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도 죽이더라. 셋 중에 제일이야.”
이어진 쓰레기의 말에 윤은 입에 머금던 맥주를 뿜을 뻔했다. 지금 쓰레기의 발언은 남북이 통일 되었다는 뉴스보다 어이없고 황당했다.
몸매라니. 그저 맹한 주희의 얼굴에 합성되는 것은 남자의 판판한 몸일 뿐.
윤의 얼굴이 짜증스럽게 일그러졌다.
“시끄러워. 속이 뒤틀려.”
“이러니까 니들이 애들인 거지. 이게, 사람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나 같은 사람들은 투시 능력이 있거든. 애가 아주 다리도 길고, 허리도 날씬하고…… 또 이게…… 그 비율이…….”
가슴의 볼륨을 만들어 그리는 쓰레기의 손짓에 윤은 거의 구역질을 할 것 같았다. 그런 상상은 터부처럼 불쾌하고 역할 정도.
퍽.
“미친놈.”
“아야!”
쓰레기를 발로 밀어 버린 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어쩐지 느끼한 말을 들은 몸이 근질거려 샤워나 하고 자야 할 것 같았다.
-본문 중에서-
윤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 비밀스러운 고백을 몰래 듣고 있던 주희가 우습게 보였는지 피식 웃는 입 끝이 올라간 듯도 보였다.
“넌 거기서 뭐하는데?”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아, 저는…….”
뚜벅뚜벅.
주희가 쭈뼛거리며 허리를 세우는 동안 그는 빨아들인 연기를 후우 뱉어내며 한 걸음씩 다가왔다.
주희가 당황스러운 듯 입술을 모아 삐죽거리자 역광의 가로등이 주희에게 묘한 실루엣을 만들어 냈다.
윤은 눈썹을 실긋 구겼다.
“칠칠맞고 바보고 한심하네.”
‘윽!’
“너 이상한 취미 있다. 이런 거 숨어서 몰래 듣고, 깬다?”
“어! 아니에요. 집에 가려고, 오빠가 없어서 찾으러 온 거예요.”
“후우.”
말을 잇는 주희에게로, 윤이 뜬금없이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얼굴 위로 쏟아지듯 펴지는 하얀 연기. 여태 한 적 없던 짓궂은 행동에 이 오빠가 취했나 생각한 주희가 손사래를 치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콜록. 엑, 뭐하는 거예요!”
“왜? 너도 나 좋아하냐? 잘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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