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김가엘

더욱 성장해 있을 10년 후의 나를 기대하며,

작지만 꾸준한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좋은 글로써 나와 읽는 사람 모두의 삶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전자책 출간작>

꼬픈남 꼬시기

보석반지

<카피글>

“더러워. 저리 가!”

예쁘다고 소문난 열네 살 소녀 강난하는

여드름 덕지덕지, 뚱뚱하고 못생긴 소년 고수창에게

트라우마를 남겨 버리고 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옷에 뭐 잘 흘리는 건 똑같네. ……강난하 씨.”

18년 후, 소녀는 근사한 남자로 환골탈태한 소년과 재회하게 됐다.

완벽하게 뒤바뀐 갑과 을의 관계로!

“강난하 씨, 나랑‘개인적’으로 좀 만나야겠습니다.”

그렇게 자존감 회복을 위한 그의 복수극이 시작되었다!

환상적인 외모와는 정반대로 지랄 맞아진 성격 탓인지

틈만 나면 인신공격에, 뻑 하면 자화자찬.

게다가 어찌나 종처럼 부려먹는지!

“여자는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남자, 불쑥불쑥 왜 이래? 심장 떨리게!

쌉싸래한 인삼맛과 달달한 꿀맛에 버무려진,

홍매화 향기 가득 담은 그들의 이야기.

<분류>

-> 현대물, 갑을로맨스, 까칠남, 달달물

<목차>

프롤로그

1. 못생겼어요

2. 지구상의 남자들을 구원한 겁니다

3. 목 위에 달린 건 장식입니까?

4. 애인이 없다더니

5. 이렇게 홀리면서

6. 딱 내 취향이에요

7. 또 때릴 거예요?

8. 서프라이즈?

9. 우리 부모님, 한번 만나 볼래요?

10. 당신은 오늘 여왕입니다

에필로그

작가 후기

<본문발췌>

“책임지셔야겠습니다.”

난데없이 책임지라는 말에 난하는 동그래진 두 눈만 끔벅거렸다. 그의 태도에서는 한 치의 장난스러움도 엿보이지 않았다.

“바닥을 기는 내 자존감, 다시 되돌려 놔요. 나 ‘더럽고’ 뚱뚱하고 못생긴 놈이라서 여자한테 차였다고 소문 자자했던 거 기억나요? 그거, 트라우마 심각해서 아직 결혼도 못 했고 만나는 여자도 없어요.”

유독 ‘더럽다’에 힘을 주어서 발음하는 것은 의도적이지 싶었다.

그래서 어쩌라고요? 당신 정도면 여자들이 줄을 설 것 같은데. 도움 없이도 알아서……. 호, 혹시 안 서나? 난하는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에 창백해져서 상 아래에 숨겨져 있을 그의 하체를 떠올렸다가 얼른 지워 버렸다. 한창 나이에 그게 안 되면……. 난하는 주먹을 옥여쥐었다.

그건 나도 어떻게 해 줄 방법이 없잖아. 예쁘고 관능미 넘치는 여자를 소개해 주면 될까? 아니면 유능한 심리치료사를 소개해 줘야 하나? 난하의 생각이 중구난방으로 튀어 다녔다.

“저기…… 사장님. 그러니까 제가 어떻게 해 드리면 되는 것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여태 심각하게 굳어 있던 수창의 얼굴이 약간 부드러워졌다.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는 그 말, 진심입니까?”

“네.”

난하는 당연하다는 듯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도대체 어떤 말을 하려고 저렇게 뜸을 들이는 것일까? 불안해져 뛰는 가슴을 누르며 조용히 그의 말을 기다렸다.

“거래를 하죠. 서로가 윈윈 하는.”

“거래……라시면……?”

“당신은 계약을 따내고 싶고, 나는 과거의 모멸감으로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고.”

그의 의기양양한 태도에 난하는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만 같았다. 그는 마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아맞혀 보라는 듯이 팔짱을 끼고 삐딱하게 몸을 기댔다.

“강난하 씨, 나랑 ‘개인적’으로 좀 만나야겠습니다.”

수창이 시원스레 내놓은 해결책에 난하는 잠시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그가 하는 말의 의미를 얼른 깨닫지 못하고 해석을 요구했다.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강난하 씨가 원하는 대로 ‘개인적’으로 만나서 강난하 씨가 끌어내린 내 자존감 되돌려 놓으라고요. 그게 내가 원하는 조건입니다. 강난하 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제 자존감은 빨리 회복될 것이고, 아니면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는 그녀가 바라던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문제 해결을 제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난하는 어처구니가 없어지고 말았다. 차라리 광화문 네거리에서 무릎 꿇고 석고대죄를 하라고 하는 편이 더 나았다.

이 남자도 다른 ‘갑’들처럼 그렇고 그런 속셈을 가지고 이러는 것이 분명했다. 이 바닥에서 계약 하나 따내기 위해 아무리 자존심을 버리고 산다지만 그런 요구는 단 한 번도 용납한 적이 없었다. 난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갔다.

“개인적으로 해결하자는 말씀은…… 그러니까…….”

혼자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수창이 팔짱을 낀 채 어깨를 갸울였다.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는 그를 보고 퍼뜩 깨달았다.

그러니까 너도 한번 당해 봐라. 네가 쩔쩔매는 모습이 보고 싶다 이건가? 난하는 수창의 뒤로 자신의 회사에서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을 사원들의 열의에 찬 모습이 펼쳐지는 것을 경험했다.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었다. 난하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려 애쓰며 가까스로 제멋대로 뛰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18년 전, 좀 더 주의를 기울여 말하지 못했던 자신을 질책하며, 할 수만 있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울부짖으면서.

“정리를 해 보죠. 사장님 말씀은 제가 사장님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저희 태강에도 기회를 주시겠다는 말씀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