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출간된 작품의 종이책 출간본입니다]

[그녀의 짝사랑의 시작, 아니 짝사랑의 저주는 그 인간 이강현을 만나고서부터였다.]

14살 강주원에게 찾아온 첫사랑은 짝사랑으로 끝나버렸다.
그리고 11년 후 다시 만난 이강현을 또 다시 짝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다.

고등학생 3학년이었던 강현에게 주원은 그저 어린 동생이었을 뿐이었다.
아련하고 애뜻한 기억으로 11년 전에 헤어진 그녀가 여자가, 그것도 경찰이 되어
나타났다.


[본문 중에서]


“심심해?”
“조금.”
갑자기 답답함을 느낀 강현이 몸을 바로하고 주머니를 뒤지다 이내 그를 뚫어지게 보고 있는 주원과 눈이 마주치자 아차 싶었던지 동작을 멈췄다.
“담배 찾아?”
“어? 어, 아니야.”
“흥!”
다 안다는 듯 콧방귀를 뀌며 그에게서 얼굴을 돌리고 무릎에 얹은 팔에 턱을 괴고 앞을 주시했다.
“그렇게 당황할 거 없어. 새벽에 몰래 밖에 나와 피우는 거 봤으니까.”
절대로 자신의 방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는 주원의 말에 강현은 가끔 다른 식구들이 다 잠든 새벽에 마당에 나와 한 대씩 피우곤 했는데 아마 그걸 본 모양이다.
“학생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질문이라기 보단 혼자의 중얼거림에 가까운 말에 강현의 입에서 기분 좋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풋! 학생은 맞는데 태준이 말 안 했나 본데 나 미성년 아니다.”
주원이 고개를 돌렸다. 무슨 뜻인지 아직 이해가 되지 않았는지 큰 눈을 껌뻑거리기만 했다.
“휴우, 1학년 때 사정이 있어서 일 년 쉬었다 다시 복학한 거야.”
“사고 쳤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기하게 쳐다보는 모습이 마치 토끼 같아서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아마 주원에겐 학교를 휴학한다는 게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일 것이다.
“아니, 아파서.”
“엥? 아파?”
그를 위아래로 쳐다보는 주원의 얼굴엔 의구심이 가득했다. 그의 몸은 아픈 거완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팔뚝은 그녀보다 두 배는 더 굵어 보이는데다 청바지 아래 감춰져 있는 다리는 만져 보진 않았지만 꽤 단단해 보였다.
“오토바이 사고였어. 겨우 의식을 차려 보니까 병원이더라고. 그때 이후론 절대 오토바이는 안 타. 그 대신 권투를 하지. 내가 너한테 별걸 다 말하네.”
주원은 그가 말하는 내내 고개를 끄덕여 보이다 갑자기 정색을 했다. 강현이 묻는 듯 물끄러미 쳐다보자 불쑥 말을 내뱉었다.
“오빠 깡패야?”
‘오빠?’
강현은 깡패냐고 묻는 그녀의 말엔 아무런 반응도 않고 오빠라는 말만 그의 머리를 강하게 파고들어왔다.
“그런가 보네.”
대답을 않자 저 혼자 단정을 내린 듯 눈이 더욱 커진 주원을 쳐다보던 강현은 큰소리로 웃었다.
“하하하…….”
‘이 인간은 깡패라는데도 뭐가 기분이 좋은 거야. 하여튼 미스터리하다니까.’
“나 들어가.”
엉덩이를 탈탈 털며 일어나자 교복 치마가 그의 눈앞에서 팔랑거렸다. 그 모습이 너무나 순수해 보여 그의 가슴을 따듯하게 했다.
“나, 깡패 아냐.”
뒤에 들려온 그의 목소리에 주원은 문고리를 잡고 멈춰선 채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봤다.
“그리고 고맙다.”
“뭐가?”
“오빠라고 해줘서.”
“내가 언…….”
내가 오빠라고 했다고? 언제? 순간 아까 무심코 오빠 깡패냐고 한 말이 생각이 난 주원은 얼굴이 빨개졌다. 
“쳇! 별것도 아닌데 뭐.”
후다닥 집 안으로 들어가는 그녀의 뒤에서 강현의 웃음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하하하…….”
‘귀여운 것.’

작가약력 : 김성희
필명 : 세실리아
모토 : 초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자.
읽는 사람이 행복을 느낄수 있는 글을 쓰기위해 노력하는 글쟁이이고 싶습니다.
   
현재 로망띠끄와 작가연합 카페 오아시스를 찾다에서 활동중.
이메일 : shee16@naver.com

출 간 작 :
사랑해 꼬맹아
사랑 바이러스
심장에 박혀버린 너

출 간 예 정 작 :
짝사랑의 달인
내 단 하나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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