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일진 사고뭉치 교사, 고과성적 엉망, 손 쓸 수 없는 날라리 여선생 이지은과
전국적인 수재, 모든 학생의 귀감, 손 쓸 데 없는 반듯한 모범생 문재걸,
어느 날 둘의 영혼이 뒤바뀐다!
엄친아 모범생이 손 쓸 수 없는 날라리로, 문제 교사가 반듯한 모범 교사로 변하는데

“설마 또 사고 치셨어요?”
“아니?”
“아니면 뭔데요. 이게 뭐냐고요, 내 몸을!”
“아픈 건 나거든? 근데 재걸아, 나 말이야, 니 몸 진짜 좋다?”

날라리 선생을 향한 학생의 올바른 선도.

“난 학생이고 당신은 선생님이에요!”

당신은 꼭 물가에 내 놓은 어린아이 같아. 내겐 너무 신경 쓰이는 날라리 선생님.
그 시키, 진짜 잔소리 심하네. 내겐 너무 부담스러운 모범생 너.
시작합니다!

 -본문 중에서- 

prologue ♠ 날라리 티쳐 = 이지은 선생

“니들이 요즘 깝치고 다닌다는 그 애송이들이냐?”

풍선껌이 팡 터졌다.

체육복 위에 교복 치마, 타이트하게 꼭 끼는 교복 상의, 앞머리엔 실 핀, 갈색 머리카락을 포니테일로 묶어 올리고 야구 방망이 하나를 어깨에 걸치고 서 있다.

“하, 어이없어. 넌 뭐야?”

인적 드문 밤길, 주택가의 공터 한쪽에서 교복 차림의 날라리 가시내들이 붙었다.

“진심 눈물 돋네. 아이라인 봐라. 떡칠을 했네.”

입술 주변에 붙은 풍선껌을 혀로 살살 긁어내서 다시 짝짝 씹으며 교복1이 피식 웃었다. 교복1은 혼자였다.

“그러는 넌 한약 잘못 먹었냐? 잔주름 봐라. 왜캐 늙었냐? 쩐다, 쩔어!”

짝 다리를 짚은 교복2가 반격했다. 교복2는 혼자가 아니었다. 뒤에 선 패거리들이 일제히 같이 킥킥 웃어댔다.

교복1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풍선껌을 다시 팡 터뜨렸다.

“니가 아직 바짝 독 오른 독사 대가리를 못 봤구나.”

“그게 누군데?”

“날라리 계집애가 대가리도 안 돌아가요. 누구긴 누구야? 바로 나지.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 감히 내 영역을 침범해?”

야구방망이를 미련 없이 휘둘러 옆에 선 가로등을 후려쳤다. 징! 하고 기둥에 진동이 일더니 파슷! 하며 가로등 불이 나가버렸다.

정적.

교복2 패거리들이 일시에 웃음기를 싹 거뒀다.

‘저렇게 바로 세게 나갈 줄은 몰랐는데.’

바로 그런 표정들.

“나 참, 뭘 이 정도 갖고 바로 안색들이 창백해져들?”

야구방망이를 계속 휘두르며 슬슬 다가서자 짝 다리들이 슬금슬금 물러나기 시작했다. 교복1이 좌우로 목을 툭툭 꺾었다.

“간만에 몸 좀 풀어볼까?”

“너, 너 지금 공공기물 파손했어. 이, 일러줄 거야!”

“어머나! 무서워라! 누구한테? 경비 아자씨한테? 관리 사무소에? 아니면 니네 엄마한테?”

두 번째로 휘두르자 작은 나무가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목이 툭 꺾였다. 짝 다리들의 얼굴이 더더욱 허예졌다.

“너, 너 대체 뭐야? 누구야!”

“누구긴 누구야. 이 구역 광년이라니까. 알겠어? 여기 있는 힘없고 약한 것들은 다 내 먹잇감이야. 니들이 도와주지 않아도 충분히 내가 괴롭혀주고 있다고.”

야구방망이를 다시 한 번 허공에 부웅 휘두르자 꺄악! 하며 두 명 정도가 도망갔다.

“근데 니들이 내 구역을 건드리면 상납금이 줄어들잖아. 앙? 아직 휴대폰 약정도 남았는데!”

굴러다니던 빈 병 하나를 방망이로 확 짓이겨 버리자 두 명이 또 도망갔다.

남은 건 짝 다리 하나.

교복1이 풍선껌을 훅 뱉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손수건으로 착착 싸 놓은 그것을 천천히 펴기 시작했다.

“이게 뭐게?”

“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앗!”

“내가 껌 대신 씹는 거야. 난 껌을 오래 씹지 않거든. 단물 빠지면 맛없잖아. 짭짤한 피비린내가 그리워진 참인데 면도칼 한 번 씹어볼까?”

사악, 교복2의 얼굴에서 핏기 가시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어? 여기 니 편 없으니까 몸 사리라고!”

마지막 남은 손수건 자락을 좌락 펼치자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결국 짝 다리마저 꽁지가 빠져라 도망갔다. 교복1은 피식 웃었다. 손수건이 마저 다 열리자 그 안엔 풍선껌이 있었다.

“쯧쯧, 겁은 많아갖곤.”

풍선껌을 홀랑 입에 넣고 질겅질겅 씹기 시작했다. 짝짝 소리가 나자 기분이 좋아졌다.

“하여튼 별 것도 아닌 것들이 까불고 있어.”

풍선껌을 후 불면서 돌아섰다. 야구방망이를 어깨에 걸친 채 피식 웃고 있던 교복1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굳었다.

그 앞에 어깨에 가방을 멘,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체격의 남학생 한 명이 서 있었다.

단정한 교복 차림새, 반듯하고 짙은 눈썹, 깨끗한 흰 얼굴, 시원스럽고 긴 눈매, 날카로운 턱선, 조각 같은 얼굴의 그 남학생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교복1을 보고 있다가 미간을 왕창 찌푸리며 말했다.

“선생님?”

순간 교복1의 머리카락을 묶고 있던 고무줄이 팅 끊어졌다. 숱 많은 갈색 머리카락이 어깨로 찰랑 떨어져 내렸다.

-목차-

prologue ♠ 날라리 티쳐 = 이지은 선생

1화 ♠ 난 학생이고 당신은 선생이야!

2화 ♠ 손 쓸 수 없는 모범생, 문재걸

3화 ♠ 너는 내가 되고, 나도 네가 될 수 있었던 수많은 기억들의 정체는, 대체 뭐지?

4화 ♠ 날라리 티쳐와 완벽한 모범생 vs 날라리 학생과 완벽한 티쳐

5화 ♠ 복수전! 새로운 시대의 서막

6화 ♠ 내가 너만은 원래대로 돌려줄게.

7화 ♠ 복수전 이후, 그 자잘한 뒤처리

8화 ♠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선생님, 그래서 더 신경 쓰여

9화 ♠ 당신이 가장 힘들 때

10화 ♠ 모든 건 제자리로

11화 ♠ 그 녀석과 그녀, 각자의 사랑의 정의란

12화 ♠ 날라리 티쳐와 나

epilogue ♠ 영원히 영혼이…… 뭐야,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