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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일월애(日月愛) 1권

파선(강애진) 지음로망띠끄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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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258-563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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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본] 일월애(日月愛) (전2권/완결) 구매하러가기
일월애 1권.
임금은 태양이라 했다.
그 빛을 구석구석까지 비춰 살펴야 하는 태양.타고나기를 임금으로 난 것은 아니다.
임금이 되고자 욕심냈던 적도 없었다.
하지만 명운이 그리 바뀌었다면 임금으로 살 것이다.
허나…… 은애하는 여인조차 곁에 둘 수 없는 국왕의 자리, 그리할 수만 있다면…… 버리고 싶다.
<조선의 태양(日) -이황->
-본문 중에서-
“달리 다친 곳이 있으신지요?”
손목을 옭아매고 있던 칡넝쿨을 잘라낸 무영이 여인의 입에 물려 있는 재갈을 풀어주며 그의 말을 그대로 전했다.
“없사옵니다. 소녀, 구해주셔서 감사하나 지체 높으신 분들이 존대하실 정도로 귀한 목숨은 아니옵니다.”
몸을 일으킨 그녀가 방금 전 있었던 일이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며 똑 부러지는 투로 말했다. 세상에 자신의 얼굴을 이런 식으로 뚫어지게 쳐다볼 수 있는 이가 어머니를 빼고 또 누가 있었던가? 이황은 맹랑할 정도로 당당한 눈앞의 여인에 대해 강한 호기심이 일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즐겁기까지 했다.
“이제껏 세상에 귀하지 않은 목숨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한 것 같은데?”
“세인들은 소녀를 일컬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꺾을 수 있는 노류장화라 하더이다. 그러니 천한 것 중에서도 가장 천한 목숨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해어화解語花 (말을 알아듣는 꽃)라.”
사대부가의 규수 못지않은 자태를 지녔다했더니 기녀라……. 안도감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실망감이라고 해야 할지 이황은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월하는 남자의 표정이 굳어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금껏 자신이 알고 있던 사내들과 조금은 다를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물거품처럼 허망하게 사라지자 월하는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 반상의 구별이 지엄한데 천출인 주제에 양반네에게 목숨을 구제받은 것으로도 모자라 뭔가를 더 기대했다면 자신이 미친 것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구겨지고 더럽혀진 의복을 대충 단정히 한 뒤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
“소녀, 송림각의 월하月赮라 하옵니다.”
인사에 대한 답례로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이던 이황은 그녀의 목에 생긴 상처를 발견했다. 미간 사이에 주름 하나가 잡혔다. 이미 죽은 목숨이라 할지라도 산돼지처럼 눈을 부릅뜬 채 너부러져 있는 산적 놈의 손모가지를 비틀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철이 들기 전부터 속내를 감추는 법을 배워야 했던 왕실 사람이었다. 그는 능숙하게 자신의 감정을 감추며 말했다.
“피가 나는군.”
정말 만져보니 손바닥으로 붉은 피가 묻어났다. 지금까진 느끼지도 못하고 있던 상처가 쓰라려 오자 월하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곧 눈 깜짝할 사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그로 인해 헉하니 숨을 들이마셔야 했다.
그녀가 주춤주춤 뒤로 도망가려 하자 이황은 그녀가 뒤로 물러서는 만큼 앞으로 다가갔다.
“어, 어찌 이러시는지요?”
여유롭게 웃던 이황은 소맷부리 속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앞에 대고 흔들었다.
“언뜻 봐서는 상처가 그리 깊지 않은 것 같으나 의원에게 보일 때까지는 묶어놓는 게 좋을 것이다.”
“허면…….”
손수건을 받아들기 위해 그녀가 손을 뻗는 순간 이황은 재빨리 손을 거뒀다. 그녀가 의아하게 올려다보는 게 느껴졌지만 그는 들고 있는 손수건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꾹 쥐었다 펴기를 몇 번 망설이던 그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해주마.”
“그러지 아…….”
코앞까지 다가온 그로 인해 월하의 말은 꼬리를 감췄다. 서로의 숨결 하나하나까지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 그에게선 희미한 땀 냄새와 함께 광활한 들판의 바람 향이 느껴졌다. 월하는 숨을 참았다. 사내와 이리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사내의 손길 때문인지 이상할 정도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너무 가까이 다가간 것일까? 은은하게 풍기는 백단향에 취할 것처럼 아찔함을 느낀 이황은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얼어붙은 듯 숨소리마저 멈춘 그녀가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동그랗게 뜬 새카만 눈동자가 불안하게 떨렸고, 그 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도 덩달아 같이 떨렸다. 아니, 어쩌면 지금 떨리는 것은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가슴일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