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넘어가면 새로운 해가 솟아오르듯.
우리의 삶도 밤이 지나면, 언제나 밝은 날이 찾아온다.

감옥에서 출소한 뒤 되는대로 살아가는 현준과,
벌써 5년째 고시생활로 지쳐버린 민하.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부자들이 찾는다는 고급 맥주 집에서,
현준의 의도적인 접근으로 만난 두 사람.
현준의 눈썹에 상처를 감추기 위해 걸린 피어싱과,
민하의 손목에 남은 상흔은 묘하게 두 사람을 끌어당기는데.
순수한 민하가 현준의 과거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너무나 벅찬 꿈이었지만, 지금 이대로도 감사해. 네가 아니었다면 이런 멋진 꿈을 한 번도 꿔보지 못했을 거야. 나는 멋대로 살았었지만, 네 덕에 마지막은 행복할 수 있었어.”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 빛을 향해 성장해 나가는
운명적인 연인의 이야기.


-본문 중에서-

덜컹덜컹.
두 사람은 버스를 탔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현준은 말없이 창밖을 내다보았다. 손에는 민하가 사다 준 감기약이 들려 있었다.
“…….”
어느새 민하는 옆에서 잠이 들었다. 아까부터 그녀의 이마와 손목의 상처가 자꾸 신경이 쓰였다. 현준은 뭔가에 홀린 듯 민하의 손목을 조심스럽게 잠아 보았다. 더운 날씨에도 긴팔을 입고 있는 건 이것 때문인가 보다. 그러자 갑자기 가슴이 뛰며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끼익.
“어어?”
그때 마침, 버스가 급정거 했다. 차가 크게 덜컹거리며 승객들의 몸이 단체로 앞으로 쏠렸다. 잠들어 있던 민하의 몸이 튕겨져 의자에 부딪히려 했다. 현준은 본능적으로 팔을 뻗어서 그녀의 상체를 받쳐 주었다.
“아.”
그러자 본의 아니게 그녀를 안아 주는 모양새가 되었다. 현준은 재빨리 민하를 떼어냈지만, 순간적으로 닿은 그녀의 감촉이 잊히지 않았다. 버스가 급정거를 한 탓인지 아니면 미치기라도 한 건지, 정신이 멍해지며 맥박이 빨라졌다.
두근두근.
대체로.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생각보다 우습다. 그것은 너무 빨리, 너무나 별거 아닌 상황에서 시작되어 버린다. 현준은 당황하여 식은땀이 흘렀다. 지금껏 많은 여자들을 안아 봤지만, 이렇게 전기가 올랐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뭐, 뭐야 지금?”
충격으로 살짝 몸을 빼려던 그는, 그에게 밀려난 민하가 다시 중심을 잃고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순간 심장이 덜컥했다. 이건 말도 안 된다! 어김없이 전기가 오르는 통에, 현준은 머릿속으로 위험 신호를 감지했다.
“떠, 떨어져!”
현준은 비명과도 같은 신음 소리를 내며 민하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밀었다. 둔한 그녀는 현준이 어떻게 하든 말든 상관없이 쌔근쌔근 잘만 잤다. 덕분에 손가락으로 밀린 그녀의 머리가 또 한 번 허공에서 길을 잃었다.
탁.
“…….”
그리고 마침내 덜컹대는 버스 안에서 유리 창문에 머리를 부딪치려 했을 때, 현준은 반사적으로 그녀의 머리를 잡아 다시 자신의 어깨 위에 꾸욱 눌렀다. 그리고는 깨달았다. 아무래도 자신의 사고 회로가 제대로 망가진 것 같았다.
‘내가 이런 아기 곰처럼 생긴 여자 따위에 반할 리가.’
이건 아주 불리한 전개였다. 현준은 진헌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그녀와 가까워질 필요가 있었지만,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기면 나중에 뒷정리가 힘들어졌다. 무엇보다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천하의 장현준이 처음 보는 여자의 다친 손목 따위를 걱정하고 있다니.
“으음.”
하지만 자꾸만 눈길이 갔다. 현준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편안하게 곯아떨어진 그녀를 보고 현준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쓸어보았다. 부드러운 감촉에 심장이 저릿했다. 이 거 아무래도 큰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는 괜히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꾹꾹 눌러댔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열망으로 끄적이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글쓰기 초보.
무미건조한 일상에 턴포인트가 되어줄만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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