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운명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튀어라!

로맨스 소설에 빠져 재벌가 왕자님이 자신의 앞에 나타나기를 바라는 이차란.

그런 그녀의 앞에 반말 찍찍 내뱉고 담배까지 피워무는 구제불능 녀석이 나타났다.

악연으로 얽힌 이 녀석을 다시는 보지 않기를 빌고 또 빌었지만.

오, 맙소사. 이 사람이 진정 내 운명이라고?!

▶잠깐 맛보기

“또 너냐?”

무심코 고개를 돌렸던 덕훈의 눈이 저도 모르게 커졌다. 아침에 보았던 아줌마였다.

“이젠 사기까지 치니? 이봐요, 아가씨. 얘가 뭐라고 꼬셨는지 모르지만 똥 밟았다 생각하고 그만 가요. 이 학생이 나이에 비해 좀 성숙해 보이기는 하지만 속은 아직 어리거든요.”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긴? 아가씨가 이 학생을 만나면 원조교제가 된다니까요! 몰라요, 원조교제?”

여자가 그의 위아래를 훑었다.

“하긴, 이렇게 입으니까 대학생처럼 보이기도 하네. 하지만 분명히 이 친구는 고등학생이에요. 아가씨, 설마 원조교제로 고발당하고 싶진 않겠죠?”

“이 여자가 정말, 사람을 잘못 봤으면 사과하고 가요. 말도 안 되는 헛소리하지 말고!”

싸우듯 말을 주고받는 두 여자를 피해 그는 슬쩍 뒤로 물러섰다. 이쯤에서 빠지면 되겠다 싶은 생각에 몸을 뒤로 돌리려는 순간, 귀에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야. 이것 좀 놔, 요. 놓으라고, 요!”

“뭐, 놔? 웃기고 있네. 내가 오늘 일진이 안 좋아서 더 이상 힘 빼는 일은 사양하고 싶었는데 도저히 못 참겠다. 어른은 청소년을 올바른 길로 선도할 책임이 있다, 이 말씀이야.”

“이, 아줌마가 정말!”

애리가 덕훈의 귀에서 차란의 손을 확 잡아떼고 그의 재킷을 뒤져 지갑을 꺼내 주민등록증을 여자의 눈 앞에 들이밀었다.

“똑똑히 봐요. 아줌마, 우리 오빠는 스물일곱 살, 성인 남자예요!”

▶목차

1. 그녀, 우연히 그를 만나다.

2. 그녀, 도둑맞았던 명예를 되찾다.

3. 그녀와 그, 우연히 재회하다.

4. 그녀, 상황을 오해하다.

5. 그녀, 그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다.

6. 그, 태클 거는 그녀에게 옐로우 카드를 내밀다.

7. 그녀, 맨손으로 소매치기를 잡다.

8. 그, 가까스로 운명을 피하다.

9. 그녀와 그, 서로 엇갈리다.

10. 그, 그녀의 운명론에 대항할 방법을 찾아내다.

11. 그녀, 그와 사귀기 시작하다.

12. 그녀와 그, 비명을 지르다.

13. 그녀, 그의 입술에 도장을 찍다.

14. 그, 그녀와 함께 물 위의 집에 가다.

15. 그녀, 그와 함께 방에 갇히다.

16. 그녀와 그, 신비한 인체탐험에 몰입하다.

17. 그, 그녀에게 태클을 당하다.

18. 그, 오해의 늪에 빠지다.

19. 그녀, 기꺼이 그를 위해 부처님 손바닥이 되다.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