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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다섯번째 왕후
원종 지음로망띠끄2015.01.19
| 판매정가 | : |
|---|---|
| 판매가격 | : 3,600원 |
| 적 립 금 | : 72원 |
| 파일용량 | : 2.60 MByte |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 독자평점 | :  [참여수 1명] |
| 듣기기능 | :  TTS 제공 |
| ISBN | : 979-11-258-00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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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는 태왕의 얼굴도 보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인사를 했다.
"폐하... 아비를 살려 주어 감사하옵니다."
"그 말을 하러 건너왔느냐?"
"예, 폐하."
"왕후전에서 잠을 자보니 어떻더냐? 현무궁보다 훨씬 크고 으리으리한 곳이라 욕심나지 않더냐? 왕후전의 모든 것이 너의 것이 될 터인데? 아직도 하인의 첫째 부인이 되고 싶은 거냐?"
"아니옵니다. 저는 어젯밤 현무궁에 있었습니다."
"감히... 짐의 명을 어겼단 말이냐? 분명 왕후전의 침소를 쓰라 일렀는데?"
"저는 아직 왕후가 아니옵니다. 왕후가 될 생각도 없사옵니다. 옥좌의 주인이 따로 있듯이 왕후전의 주인도 따로 있을 것이옵니다."
태왕은 점점 화가 치밀었다. 술을 마시고 꿀물도 마시지 못한 속이 쓰려왔다. 태왕이 참지 못하고 추궁했다.
"네가 버틸수록 네 아비와 정인의 목숨이 위험해지는 것을 모르느냐?"
"폐하께서 잔인한 분이신 줄은 진작에 알았으나 이토록 용렬한 분일 줄은 몰랐사옵니다."
태왕은 빈 속에 쓴물이 올라왔다.
"어허, 말이 지나치구나. 겁쟁이로도 부족하여 용렬하다?"
"어찌 태왕의 위세로 백성을 겁박하시옵니까?"
시루는 언제나 태왕의 아픈 곳을 정곡으로 찌르는 재주가 있었다. 태왕은 간신히 화를 참으며 말했다.
"위세라 했느냐? 설마 고구려 태왕이 여인 하나를 얻자고 위세를 부리겠느냐? 아침부터 자청하여 짐의 침소에 들어온 여인의 입에서 그런 말을 들으니 어젯밤에 마신 술이 다 올라오는 듯하다. 짐을 시험하지 말라. 짐은 손가락 하나로 너의 목을 눌러 죽일 수 있다."
시루가 어여쁜 입술로 태연히 고했다.
"하나뿐인 목숨이나 폐하께서 원하시면 거두소서. 폭군의 왕후가 되느니 지금 죽는 게 나을 것이옵니다."
"폭...군?"
"네 분의 왕후를 죽이셨는데 폭군이 아니옵니까?"
태왕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윗몸을 가린 자리옷을 벗어던졌다. 시루는 자신이 옷을 벗은 듯 얼굴이 새빨개져서 어쩔줄 몰라했다. 태왕은 가슴을 펴고 시루에게 한 발 다가갔다. 시루가 놀라 두 걸음이나 물러섰다. 아비와 오라비가 둘이나 있었으나 사내의 벗은 몸을 대한 적이 없는 얼굴이었다.
"이제 와서 짐을 피하는 것이냐? 짐을 보겠다고 침소에 들어온 것이 너였다. 짐이 부른 게 아니다."
태왕이 시루에게 다가갔다.
"짐이 너의 벗은 몸을 보았으니... 너도 짐의 벗은 몸을 봐야겠지?"
시루는 당황하여 뒤돌아섰다. 태왕이 나직이 말했다.
"돌아서라."
"폐하... 옷을 입으소서."
"시루야... 사내 앞에서 그리 쉽게 뒤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
시루가 놀라 돌아섰다.
"폐하...?"
"사냥꾼이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언제인 줄 아느냐? 사냥감이 도망가기 시작할 때이다. 그 때가 가장 활을 쏘기 좋다. 사냥꾼이 무섭다고 사냥꾼에게 등을 보인다면... 잡혀 죽는다."
시루가 놀라 토끼눈으로 태왕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앵두같은 입술이 태왕을 끌어당겼다. 태왕이 시루에게 바짝 다가섰다.
"짐을 폭군이라 했으니... 폭군다운 모습을 보여 줄까?"
태왕의 팔이 시루의 허리를 쓸어안았다. 시루는 피하지 못했다. 태왕이 고개를 숙이자 시루의 이마에 입술이 닿을 듯했다.
"꿀물을 가져오너라."
태왕의 입술이 시루의 이마를 쓰다듬자 시루가 놀라 얼어붙었다.
"서둘러라... 늦으면 네 입술로 대신할 것이다."
시루가 놀라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힘껏 저었다. 나중에는 태왕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도리질을 했다. 시루의 탐스러운 머리카락에 가슴이 간지러웠다. 그제야 태왕이 시루의 허리를 감은 팔을 풀었다. 시루가 급히 침소를 나갔다. 잠시후 꿀물이 든 그릇을 든 해근이 들어왔다.
"떡시루는 어디로 내빼고 네가 왔느냐?"
"현무궁으로 뛰어가셨사옵니다. 효만도 따라갔사옵니다."
"뛰어가?"
"예, 폐하. 현무궁의 주인께서 많이 놀라셨는지 빨개진 얼굴로 뛰어가셨사옵니다. 그러게 겉옷을 입으시지 아침부터 옥체 자랑을 하셨사옵니까? 아무리 폐하의 옥체가 우람하시다 해도 어찌 처녀 앞에서..."
"내 벗은 몸 때문에 놀란 게 아니다..."
태왕이 빙긋 웃었다. 태왕은 꿀물을 마셨다. 시루의 입술을 맛본 것처럼 달디 달았다. 시루는 아직 다른 사내에게 입술을 내주진 않았다. 입술은커녕 이마조차도 내 준 적이 없었다.
"폐하... 아비를 살려 주어 감사하옵니다."
"그 말을 하러 건너왔느냐?"
"예, 폐하."
"왕후전에서 잠을 자보니 어떻더냐? 현무궁보다 훨씬 크고 으리으리한 곳이라 욕심나지 않더냐? 왕후전의 모든 것이 너의 것이 될 터인데? 아직도 하인의 첫째 부인이 되고 싶은 거냐?"
"아니옵니다. 저는 어젯밤 현무궁에 있었습니다."
"감히... 짐의 명을 어겼단 말이냐? 분명 왕후전의 침소를 쓰라 일렀는데?"
"저는 아직 왕후가 아니옵니다. 왕후가 될 생각도 없사옵니다. 옥좌의 주인이 따로 있듯이 왕후전의 주인도 따로 있을 것이옵니다."
태왕은 점점 화가 치밀었다. 술을 마시고 꿀물도 마시지 못한 속이 쓰려왔다. 태왕이 참지 못하고 추궁했다.
"네가 버틸수록 네 아비와 정인의 목숨이 위험해지는 것을 모르느냐?"
"폐하께서 잔인한 분이신 줄은 진작에 알았으나 이토록 용렬한 분일 줄은 몰랐사옵니다."
태왕은 빈 속에 쓴물이 올라왔다.
"어허, 말이 지나치구나. 겁쟁이로도 부족하여 용렬하다?"
"어찌 태왕의 위세로 백성을 겁박하시옵니까?"
시루는 언제나 태왕의 아픈 곳을 정곡으로 찌르는 재주가 있었다. 태왕은 간신히 화를 참으며 말했다.
"위세라 했느냐? 설마 고구려 태왕이 여인 하나를 얻자고 위세를 부리겠느냐? 아침부터 자청하여 짐의 침소에 들어온 여인의 입에서 그런 말을 들으니 어젯밤에 마신 술이 다 올라오는 듯하다. 짐을 시험하지 말라. 짐은 손가락 하나로 너의 목을 눌러 죽일 수 있다."
시루가 어여쁜 입술로 태연히 고했다.
"하나뿐인 목숨이나 폐하께서 원하시면 거두소서. 폭군의 왕후가 되느니 지금 죽는 게 나을 것이옵니다."
"폭...군?"
"네 분의 왕후를 죽이셨는데 폭군이 아니옵니까?"
태왕은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윗몸을 가린 자리옷을 벗어던졌다. 시루는 자신이 옷을 벗은 듯 얼굴이 새빨개져서 어쩔줄 몰라했다. 태왕은 가슴을 펴고 시루에게 한 발 다가갔다. 시루가 놀라 두 걸음이나 물러섰다. 아비와 오라비가 둘이나 있었으나 사내의 벗은 몸을 대한 적이 없는 얼굴이었다.
"이제 와서 짐을 피하는 것이냐? 짐을 보겠다고 침소에 들어온 것이 너였다. 짐이 부른 게 아니다."
태왕이 시루에게 다가갔다.
"짐이 너의 벗은 몸을 보았으니... 너도 짐의 벗은 몸을 봐야겠지?"
시루는 당황하여 뒤돌아섰다. 태왕이 나직이 말했다.
"돌아서라."
"폐하... 옷을 입으소서."
"시루야... 사내 앞에서 그리 쉽게 뒤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
시루가 놀라 돌아섰다.
"폐하...?"
"사냥꾼이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언제인 줄 아느냐? 사냥감이 도망가기 시작할 때이다. 그 때가 가장 활을 쏘기 좋다. 사냥꾼이 무섭다고 사냥꾼에게 등을 보인다면... 잡혀 죽는다."
시루가 놀라 토끼눈으로 태왕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앵두같은 입술이 태왕을 끌어당겼다. 태왕이 시루에게 바짝 다가섰다.
"짐을 폭군이라 했으니... 폭군다운 모습을 보여 줄까?"
태왕의 팔이 시루의 허리를 쓸어안았다. 시루는 피하지 못했다. 태왕이 고개를 숙이자 시루의 이마에 입술이 닿을 듯했다.
"꿀물을 가져오너라."
태왕의 입술이 시루의 이마를 쓰다듬자 시루가 놀라 얼어붙었다.
"서둘러라... 늦으면 네 입술로 대신할 것이다."
시루가 놀라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힘껏 저었다. 나중에는 태왕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도리질을 했다. 시루의 탐스러운 머리카락에 가슴이 간지러웠다. 그제야 태왕이 시루의 허리를 감은 팔을 풀었다. 시루가 급히 침소를 나갔다. 잠시후 꿀물이 든 그릇을 든 해근이 들어왔다.
"떡시루는 어디로 내빼고 네가 왔느냐?"
"현무궁으로 뛰어가셨사옵니다. 효만도 따라갔사옵니다."
"뛰어가?"
"예, 폐하. 현무궁의 주인께서 많이 놀라셨는지 빨개진 얼굴로 뛰어가셨사옵니다. 그러게 겉옷을 입으시지 아침부터 옥체 자랑을 하셨사옵니까? 아무리 폐하의 옥체가 우람하시다 해도 어찌 처녀 앞에서..."
"내 벗은 몸 때문에 놀란 게 아니다..."
태왕이 빙긋 웃었다. 태왕은 꿀물을 마셨다. 시루의 입술을 맛본 것처럼 달디 달았다. 시루는 아직 다른 사내에게 입술을 내주진 않았다. 입술은커녕 이마조차도 내 준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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