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키스를 가져간 값으로…… 당신을 받겠습니다. 진홍옥, 당신을.”  바른생활 사나이 황보국광, 솔직하고 당당한 그녀 진홍옥에게 꽂히다! 첫 만남에서는 정의의 기사님, 두 번째에는 기습 키스의 상대, 세 번째에는 상사가 된 그 남자 국광이 홍옥도 싫지는 않다. 세 번의 만남을 인연으로 초스피드로 연인이 된 두 사람, 그러나 연애 초짜들에게 본격 연애는 결코 쉽지 않은데!   “사과 값으로 당신을 받겠다고 한 말, 기억하십니까?”  “네, 물론이죠. 어떻게 드리면 되나요?”  “네?” 홍옥의 대답에 국광은 적잖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말이 다급하게 느껴졌다. 기다렸다는 듯이 조금 빠른 어투로 결론을 요구하는 그녀의 말에 국광은 흠흠, 헛기침을 해댔다. “그러니까 제 말은 ‘받겠다’는 말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아서요. 팀장님을 몰랐다면 ‘자고 싶다.’는 말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겠지만, 생각해 보니 그런 말은 아닌 것 같고. 친구가 되고 싶다는 건가요, 아니면…….” 홍옥의 말이 속사포처럼 빨랐다. 그렇다 보니 그녀의 맘과는 달리 무미건조하게 들리기도 했다. 홍옥은 어서 국광의 맘을 확실하게 듣고 화장실로 가고 싶었다. 아무리 화장실이 급하다고 해도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절 여자로, 여자 친구로 받겠다는 뜻이었나요?” 국광이 운을 뗀 뒤 어떻게 말을 이어갈까 잠시 고민하는 사이, 홍옥이 되물었다. 더 시간을 끌었다가는 비슬비슬 몸을 꼬며 걸어가는 모습을 국광에게 보이게 될 것만 같았다. 제게 호감을 표하는 남자 앞에서 오줌이 마려워 다리가 절로 꼬이는 뒤태를 보일 수는 없었다. “홍옥 씨에게 호감이 있습니다. 남자 대 여자로 만나보고 싶군요.”  “좋아요.”  “네?”

4월 27일생. B형. 황소자리.  은혼비(물가에 비친 초승달)란 필명으로 활동 중. 좌우명은 ‘저 하늘처럼 강한 날개가 되어!’이다. 천둥번개에도 끄떡하지 않고   언제나 한결같이 그 자리에서 세상을 포용하는, 하늘의 강인함을 닮고 싶다.  출간작 : 나쁜짓, 뱌빗뱌빗, 아름다운 각인, 취하기 좋은 저녁, 한담 옆에 백고미, 그대가 왈칵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