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우씨 지금 어머니가 많이 위독하십니다.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 것 같으니 빨리 병원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20분 전, 저 전화를 받고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엄마는 이 세상에 없었다. 내 모습에 힐끔힐끔 시선을 주고 관심을 갖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혼자가 되었다.
엄마를 잃은 날, 날 버린 아빠도 내 기억에서 지웠습니다. 내 이름은 서지우 입니다.
“그래도 삽니다.”
“…….”
“살고 있기에 지금 이 순간도 있는 겁니다.”
조직 X의 2인자이자 서훈의 믿음직스러운 오른팔, 빈. 비밀이 많아 아무것도 알려진게 없습니다.
“이제부터 남문파는 우리 X가 접수 한다.”
전국 서열 1,2위를 앞다투던 남문파와 조직 X. 이 세계에서 이제 서열 1위는 조직 X가 되었다. 아무도 건들일 수 없는, 우리나라 최고의 조직 폭력배 무리 X. 그 X를 이끄는 보스 강서훈.
그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그. 그곳을 떠날 수 밖에 없었고, 현재는 정체를 속이고 지우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
음모, 배신, 오해, 그리고 절규.
내 사랑, 보스
-본문 중에서-
“무서운 사람이야 빈. 함부로 건들이면 뼈도 못 추리지.”
“……."
“피도 눈물도 없는놈. 냉정하고 차가운 놈. 당한 것의 몇 곱절은 값아 줘야 직성이 풀리지. 그게 빈이야. 사람을 칼처럼 벨 수 있는 자가 있다면 그건 빈을 두고 하는 말 일거다.”
지우가 또 한번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 사람을 자신이때리고 물까지 뿌렸단 말인가? 그런데 아직 아무런 보복은 없었다. 내가 엄한 짓을 했구나. 난 이제 큰일났다. 지우의 얼굴에는 근심 걱정이 가득 서려있었다.
“하지만 너한텐 아닌가 보구나? 네가 그를 만나러 여기까지 오게 하고 말이야.”
“그게 아니라…….”
“너, 걔 좋아하니?”
“네? 아니요 무슨!”
지우가 발끈했다. 내가? 그런 남자를? 말도 안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지었다. 게다가 그를 알게 된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그런 감정이 생기겠는가. 현수는 지우의 과민반응에 골려 먹는 재미도 쏠쏠하겠다고 생각 했다.
“빈은 아니던데.”
“……네?”
“그냥 주관적으로 내가 봤을 때. 그렇다고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지우의 얼굴이 별안간 빨개졌다. 어느덧 갓 튀겨진 치킨이 모락모락 연기를 내며 등장했고 그 치킨의 양념처럼 익은 그녀의 모습을 보며 현수가 킥킥거렸다.
“우선 먹자.”
현수가 입맛을 다시며 포크 두 개를 손에 우악스럽게 쥐었다. 그리고는 거침없이 치킨을 먹기 시작했다.
[미리보기]
‘서지우씨 지금 어머니가 많이 위독하십니다.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 것 같으니 빨리 병원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20분 전, 저 전화를 받고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려왔다. 오로지 앞만 보며 달리고 또 달렸다. 그렇게 부리나케 달려왔건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띠이이이
내가 도착했을 때는이미…….
“엄마!”
흰 가운이 엄마의 머리 위로 덮였다. 서서히 차가워지는 엄마의 몸. 이제는 혼자서 뜰 수 없는 엄마의 눈. 축 쳐진 엄마의 살점들. 그것들마저 이제는 볼 수가 없다. 엄마는, 엄마는.
“안돼!!!!!!!”
엄마는 죽었다.
-퍼어어억
살벌한 주먹다짐이 오고 가고, 그 곳의 물건들 전부가 그들에겐 빛나는 무기였다. 널브러져있는 사람들은 이미 일어설 수 없을 만큼 무자비한 모습이었다.
“죽어 이 새끼야!”
한 남자가 마지막 절규를 하듯 칼로 어떤 이에게 덤벼들었다. 아슬아슬하게 칼을 피한 그 자는 무섭고 섬뜩한 눈빛으로 그 남자를 향해 발길질을 했다.
“형님 그만 하시죠. 저러다 죽습니다.”
“……."
누군가가 무참히 짓밟고 있는 그의 행동을 저지시켰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이제부터 남문파는 우리 X가 접수 한다.”
전국 서열 1,2위를 앞다투던 남문파와 조직 X. 이 세계에서 이제 서열 1위는 조직 X가 되었다. 아무도 건들일 수 없는, 우리나라 최고의 조직 폭력배 무리 X. 그 X를 이끄는 보스 강서훈. 그의 오른팔이자 조직 서열 2위 빈. 그들은 그렇게 이 곳을 묵묵히 빠져나가고 있었다.
“도대체 뭡니까. 이렇게 뜬금없이.”
“도저히 이해가 안가서요.”
“뭘 말입니까?”
“누가 그쪽 명함 달랬나요?”
지우는 빈이 건네준것을 테이블 위에던지듯이 올려놓았다. 그 명함에 서훈의 연락처는 그어디에도 없었다. 빈의 핸드폰 번호와 그가 있는 사무실 번호, 그리고 팩스 번호가 다였다. 한마디로 모두 그와 관련된 숫자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따지러 회사 앞까지 직접 찾아온것이었다.
“앞으로는 이렇게 함부로 찾아오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번호 줘요.”
“줬습니다.”
“이거 말고!”
답답하다는 듯 지우가 와락 소리를 질렀다. 반면에 빈은 여전히 여유 넘치는 모습이었다.
“내가 아저씨랑 대화하고 싶다잖아요, 직접.”
“왜 그렇게 회장님께 집착하지?”
“집착이라뇨?”
“4년간 얼굴도 모르고 살았었어. 앞으로도 쭉 모르고 살아도 계속해서 도움은 받을 텐데. 그 도움이 부족한가?”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아가씨 잘 들어. 이렇게…….”
-짜아아악
결국 지우는 매섭게빈에게 손찌검했다. 듣다 듣다가 도저히 못 참겠는지 말이다. 열 아홉 살의 고등학생에겐 이런 말들을 듣고 컨트롤 할 수 있는 감정적인 능력이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엄마를 잃은 지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았다.
“너나 잘 들어 이 새끼야. 네가 모시는 회장님 너한테 특별한 사람인 만큼 나한테도 특별한 사람이야. 그래 나 아직 애야. 이제 갓 졸업해서 사회로 나갈 아무것도 모르는 고딩이야. 그래도 알건 다 알아. 고마워 해야 할 것도 다 알고, 은혜 갚아야겠다는 생각도 다 한다고. 아저씨, 아니 회장님 아니었으면 엄마랑 나 당장 길바닥에 나 앉았어. 너는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사람한테 나 몰라라 할 수 있나 보다? 그리고 뭐? 애정 결핍? 그래, 맞네. 생각해보니까 나 애정 결핍인가 보네. 아빤 도망가고 엄만 아프고, 그래서 사랑 많이 못 받고 자랐네. 이제 고아가 됐으니까 더 심해지겠다. 그러니까 너 각오해. 회장님한테 빈대처럼 들러붙을 거니까!”
지우가 씩씩거리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마지막 쐐기를 박는 듯 컵에 담긴 물을 그에게 촥 뿌렸다. 그녀가 얼마나 흥분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덕분에 빈의 이맛살이 꿈틀거렸다.
“구경 났나?”
싸늘한 저음에 흠칫놀라며 얼른 시선을 제자리로 바꾸는 사람들. 빈은 지갑에서 수표 몇 장을 던지고는 카페를 나왔다.
“무서운 사람이야 빈. 함부로 건들이면 뼈도 못 추리지.”
“……."
“피도 눈물도 없는놈. 냉정하고 차가운 놈. 당한 것의 몇 곱절은 값아 줘야 직성이 풀리지. 그게 빈이야. 사람을 칼처럼 벨 수 있는 자가 있다면 그건 빈을 두고 하는 말 일거다.”
지우가 또 한번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 사람을 자신이때리고 물까지 뿌렸단 말인가? 그런데 아직 아무런 보복은 없었다. 내가 엄한 짓을 했구나. 난 이제 큰일났다. 지우의 얼굴에는 근심 걱정이 가득 서려있었다.
“하지만 너한텐 아닌가 보구나? 네가 그를 만나러 여기까지 오게 하고 말이야.”
“그게 아니라…….”
“너, 걔 좋아하니?”
“네? 아니요 무슨!”
지우가 발끈했다. 내가? 그런 남자를? 말도 안돼!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지었다. 게다가 그를 알게 된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그런 감정이 생기겠는가. 현수는 지우의 과민반응에 골려 먹는 재미도 쏠쏠하겠다고 생각 했다.
“빈은 아니던데.”
“……네?”
“그냥 주관적으로 내가 봤을 때. 그렇다고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지우의 얼굴이 별안간 빨개졌다. 어느덧 갓 튀겨진 치킨이 모락모락 연기를 내며 등장했고 그 치킨의 양념처럼 익은 그녀의 모습을 보며 현수가 킥킥거렸다.
“우선 먹자.”
현수가 입맛을 다시며 포크 두 개를 손에 우악스럽게 쥐었다. 그리고는 거침없이 치킨을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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