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심장에 새겨진 지독한 사랑.

아버지의 외도에 충격받은 어머니가 자신을 고아원에 버리고 떠나자 진윤은 부모에 대한 원망만을 가득 안은 채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 그는 결국 아버지가 사랑한 여자의 딸, 유빈과 결혼하여 그녀에게 큰 상처를 안김으로 복수에 성공하지만, 그럴수록 그의 마음은 괴롭기만 하다. 그렇게 알 수 없는 감정에 흔들리던 진윤은 마침내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 이로 인해 그의 갈등은 더욱 커져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윤진은 사무실을 방문한 예전 약혼녀로부터 기습적인 키스를 당하고, 마침 자신을 찾아온 유빈에게 그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잠깐 맛보기

“다가오지 마.”

“설명 들어, 서유빈!”

“설명? 하, 언제나 잘나신 박진윤 씨는 변명거리도 많으셨죠. 입술에 묻은 립스틱이나 닦아요. 더러워.”

유빈은 목이 메었다. 이렇게 살 수 없었다. 이제 아이가, 아이가 있었다.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는 자신 하나로 충분했다.

“이렇게 살 수 없어. 나는 당신과 정식으로 결혼한 아내야. 당신의 이런 치졸한 복수 따위, 부질없다는 걸 당신이 깨달을 때까지 무시하려 했는데, 더 이상 그럴 수 없어.”

“서유빈, 설명 들으라 했다! 미쉘은…….”

“혹시 당신 약혼녀라도 되나요, 당신의 진짜 부인이 될?”

유빈은 돌아섰다. 그라는 평범함에서 박진윤이라는 소중한 이름으로 다가온 남자. 유빈은 돌아보지 않았다. 그대로 비틀거리며, 그곳을 떠났다.

▶목차

7. 우리 젊었던 여름날

8. 건널 수 없는 강

9. 인연, 붉은 실을 끊다.

10. 천륜(天倫)

11. 서호(西湖) 호숫가에서

12. 아버지

13. 달의 노래

14. 서천(曙天), 새벽하늘

에필로그

못다 한 이야기

* 이 전자책은 2006년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악마와의 결혼〉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