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웃이 이상하다!

그 남자, 차정우.
밤마다 전화하는 거로도 모자라 이젠 옆집으로 이사까지 오다니, 진짜 미쳐버리겠다.
여자가 저렇게 할 일이 없나?

내 이웃이 이상하다!

그 여자, 오나정.
귀지를 안파고 다녔나. 왜 저렇게 말귀를 못 알아듣는지 모르겠다.
내가 언제 저를 좋아해서 쫓아다녔다고 이 난리야? 미치겠다, 진짜.

이랬던 그들이,

“넌 충분히 예뻐. 사랑받을 자격 또한 충분해.”
“일부러 그렇게 위로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제부턴 자주 얼씬거릴 참이야. 눈에 자주 비쳐야 내게 정이 들 거 아냐, 네가. 그리고 믿진 않겠지만, 나는 보기보다 여려. 그래서 상처도 잘 받지. ……그러니 이제 일부러 피하고 그러는 건 그만하는 게 어때.”

이렇게 변했다.
과연 그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웬수같던 이웃에서 가슴 설레는 연인이 되기까지, 그들의 속사정을 파헤쳐보자!



<발췌글>

이건…… 뭐지?
낯선 남자에게서 도끼병 말기 환자의 향기가 느껴졌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필 이 순간 왜 그 인간이 떠오른 건지 알 수 없다고 구시렁대던 나정은 그 순간 보고 말았다.
사인을 다 받은 여자가 비켜선 찰나 잠깐 보였던 차정우 작가의 얼굴을.
“그, 그럴 리가. 그, 그냥 다, 닮은 사람일 거야. 그, 그럴 거야.”
혼이 나간 사람처럼 멍한 얼굴로 충격의 도가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나정의 차례가 바로 코앞까지 돌아왔고, 가까이에서 보니 점차 더 확실해지는 동일인물 가능성에 나정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자신이 그토록 존경하고 좋아하던 차정우 작가와 도끼병 말기 환자가 같은 사람이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시간 없습니다. 빨리 나오세요.”
사인회 주최 측 관계자의 재촉에 얼떨결에 걸음을 뗀 나정은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얼굴로 정우를 쳐다보았다.
“책, 주셔야죠.”
이 남자가 이렇게 온화하고 부드럽게 얘기할 줄도 아는 사람이었던가.
자신이 책을 줄 생각을 안 하자 그가 친절하게 손을 내밀었다.
“아, 예, 예.”
“성함이?”
“오, 오나정입니다.”
멋들어지게 사인을 한 그가 책 표지가 인쇄된 수첩과 함께 도로 건넸다.
“감사합니다.”
“아, 예. 여, 영광입니다.”
그가 내미는 책을 받아들고 넙죽 인사를 한 나정은 그냥 발길을 돌리려다 얼굴을 슥 들이밀고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 그런데 호, 혹시 저를 아세요? 보, 본 적이 있으세요? 옆집 여자라든지…….”
어쩌면 같은 인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작은 희망을 걸고 건넨 질문의 답변은 간단했다.
“여기에서까지 이러시면 안 됩니다, 스토커 씨.”
현실은 잔인했다.

문언희

온라인에서 진이(進理)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


- 출간작 -


<아주 특별한 프러포즈>
<당신의 심장에 정조준>
<그 남자의 애(愛)로스>
<그라비티>
<비(妃)의 보디가드>
<나의 곁으로>
<키스 미 달링>


- 출간 준비작 -

<이웃과 사랑에 빠지지 않는 방법>

미디어 리뷰가 없습니다.

별점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