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지은이_지옥에서온아내 설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 돌아와 거울 앞에 앉은 아내, 엄마, 그리고 여자예요.

덕분에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죠.

그래서 모든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꿈꾸고 있죠.

제 글이 누군가에게 잃어버린 사랑을 기억하게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며…….

[출간작]

전자책 [가면], [성에 갇힌 마녀], [씰의 남자], [동거 남녀], [태피스트리], [이 구역에 미친년은 나야.] 등 다수

종이책 [나도 사랑이 하고 싶었다], [폭우], [씰의 남자], [내시의 여자], [보스의 남자], [하루만이라도], [국서], [현월의 후예]

<도서 소개>

사무적인 어투의 구청장의 말에 나은은 깍듯하게 인사를 하며 구청장실을 나왔다. 이현이 곁에 있어 든든하긴 했지만 사적인 관계에서 보면 너무나 어려운 사이들이라 이현의 부담감이 없지 않았을 터라 걱정스럽기도 했다.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니…… 너도 알고 있던 일이냐?”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으니 저도 예사로이 여겼습니다.”

“그래…… 넌 발령받고 바로 동사무소로 나갔으니 알 턱이 없지. 그래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이제 수습하는 일만 남았다. 감사계장의 말처럼 이 일을 들춰내면 우리 구청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이 국민들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덮어두자니 나은 씨 말처럼 떳떳할 수가 없구나.”

“나은 씨는 그로 인해 오는 모든 일을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마도 견디기 어려울 것입니다. 내부고발자라는 꼬리표가 그녀가 이 조직에 있는 한 따라 다닐 테죠. 그렇다고 덮자고 할 수도 없으니 저도 걱정입니다.”

“난 말이다! 그 애가 너와 같은 길을 걷고 싶다고 한 말을 잊을 수가 없다. 너를 좋아한다는 말보다 너랑 같은 길을 걷고 싶다고 한 그 말이 두고두고 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그래서 애비는 그 애의 말처럼 어떤 여파가 불어올지라도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는 그 애를 도와주고 싶다. 비록 내 도움이 그 아이를 다시 치는 칼이 될 지라도 그래야 그 애가 자신과 너에게 떳떳할 것 같구나.”

“네. 그렇게 하십시오. 그녀에게 닥치는 해일은 제가 감싸주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해보자. 나은 씨에게는 네가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어라!”

“예. 아버지!”

구청장실을 나오는 이현은 아버지의 말처럼 자신이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 줄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지만 그래도 자신이 최선을 다해 그녀에게 보호막이 되어 줄 것이라 다짐했다. 이현은 나은에게 전화를 걸어 구청장의 결정을 전했다. 나은은 흔쾌히 감수하겠노라고 했다. 이현은 그녀의 당당한 모습이 너무나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그녀는 더 이상 날라리가 아니었다. 목적의식도 없이 뜻 없이 뛰어든 공직의 뜨내기가 아니라 사명감을 가진 당당한 서기보 시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