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코디네이터가 되어드릴게요. 당신에게 적당한 여성이 나타날 때까지 아니, 당신이 결혼에 골인할 때까지 책임지고 도와드릴게요.”
“네? 코디네이터?”
“네, 얼꽝에서 얼짱으로.”

바보 온달에게는 평강공주가 있다면, 서상민에게는 나연지가 있었으니...
역시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

-본문 중에서-

“이 말을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나하고 정식으로 데이트를 시작하는 게 어떨까? 여러 면에서 내가 연지한테 부족하다는 사실은 알지만 말이야.”

연지에게 제대로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컵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그런 그를 보는 그녀는 착잡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연지는 평범한 가정의 딸이 아니었다. 그녀가 나쁜 짓을 한 것은 아니지만 가족간의 화목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녀는 자격미달이 될지도 몰랐다. 어머니는 식물인간, 아버지는 이혼도 안 한 채 다른 여자와의 동거, 오빠는 이혼, 그리고 술집여자와 동거 중. 하나도 내세울게 없었다. 그녀는 가슴이 답답했다.

“결정하기 좋게 나하고 한번 진지하게 키스해볼래요?”

고개를 팍 숙이고 있던 그는 그녀의 말에 놀라서 얼굴을 들었다. 그녀가 농담을 하는 건 아닌지 하는 의아심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기도 없었고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 한 말이 진심이야?”

“네.”

“왜?”

‘왜냐고? 갑작스럽게 나타난 두 남자 때문이지.’라고 차마 연지는 말할 수 없었다. 어쩌면 결혼도 못하고 연애로 끝날지 모르지만, 아니 가슴 아픈 사랑으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밍숭맹숭하게 일만 하다 사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몰랐다.

“키스를 하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싫은 남자라면 아무런 느낌도 없을 테지만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남자라면 필이 오지 않을까 싶어서요.”

“남자 사귈 때 항상 그랬어?”

그녀를 상습적인 범죄자로 여기는 듯싶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자와 키스를 해본 적도 없었는데. 하긴 그녀의 이런 도발적인 말과 행동들이 오해를 부를 만도 했다.

“항상? 글쎄요.”

스물여덟 살이 되어서야 한번쯤 사귀어봐도 괜찮을 두 남자를 동시에 만났다. 그런데 두 사람하고 키스를 다 해봤으니 부정도 긍정도 할 수가 없었다. 이걸 복이라고 해야 할지 화라고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좋아. 그렇다면…….”

침을 꿀꺽 삼키고 상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곁으로 다가갔다. 그가 얼굴을 디미는데 그녀가 그의 얼굴을 손으로 막았다. 먼저 제안한 사람이 그녀인데 왜 그러냐는 듯이 상민이 그녀를 쳐다봤다.

“편안한 자세에서 하고 싶어요. 안경 벗어요.”

“아…….”

안경을 벗자 그의 깊디깊은 검은 눈동자가 드러났다. 그의 눈을 보고 있으면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의 눈을 보고 있으면 남자의 눈도 이렇게 예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눈보다 더 아름다웠다. 그가 그녀의 등에 손을 가져다 대는데 그의 손이 떨리는 게 몸으로 느껴졌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막상 키스하려는 순간이 다가오자 그가 주저하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의 얼굴에 그녀의 얼굴을 가져다 대고는 약간은 벌어진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작은 입술을 댔다. 그는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고 몸을 떨고만 있었다. 서투르기는 그녀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녀는 용기를 내어 그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의 입술에 그녀의 입술을 밀착시켰다. 그의 입술의 촉감은 거칠면서도 부드러웠다. 그의 입 안으로 그녀의 혀를 밀어 넣었다. 그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다음부터 그녀는 수동적으로, 그는 능동적으로 위치가 서로 바뀌어버렸다. 그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고 그와의 키스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요즘 자꾸만 두 남자 때문에 키스에 중독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걸 좋아해야하는 건지 아니면 싫어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의 손이 어느 순간 그녀의 가슴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깜짝 놀라서 그를 밀어젖혔다.

목차

1. 나연지, 그녀의 하루
2. 퀸카 VS 얼꽝
3. 우연한 만남
4. 오선우, New face의 등장
5. 우연을 기회로…….
6. 작업? 작업!
7. 이상한 한 집 살이
8. 오선우, 그 남자의 의도
9. 변신의 시작
10. 뜻하지 않은 첫 키스
11. 상민, 이 남자의 마음은…….
12. 아픈, 그녀의 속사정
13. 들켜버린 비밀
14. 흔들리는 여심
15. 질투, 이성의 마비
16. 새로운 시작
17. 첫(?) 데이트
18. 뜻밖의 손님, 그리고 이별
19. 재회
20. 슬픈 거짓말
21. 몸살, 그리고 사랑의 확인
22. 드디어…….
23. 준비하는 유혹
24. 두근두근, 좀 더 은밀한 곳으로…….
25. 행복한 나날의 불청객
26. 새로운 커플 탄생(?)27. 아픈 과거와의 화해
28. The Wedding March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