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 VS 왈가닥 1권>

대한민국 최고 재벌 기업 KM그룹의 막내아들 강이겸.

회사 경영일랑 맏형에게 맡기고 화려한 유학 생활을 즐기던 그에게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막내야. 귀국해라.

“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고약한 네 형이 날랐다. 망할 놈이 벤처인지 벤츠인지를 한단다.

회사를 이제 네가 맡아야겠다.

카드며 지원이며 모조리 끊어 버리겠다는 아버지의 불호령에

그길로 귀국하여 난데없는 경영 수업을 시작한 이겸.

설상가상으로 대쪽 같은 친모께서 그의 신부 찾기에 돌입하는데……

오 마이 갓, 그 상대가 그의 유년 시절 앙숙이었던 왈가닥, 서우라고?

무슨 원수를 지었는지 그를 사사건건 괴롭히던 그 서우?

“선배, 두 달 동안만 나랑 연애해 줘.

두 달 후면 선배가 목 놓아 울며 잡아도 난 호주로 갈 거야.

그러니까 뻣뻣하게 굴지 말고 조용히 엎드려, 좋은 말 할 때.”

“저, 정말 두 달 후면 날 놓아 줄 거지?”

호랑이 같은 어머니의 눈을 피하기 위해

서우의 수상한 제안을 덥석 수락한 이겸.

밴댕이 VS 왈가닥, 그 대결의 승자는?

<왈가닥 VS 밴댕이 2권>

과거의 트라우마로 불의를 보면 절대 지나치는 법이 없는 성격의 그녀, 이혜빈.

화려하게 염색한 머리카락 속에 아픔을 숨기고 살아가던 그녀에게

어느 날 한 남자가 사무치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내가 여자라는 것에 대하여 흥미가 생긴 건 5년 만에 처음이야.

나랑 오늘 밤 같이 잡시다, 이혜빈 선생.”

“내가 당연히 ‘No’라고 말할 거라 생각하죠?”

“아니. 우린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밤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잘 거야.”

공허하디공허한 눈빛과 표정,

가늠할 수 없는 그의 어두운 심연(深淵)에 사로잡혀

남자와 충동적인 하룻밤을 보내게 된 혜빈.

“……잊게만 해준다면 기꺼이.”

그러나 일탈로 넘기려던 그와의 인연은

그 밤을 시작으로 더욱 깊어져만 가는데……

“난 당신하고 얽히기 싫다고!

당신이라는 남자하고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다고! 그런데 왜 이래?”

“아, 그래? 하지만 난 너하고 얽히고 싶은데 어쩌지?”

고통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그녀, 혜빈과

후회를 반복하고 싶지 않은 그, 이겸.

왈가닥 VS 밴댕이, 이번 대결의 승자는?

-----------------------------------------------------------------------------

[작가 소개]

이지환

읽고 쓰기의 즐거움을 사랑함.

재능의 부족은 노력으로 채울 수 있다는 신념으로 버티고 있음.

현재 펀치라인에서 <닥터 퀸>을 연재 중.

▶출간 예정작

<지옥 열정>

-----------------------------------------------------------------------------

[본문 중에서]

<1권>

“……김서우. 내가 너한테 또 당한 거 맞냐?”

이겸은 기운 없이 조용히 되물었다. 서우가 장미꽃처럼 활짝 웃었다. 얄미운 것, 지옥에나 떨어져라.

“아마 그럴걸? 도망가 보았자 소용없걸랑? 선배. 조용히 패배를 인정하시고 내 자비를 빌어 보시구랴.”

“……원하는 게 뭐냐?”

바닥에 주저앉아 내쳐 버린 서류를 주으며 이겸은 조용히 항복했다.

피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내가 미쳤지? 저 교활하고 야비한 독종에게 감히 반항을 하다니…….

“내가 원하는 거? 선배, 두 달 동안만 나랑 연애해 줘. 두 달 후면 선배가 목 놓아 울며 잡아도 난 호주로 갈 거야. 그러니까 뻣뻣하게 굴지 말고 조용히 엎드려, 좋은 말 할 때.”

“저, 정말 두 달 후면 날 놓아 줄 거지?”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워? 계약서를 쓸까? 하늘에 맹세코 이 세상에 남은 남자가 선배 하나뿐이라고 해도 난 선배하고는 결혼 같은 것 안 해! 사랑도 절대 싫어! 내가 사랑하기에는 인간 강이겸이 너무 함량 미달이란 말야.”

울컥 열불이 돋았다. 빠지직 핏대가 섰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대놓고 사람 앞에서 너 못났다 이러면 사람 자존심 상한다.

이겸은 절대로 김서우란 여자를 좋아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뼈에 새겼다.

“조용히 연애하는 척만 해. 결정적일 때 내가 끝장내 줄게. 어른들이랑 선배 보는 앞에서 딴 남자랑 놀아나 주면 되겠지? 집안 망신시킨 내가 호주로 쫓겨나면 그때 선배는 조신하게 기다리고 있는 순정파 노랑 병아리 양과 조용히 재회를 하시구랴. 그다음은 순풍에 돛 단 듯이 선배의 인생은 해피해질 거야. 내 약속하지.”

통곡하며 겨자 먹기. 이겸은 엉엉 울며 김서우와 두 달간 ‘공식적인’ 연인관계를 수립했다.

<2권>

“내가 여자라는 것에 대하여 흥미가 생긴 건 5년 만에 처음이야. 나랑 오늘 밤 같이 잡시다, 이혜빈 선생.”

이 남자, 깊이 가라앉은 바다처럼 음울하고 쓸쓸하다. 너하고 섹스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청결한 냄새가 난다. 발정한 수컷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듣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 한쪽이 싸하게 식어 가게 만드는 서러운 울림이 담겨 있는 눈이었다.

혜빈은 이겸의 목소리에서 그녀에게 발(發)하는 간절한 경고 같은 것을 읽어 냈다. 빨리 도망가라는 신호. 나를 더 이상 흔들지 말라는 경고. 눈앞에서 붉고 푸른 경고등이 빙빙 돌고 있었다.

지금 당장 이 남자에게서 달아나! 덫에 치이고 말 거야. 두고두고 깊이 상처 입을 거야.

‘하지만 도망가고 싶지 않아.’

텅 빈 구멍이 뚫려 맑은 피가 철철 흐르는 심장의 상처가 깊었다. 하룻밤 이 남자와의 질탕한 유희를 통해 잊어버리고 싶다는 비이성적인 소망. 거친 남자에게 지독하게 유혹 당하고 싶다는 얄궂은 감정이 검은 광기(狂氣)를 뒤흔들고 있었다.

“내가 당연히 ‘No’라고 말할 거라 생각하죠?”

“아니.”

이겸이 혜빈의 반문을 단번에 부인했다.

“우린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밤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잘 거야.”

이겸은 손을 들어 계산서를 청했다. 호주머니에서 키를 꺼내 당당하게 내밀었다. 망설이는 혜빈의 손을 잡아 단호하게 열쇠를 쥐여 주었다. 이곳으로 올 때부터 그는 이미 혜빈과 섹스를 할 작정이었던 것이다. 내려다보는 눈은 한없이 어둡고 깊었다.

“나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으로 내려가.”

“난 아직…… 허락하지 않았어.”

“새삼스럽게 허락 같은 건 필요 없잖아. 이혜빈이? 부인하지 마. 우리 둘 다, 오늘 밤 내내 서로를 유혹하기 위한 페로몬을 발산하고 있었어. 너나 나나 독약이 필요해. 아주 지독한 것. 섹스. 오늘 밤만큼은 복잡한 것들을 잠시 잊어버리자는 말이야.”

손에 움켜쥔 열쇠는 강렬한 유혹처럼 차갑고도 아픈 흔적이 되어 살 속에 파고들었다. 혜빈의 입가에 검붉은 장미꽃 같은 시니컬한 미소가 떠올랐다.

“……잊게만 해준다면 기꺼이.”

-----------------------------------------------------------------------------

[목차]

1권

1~12

에필로그 혹은 프롤로그

2권

1~13

에필로그, 혹은 다시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