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연애칼럼니스트 3년차.
그리고 연애가 취미인 여자.
지난 3년간 갈아치운 남자만 한 트럭.
절친한 친구의 소개로 차신오를 만나게 된다.
근데 소개팅은 핑계였고
알고보니 친구와의 금전관계를 떠맡아서
차신오를 그녀의 집 룸메이트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는데...

그녀 앞에 나타난 차신오.
재일교포 3세. 휴업중인 의사.
친구의 죽음으로 의사를 그만 두고
그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한국에 온 그가 억지 숙박계약을 들고
여름의 집에 들어가서 살게 되는데...

여름은 자신의 집에서 자유를 찾기 위해.
그도 쫓아내고 취미 생활을 누리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한여름, 차신오의
달달한 동거 스토리.


-본문 중에서-

“저, 유선이가 계약을 했다고요?”
그가 이 말을 듣고는 일어서더니 자신의 방에서 어떤 서류를 가지고 나와 나에게 내밀었다. 숙박 계약이라도 한 것인가. 근데 숙박 계약이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이상하다. 첫째, 낯선 사람을 들이지 않는다. 둘째, 귀가 시간은 10시. 셋째,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 구경을 시켜준다. 넷째, 아침은 함께 먹는다. 그리고 마지막, 이 조항들을 6개월 간 지키지 않을 시에는 투자 금액 1억을 회수?
“잠깐만요. 저희 집에 6개월 동안 홈스테이를 하는 대가로 1억을 투자하셨어요? 지금?”
“네.”
그가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1억이라고? 정유선 이거 완전 사기쳤고만. 아무리 신랑이 돈이 없어도 그렇지. 유선이 신랑이 투자 회사 다닌다고 했는데, 회사에서 시킨 건가?
“차신오 씨, 한국 물정을 잘 모르시나 보신데요. 1억이면 저희 집 같은 곳. 전세로도 입주하실 수 있어요. 전세 아시죠? 부동산을 빌리는 거요. 그리고 서울이 아니라면 그 돈이면 지방에서 아파트도 살 수 있다고요. 근데 이런 집에서 홈스테이 하는 것으로 1억을 쓰신다고요?”
그는 당황한 나의 목소리에도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다 알고 결정한 것인가?
“네. 알고 있습니다. 제게 이 홈스테이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니까요.”
도대체 이 남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뭔가 일이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억이라면, 유선이도 자신도 쉽게 돈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사람은 원래부터 우리 집을 원했다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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