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가을비를 운영하는 젊은 여사장, 희란은 한가한 오후 시간에 건물 옥상에 올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곳에서 전화기에 대고 선 보기 싫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소중한 사람들이 아파하는 게 싫은 여자, 고희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혼을 거부하는 남자, 강현민.

커피향이 물씬 풍기는 두 사람이 만났다.
Romantic Rain 두 번째 사랑 이야기, Cafe 가을비


-본문 중에서-

“주문하시겠습니까, 손님?”
“아니요. 됐습니다.”
희란의 나머지 한쪽 눈썹마저 사납게 올라갔다. 재미있는 표정이라고 생각하며 현민은 웃음을 삼켰다.
“음, 그러니까…….”
말을 꺼내려던 현민은 자신이 그녀의 이름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름이 뭡니까?”
“예?”
“당신 이름.”
현민의 입에서 나오는 ‘당신’이라는 단어에 시영이 온몸을 배배 꼬며 낄낄 거렸다. 희란은 그런 시영을 한 번 노려봐 주고는 현민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가 어째서 지금 희란의 앞에 앉아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알 수 없었다. 이름을 물어보려고 온 것 같지는 않고, 설마 옥상에서의 일로? 희란은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걸 느끼며 신음을 삼켰다.
“희란이에요. 고희란.”
“아, 고희란 씨.”
희란은 그의 입에서 나지막이 흘러나오는 자신의 이름에 묘한 기분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민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부탁이 있어서 왔습니다.”
“부탁이요? 저한테요?”
“예.”
“무슨 부탁인데요?”
살면서 여자들을 많이 만나지는 않았지만, 아니, 사실은 거의 만나지 않았지만 현민은 부끄러워하거나 여자들 앞에 맥을 못 추는 그런 남자는 아니었다. 비즈니스 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할 말은 해오고 살았다. 희란이 현민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을 일종의 계약이라고 생각하고 말하면 어려울 것은 없었다. 현민은 그냥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단어를 고르다가 곧 입을 열었다.
“하루 동안만 제 여자가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신 연 우
예술가로서 살아가고 싶은 몽상가.
아이들의 꿈을 먹고 사는 선생님.
죽을 때까지 글을 쓰겠다는 배고픈 작가.

고3 때 쓴 소설 <벚꽃처럼> 전자책/종이책 출간.
현재 Romantic Rain Series 첫 번째 시리즈 <봄비 소나타>를 완결하고
두 번째 시리즈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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