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나를 알아봐 줘요….

갑작스러운 아버지 회사의 부도. 창훈이 군 복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 있었다. 부도의 충격으로 반신불수가 된 아버지와 도망가 버린 어머니. 창훈은 아버지의 병원비를 대기 위해 학업도 중단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든다.

당장 먹고살기에도 빠듯하여 사랑 따윈 하지 않겠다고 창훈은 결심하지만, 그는 넘보아선 안 될 부잣집 딸 윤설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윤설의 집에 인사를 드리고자 간 창훈은 그녀의 아버지에게 내쫓겨난다. 그 힘겨웠던 밤 창훈은 길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해 기억마저 잃고 마는데….

▶잠깐 맛보기

“노골적으로 사람 훑어보는 게 의사 선생 취밉니까? 이거 작업을 걸어도 너무 본격적으로 걸어서 상대방이 민망할 지경입니다.”

딸랑. 문 위에 매달아 놓은 풍경 소리만 울려 대고 뭐라 반박할 여지도 주지 않고 사내가 나가 버렸다.

윤설은 그대로 오만한 사내의 뒤를 쫓아 나갔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그가 눈에 들어왔다. 윤설은 눈이 따끔거리고 아파 미칠 것만 같았다. 분명 그가 맞았다. 아무리 봐도 이 사람은 김창훈이다. 의심을 하기에는 너무도 닮아 있는 모습이었다.

“김창훈! 선배! 나 모르겠어?”

따질 작정으로 쫓아 나간 그녀의 입에서는 너무도 예상 밖의 말이 터져 나왔다. 윤설은 스스로도 당황스러워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자 사내의 입에 차가운 조소가 서렸다.

“이게 작업 멘트?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멘트는 너무 식상한 거 아닌가?”

▶목차

Prologue

Chapter 1. 촌스러운 만남

Chapter 2. 기다림, 또는 설렘

Chapter 3. 손을 내밀다

Chapter 4. 애욕(愛慾)

Chapter 5. 기억의 잔혹함

Chapter 6. 탐결(貪結)

Chapter 7. 아름다운 애가(哀歌)

Chapter 8. 달콤하고 씁쓸한 이런 사랑

Chapter 9. 흐림, 때때로 소나기

Chapter 10. 먼지처럼 홀연히

Chapter 11. 회귀(回歸)

Chapter 12. 달무리

Chapter 13. 벗겨지는 베일

Chapter 14. 문신(文身)

Chapter 15. 회색기억

Chapter 16. 인연의 사슬

Chapter 17. 제자리걸음

Chapter 18. 영원의 봄날

* 이 전자책은 2005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귀향〉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