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이 내 사람임을 내 영혼이 기억하고 찾아갈 것입니다. 
그대가 있는 곳으로 나는 항상 돌아오겠습니다. 
그대가 내게 그랬듯 저도 그대에게로 돌아와요.

내가 기억하는 나의 님……, 사랑합니다.

울지 마세요. 내 사랑하는 님이여.
당신 곁에 있어요. 영원히…….
굳건한 당신 볼 위에 바람을 느끼시면,
살포시 어루만지는 나의 손길. 
어느 아침 귓가에 지저귀는 새소리는 
당신을 깨우는 나의 목소리. 
영원을 엮어 당신 곁에 있습니다. 
나의 님이여! 당신은 울지 마소서.
제가 당신 곁에 있겠나이다.
그대 숨 쉬는 영원히. 

바람인가?
아니요. 진서예요.
아니지. 믿을 수 없다. 귓가에 속삭이던 새소리인가?
아니요. 그대의 진서입니다.
그래……, 꿈이라도 좋다. 네가 내게로 와서…….


- 본문 중에서 

취성(醉醒). 술이 깨어서 그럴 테지. 이 모든 번뇌는 그것으로 기인한 터. 
휘윤이 내려오라는 듯 두 팔을 벌렸다. 생각할 틈도 없이 진서가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거의 충돌하다시피 강한 힘으로 그에게 안겼다. 

격렬한 입맞춤, 그리고 어루만짐. 몸속 깊은 곳부터 뜨거워진다. 이 남자를 원하고 있다. 강인한 그의 무릎이 자신의 다리를 벌리기도 전, 진서는 저도 모르게 온몸을 활짝 열었다. 그를 향해 모든 것을 내주고 싶었다. 

단 한 번의 강한 힘으로 그가 깊숙이 들어왔다. 온몸을 가득 채운 환희, 그리고 열기. 바들바들 떨면서도 그 느낌을 놓치고 싶지 않아 진서는 휘윤의 목을 죽어라 끌어안았다. 
“눈 떠.”
그 남자의 깊숙한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심장이 저릿해서 결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넌 내 사람이다. 이제는 울지 마.”
진서가 힘겹게 눈을 떴다. 관통당할 듯한 검푸른 눈동자와 마주했다. 아무 말 없어도 서늘한 그 빛이 하는 말을 알아들었다. 
은애하고 있다. 
그의 말이 들리는 듯했다. 동시에 진서의 눈앞이 아득해지고, 심장이 욱신 조였다. 또륵 그의 목을 타고 구른 땀방울이 그녀의 가슴 위로 떨어지자, 그의 입술이 그곳을 덮었다. 강하게 빨아들인 움직임이 진서를 숨 막히게 했다. 
“흣!”
허리를 튕겨 올리고, 그의 어깨를 그러쥐었다. 
거칠 것 없는 휘윤의 질주에 따라 진서는 숨을 쉬지 못했다. 그저 그의 힘을 따라가기도 버거웠지만, 점점 더 그녀는 안을 채우는 환희에 비명을 질렀다. 

이서윤

iseoyun@daum.net
착실한 직장인에서 일탈을 꿈꾸고파 글을 시작한 소심쟁이.
꿈은 이뤄진다(夢想成眞)라는 믿음을 가진 낭만주의자.
해피엔딩이 좋아 로맨스를 쓰는 해피엔딩 마니아.
작가연합 ‘깨으른 여자들’에서 활동.

<출간작>
안개 속에 숨다, 왈가닥 결혼하다, 프레지던트, 매화우, 비연, 독감, 해후, 효월, 매혹의 포획자, 비애, 소유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