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르 녹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의 미운 마음, 예쁜 마음, 즐거운 마음, 짜증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온갖 감정들이 한데 뭉쳐 하나로 녹아 내린다.
단.무.지, 단순무식지랄의 표본인 명랑과 그에 맞선 싸가지 대마왕 수혁의 알콩달콩, 울퉁불퉁, 달콤 쌉쌀한 사랑이야기.

-본문 중에서-

“얼씨구? 웃기고 있네. 그럴 듯하게 포장하지 마쇼? 내 잘 들어보니 누난 그저 볼 장 다본 하찮은 인생이라는 소리잖어.”
한참 열을 내며 말하는데 여주 놈이 같잖다는 듯이 척하니 가로막는다.
‘감히 나의 인생을 통틀어 베스트 쓰리에 드는 값진 이야기를 하고 있는 마당에, 어디서 오만상을 찌푸리고 비아냥거린단 말인가?’
문가에 불량하게 삐딱한 포즈로 서서 못마땅하다는 눈길로 바라보는 놈은 명랑의 하나뿐인 혈육, 갖다 버려도 아깝지 않은 물건 동생 여주다. 저건 정말이지, 분리수거조차 될 수 없는 구제불능의 하자물이다.
예쁜 말만 한다면 -표면상으로- 누나를 위하는 참으로 기특하고 배려가 깊은 놈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리 말을 얄밉게 하나. 이걸로 명랑은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신은 공평하다고.
명랑의 방은 통일된 푸른 가구들과 함께 속이 거북하리만치 달콤한 향이 한데 어우러져 조금은 언발란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초콜릿을 만드니 오크목의 가구로 통일할 수도 있는 것이나, 어울리지도 않게 웬 푸른색을 이리도 좋아하는지.
여주는 방을 둘러보면서 어슬렁어슬렁 들어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울리지 않게도 깔끔하게 정리정돈이 된 침대, 책상, 책장 3종의 가구만 들여놓은 방안을 못마땅한 눈으로 훑어보다 침대 가에 털썩 주저앉았다.
여주의 행동에 베개를 덮어 두었던 얇은 수건이며 반듯하게 정리해 놓은 이불이 흐트러졌다. 그것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린 채 경고를 줄까, 말까 고민을 하고 있을 누나가 상상이 되어 여주는 피식, 웃어버렸다.
“한마디로 말이야, 누나는….”

6월 21일생, 쌍둥이 자리

틀에 박히고 예상을 할 수 있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엉뚱하고 이리저리 튀는 결말을 더 좋아하는 사람.
한 번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밑도 끝도 없이 파고드는 사람.강하고 거센 여자들을 좋아하는 편.
못생긴 것은 용서해도 가슴이 따뜻하지 않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사람.
여러 공주 중 능동적인 인어공주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
길고 미지근한 사랑보다 짧을 지라도 미친듯이 사랑을 해보고 싶은 사람.
그저 웃으며 지나갈 수 있는, 하지만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

이경하 (경하)

6월 21일, 쌍둥이자리.
소심한 A형에 게으름뱅이.
쓰고 싶은 글이 많아 손만 근질댈 뿐,
실천에 옮기지 아니함.
육식에 환장하긴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생명 애호가.

출간작으로는,
그대에게 프로포즈,
어린신랑,
사르르,
달콤한 악마,
마이 스위트 하트,
은루 1,2,
10번의 연애리허설,
선배와 그녀

현재 로망띠끄의 시크릿가든에서 '해요, 제대로, 거짓말'과 '사랑은 타이밍이다!'를 재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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