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남자를 제일 싫어하는 열정적인 뮤지컬 배우 지안. 어느 날 친구의 차 마티즈를 빌려 타고 가던 그녀는 눈길에 미끄러져 사고를 내고 만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하필이면 세상에서 가장 오만한 배우 정승하의 그 유명한 엔쵸 페라리를 들이받을 줄이야…….
어머니 산소를 돌아보고 오는 길, 갑자기 중앙선을 침범해 돌진해오는 마티즈와 정면충돌 하게 된 승하, 그날 그는 절대 길들여지지 않을 야생마 같은 여자 지안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겁도 없고 개념도 없는 여자가 세상에 있을 줄이야…….
그들의 첫 만남은 살벌하기 그지없지만, 각자 깊은 상처를 간직하고 그것을 들킬 새라 철저히 자신을 무장하는 서로의 모습에 그들은 동질감을 느끼면서 어느 날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갖게 되는데…… 하지만 그들의 사랑 앞엔 복병이 많았다.
[본문 중에서]
“당신 뭐야! 운전 그따위로 할 거면 차를 가지고 나오지 말아야지. 민폐인 거 몰라? 술이라도 마신 거야?”
“……!”
다짜고짜 반말? 빠직! 신경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제가 잘못한 것은 아는데…… 당신 왜 나한테 반말하죠?”
“됐고, 그냥 보험 처리해.”
뭐? 됐고? 이 인간이 말을 그냥 먹어 버리네? 혈압이 올랐다.
“이것 보세요!”
“이봐! 나 당신하고 말 상대할 시간 없거든. 보험 처리하자고.”
“보험 처리는 안 되고요. 수리비 물어 줄게요. 견적 나오면 연락하세요.”
“뭐? 무슨 이런 맹랑한 아가씨가 있나!”
“맹랑이건 뭐건 됐고요, 제가 수리비 물어 준다고 하잖아요.”
“훗! 수리비를 물어 주시겠다?”
“네. 물어 드리죠. 얼마든지.”
“네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승하는 지안의 차를 한번 훑어보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마치, 이런 차도 굴러가는구나, 하는 눈빛이었다. 지안은 그의 시선이 불쾌해 인상을 구겼다. 하! 뭐야 저 표정은? 소형차 타니까, 지금 사람 우습게 보는 모양이네. 그의 거만한 태도에 지안은 주눅 들기는커녕 더욱 전의가 불타올랐다.
“이봐요, 정승하 씨. 나이도 나랑 몇 살 차이 안 나는 것 같은데, 아까부터 자꾸 말 짧게 하네요? 그거 상당히 거슬리거든요?”
“그래서?”
“예의를 밥 말아 드셨나? 인기가 많은 만큼 인간성도 좀 돌보시죠. 팬들이 당신의 이런 모습 보면 모두 식겁하겠네요. 저도 몰랐거든요. 당신이 이런 이중인격자 두 얼굴의 사나이인지.”
정말 텔레비전에서 보이는 그의 모습은 모든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부상될 만큼 부드럽고 고급스러웠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보여 주기 위한 가식이었다고 생각하자 팬의 한 사람으로서 지안은 사기라도 당한 기분이었다.
“훗! 인간성? 나 원래 이래. 내 팬들 모두 알고 있을 걸? 나 이런 놈인지 당신만 몰랐나 보군.”
“무슨 이런…….”
“아가씨, 화내지 마. 자꾸 화내면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되거든. 그럼 이만 바빠서.”
“……!”
호수야
본명 호정인
필명 호수야
취미 독서(만화포함), 영화관람, 농담하기.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과 사랑의 긍정적인 힘을 믿는 철없는 몽상가.
새드보다는 해피엔딩을 지향하고 모든 사랑은 아무리 힘든 과정을 거치더라도 꼭 이뤄져야 한다
는 절대적인 소망을 갖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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