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서로 마주보기!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그래도 오랜 짝사랑은 때로는 기적을 일으킨다.

누구나 한 번쯤 간직한 첫사랑의 기억이 마지막 사랑이 되었다.

떠난 버스는 다시 잡을 수 없어.

- 그 여자, 김은호. 일명 워커홀릭.

형? 오빠? 짜식아, 네가 그러니 내가 헷갈렸잖아!

뒤늦게 알아본 진정한 사랑에 가슴 끓이는 자뻑 왕자, 정윤호.

넌 가만히 있어, 내가 다 알아서 해!

- 그 남자, 정윤호. 일명 자뻑 왕자.

헤어짐 4년 만에 환자와 한방병원 한의사로 재회한 호호 커플의 사랑 성공기.

▶잠깐 맛보기

‘형을……, 헷갈리게 했다고? 내게는 그것이 편해서 그랬어. 남동생 같은 후배라는 이름을 뒤집어쓰고, 그렇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는 비겁하게 숨어 있었어.’

물기 머금은 윤호의 입술은 차가웠다. 평소와 같은 그의 따뜻하고 달콤한 숨결이 아닌, 알코올과 뒤섞인 알싸한 치약 내음이 밀려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설레고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움이 은호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어느 순간 윤호는 거칠어졌다. 거침없이 뜨거움이 밀려들어 은호의 숨을 막았다. 깊게 들어온 혀가 그녀의 것을 감았고, 한없이 빨아들였다.

“하.”

부드러운 입술, 알싸한 향. 가슴이 떨렸다. 온몸이 심장이라도 된 듯 쿵쿵거렸다. 그녀의, 여자인 김은호의 온 생을 통틀어 한 번뿐인 첫 키스이다. 머릿속이 몽롱해지고, 황홀해졌다. 얼굴을 감싼 그의 손을 움켜쥐고, 은호는 또다시 주르륵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 다른 여자의 남자.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아무런 의심 없이 자신을 향해 웃어 주던 한 여자의 표정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주저함과 떨림, 아픔이 동시에 겹쳐졌다.

‘그래도 지금 나는……, 형 놓지 못해. 김은호는 미쳤거든.’

단 한 번 허락된 일탈.

‘사랑해. 사랑해……, 윤호 형!’

은호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스스로 입술을 열어 그를 받아들였다. 해일처럼 밀려오는 그의 열기를 온전히 받아들였다. 가는 팔을 들어 힘을 다해 윤호의 널따란 등을 끌어안았다.

“으음…….”

거친 숨결처럼 윤호는 부드럽지 않았다. 되는 대로 은호의 옷을 벗겼고, 급하게 자신의 옷도 벗었다. 뿌옇게 흐린 시야로 우뚝 솟은 그의 남성을 보면서 은호는 눈을 감았다.

‘후회하지……, 않아.’

▶목차

프롤로그

1. 첫사랑의 기억, 그리고 4년 후

2. 그해, 첫눈이 내리던 날

3. 자뻑 왕자, 정윤호

4. 위험한 남자

5. 그 남자의 사정

6. 김은호, 사귀자!

7. 혼자는 외롭답니다

8. 위층 남자는 변강쇠

9. 위층 아저씨, 아래층 아가씨

10. 착한 남자가 될 테다

11. 결혼해 줘, 은호야!

12. 사랑은 나무를 타고

에필로그

* 이 전자책은 2007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인형의 꿈〉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