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렇게 무책임해?”
“무책임하다니요?”
룩희가 되물었고, 류는 침대에서 벌떡 몸을 일으킨 그녀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며 말했다.
“어제 일은 하룻밤의 불장난이었단 말을 들을까 봐 겁났던 거 아니었어?”
그가 다가오자 물씬 풍기는 미야향이 현기증을 유발했다. 룩희는 뒤로 물러서며 그의 시선을 피했다.
“류 과장님께 폐 끼치고 싶지 않았어요. 저 때문에 신경 쓰게 하고 싶…….”
“이름만 부르랬잖아.”
룩희의 말을 자른 류가 자꾸만 뒤로 물러서는 그녀의 팔을 거세게 낚아챘다.
“네 허락을 얻었으니, 내 확신을 주려고 왔다.”
룩희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녀의 팔을 낚아챘던 류의 손이 어깨 위로 올라갔다. 진지한 눈빛을 유지한 류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보고 싶어서 왔어.”
“책임감 느끼지 않으셔도 돼요.”
룩희가 억지웃음을 띠며 말하자, 류는 어깨에 감았던 팔을 끌어 당겨 룩희를 가슴에 안았다.
“사람들을 사랑해주는 것엔 익숙하면서, 정작 남잘 사랑하는 덴 서툴군.”
“미안해요…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요.”
“그럼 지금부터 내가 가르쳐 주지.”
류의 손이 흐트러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었다. 조심스레 그녀를 끌어안은 류의 입술이 가녀린 목에 키스를 하며 낮게 속삭였다.
“넌 그냥 받아들이면 돼, 나를…….”
룩희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곧이어 그의 숨결이 입술에 닿았고, 그의 팔이 그녀의 가슴을 단단하게 조여 왔다. 류는 꼭 감은 그녀의 눈에 입을 맞췄다. 룩희의 작은 몸을 제 품속으로 꼭 끌어당긴 류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느껴지지 않아? 이렇게 미친 듯이 두근거리고 있잖아.”
둥둥, 요란하게 울리는 그의 심장이 룩희의 귀를 울렸다. 빠른 심장의 진동이 룩희의 뺨으로 전해졌다.
“들려요. 심장소리…….”
"지금 이 심장이 네게 반했다.”
류는 몸을 꽉 조였던 팔을 느슨하게 풀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커다란 눈망울엔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깜빡, 룩희가 눈을 움직이자, 쏟아질까 염려했던 눈물이 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애잔한 눈으로 그녀와 시선을 맞추던 류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눈물을 입술로 핥았다.
“그러니까 너도… 내게 반해줘.”
손을 등 뒤로 가져간 류는 병실 문을 잠갔다. 딸깍,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병실을 밝히고 있던 불도 꺼졌다.
-정심심Mental Clinic 본문 중에서-

예성병원 본원에서 독립한 신개념 정신병원 정MC.
정MC에서 벌어지는 복수와 음모, 그리고 사랑.
일과 사랑의 초임, 이룩희.
일과 사랑의 프로, 정 류.
그리고 아픈 사랑의 대가로 가슴이 불타버린 여자, 조영주.
정MC에서 벌이는 복수와 음모, 그리고 봄바람처럼 향긋한 사랑.

I am : 손보경

Motto : 겸손하자 노력하자 인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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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 : 숨 막히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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