로 귀를 애무한다. 떨리는 호흡을 내뱉으니 다시 입술을 찾아들어 부드럽게 혀를 엮으며 나디아의 맨살을 어루만졌다.

“……읏.”

아래로 얼굴을 내린 바스티안이 가볍게 가슴을 쥐고 솟아오른 유두를 혀로 괴롭혔다. 언제까지고 놓지 않고 집요하게 빨아대는 통에 손으로 힘주어 밀자 벌주듯 깨물었다. 탄성 같은 신음이 터졌다. 껴안듯 두 팔로 바스티안을 붙들었다.

밑에서 바스티안이 나직하게 웃으며 혀로 유두를 쓸어냈다. 손가락으로 지분거리며 얼굴이 내려간다. 바지가 벗겨지고 하체가 드러났을 때, 나디아는 기대감에 살짝 헐떡였다.

입술이 배꼽 주변을 맴돌다, 허벅지 여린 안쪽을 쓸고 깨물며 점점 그 아래로 향했다. 안을 파고드는 혀에 허리가 떨렸다. 핥고 빨아들이는 움직임에 맞춰 나디아의 다리에도 힘이 들어갔다. 자꾸만 모여드는 다리를 틀어쥐듯이 잡고 바스티안이 더욱 깊게 얼굴을 묻었다.

“아읏……!”

쾌감이 밑에서부터 짜릿하게 퍼졌다. 점점 고조되는 전율을 못 참고 바스티안의 머리를 잡고 힘을 주자, 고집스레 바스티안이 밑을 빨았다. 감은 눈 안쪽으로 하얗게 빛이 터졌다.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비명 같은 신음이 샜다.

얼굴을 들어올린 바스티안이 떨리는 나디아의 몸을 위로하듯 손으로 어루만지고 그대로 하체를 밀어왔다. 빠듯하게 차오르는 느낌에 나디아는 울듯이 신음을 내뱉었다.

“나디아…….”

몸을 수그리고 하체를 뭉근하게 쳐대면서 바스티안이 귓가에 갈라진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디아는 헐떡이며 눈을 떴다. 상기된 얼굴, 짙은 눈빛, 체액으로 반질한 입가……. 흔들리면서도 손가락으로 바스티안의 입술을 쓸듯이 닦아주었다.

바스티안이 허리를 뺐다가 힘차게 다시 들어왔다. 느른하게 안을 훑고 빠르게 빠져나간 뒤, 다시 강하게 들어온다. 쾌감이 다시 허리를 치기 시작했다. 나디아는 두 다리로 옥죄듯 바스티안을 끌어안고 정신없이 입을 맞췄다.

“아아!”

짙은 혀가, 가득 차오르는 아래가, 못 견디게 좋았다. 붉어진 얼굴을 젖히자 바스티안이 귓불을 빨았다.

쾌락이 벼락처럼 몸에 번졌다. 신음이 터지고, 잡아먹힐 것처럼 키스 받으며 나디아는 바스티안에게 매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