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스타 셰프 우현은 우연히 마트에서 오렌지를 먹고 있는 홍주에게 반한다.
선배를 졸라 소개팅을 하게 된 우현은 점점 홍주에게 빠지게 되고
상처 많은 홍주는 그런 우현을 멀리하려 한다.
유달리 오렌지만 먹는 홍주를 위해 우현은 각종 오렌지 요리를 만들어
그녀의 환심을 사려 노력한다.
마침내 그녀의 상처를 알게 된 우현은 더욱 홍주에게 마음을 보이고
결국 홍주는 우현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본문 중에서>
그녀의 감은 속눈썹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럼에도 숱이 많아 보기 좋았다. 우현의 시선이 천천히 내려갔다. 약간 낮은 코와 콧잔등의 희미한 주근깨가 귀여웠다. 화려하게 예쁘지는 않지만 정이 가게 예쁜 얼굴. 그것이 우현이 본 홍주의 얼굴이었다.
그 정점은 단연 입술. 여전히 주홍색을 고집하는 입술은 아기자기했다. 우현의 시선이 홍주의 입술에 고정됐다.
‘맛있겠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우현은 숨을 들이켰다.
‘아니, 아니, 맛있겠다가 아니라 맛있겠다.’
우현은 휘휘 머리를 저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맛있어 보이는 입술이라고.’
생각하면 할수록 뭔가 더 이상해지는 기분.
그러니까 우현이 처음 떠올린 생각은 주황색은 오렌지 색깔, 오렌지색은 식감 좋은 색깔, 뭐 이런 거. 하지만 그건 생각일 뿐 남자의 욕망은 다른 것을 본지도 몰랐다.
둘만 있는 차 안. 여전히 고른 숨을 쉬며 잠든 홍주. 차안을 가득 메운 은은한 멜로디.
환경은 아주 완벽했다. 이미 두 번이나 입맞춤한 사이지 않은가. 우현은 가만히 홍주의 얼굴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갖다 댔다.
순전히 만유인력(萬有引力) 탓이야, 우현은 중얼거렸다. 홍주의 입술이 자신을 끌어당기는 것이 분명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쪽.
가벼운 입맞춤 소리가 차 안을 울렸다. 서둘러 입술을 뗀 우현이 홍주의 기색을 살폈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잠에서 깨지 않았다. 그래서 우현은 다 시 한번 입맞춤을 시도했다. 그건 순전히 잠든 홍주의 얼굴이 예뻐서였다.
이번엔 천천히, 부드럽게 훑는 느낌으로 입술을 맞댔다.
‘키스하면, 안 될까?’
우현의 엉큼한 마음이 속삭였다. 이 말랑말랑한 입술 속이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본능.
‘안, 되겠지?’
홍주의 입술에 여전히 입술을 맞댄 채, 엉큼함과 매너 사이에서 우현은 갈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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