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 되게 신경 쓰이네.

자신이 이사한 집에 다른 누군가가 이사를 하고 있다는 황당한 전화를 받고 경찰서를 찾은 동완. 그곳에서 그는 아이를 안고 있는 선우와 대면하게 되고, 그녀에게 당장 짐을 빼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 후로도 끈질기게 찾아와 집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막무가내로 아파트 앞마당에 텐트까지 치고 사는 선우!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동완은 갓난아이와 텐트에서 지내고 있는 선우가 점점 신경 쓰이자 결국 그녀를 집 안으로 불러들이게 되는데…….

▶잠깐 맛보기

“내가 남자로 보입니까?”

아무래도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모양이다. 변덕을 부려도 유분수지.

“취하신 모양이에요.”

“한 번도 내가 남자로 보였던 적 없습니까?”

“……없었어요. 한 번도.”

거짓말이 서툰 여자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손을 잡아 빼려는 그녀를 더욱 세게 붙들었다. 바보 같은 짓이었다.

“정말 없었습니까?”

“……네.”

여자를 밀어낸 것은 본인이었으면서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정말이지 술기운 탓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다정하게 굴어 놓고, 그렇게 따듯하게 바라봐 놓고,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제 이름을 불러 놓고 남자는 아니란다.

“그만 들어가요. 내가 더 취해 버리기 전에. 정말 정신 나간 짓을 저질러 버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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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에필로그 - 그 남자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