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니 백작과 사랑의 도피행을 벌인 친구 세라를 찾기 위해 베네치아에 온 페트라.
그러나 백작은 세라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잡아뗀다.


▶책 속에서

「페트라 손틴이라고 합니다. 선생님과 만난 적은 없습니다만, 나는 세라의 친구입니다」
「세라? 세라가 누굽니까」
「세라 햄링 말입니다」

짧은 침묵이 흐른 뒤 카를로 베리니가 입을 열었다.

「누구 얘기를 하는 건지 나는 전혀 알 수가 없군요. 그런 이름은 들은 적도 없는데요」
「알고 계실 텐데요. 2주일 전에 세라를 베네치아로 데려가 선생님의 궁전에서 묵도록 해주셨지 않습니까? 선생님은 파리에서 세라를 알게 되었고… 기억하고 계실 텐데요」

카를로 베리니는 당혹해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화가 잘못 걸린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장난전화를 하고 있거나… 어쨌든 더 이상 당신과 얘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페트라는 급히 말했다.

「내가 통화하고 싶은 사람은 카를로 베리니라는 분으로 베네치아의 베리니 궁전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그분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세라를 알고 계실 텐데요」
「아까도 말했지만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군요. 난 당신의 친구란 사람을 알지도 못할 뿐더러 그 친구란 사람이 이 궁전에 묵은 일도 없습니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시죠. 이쪽으로는 두번 다시 전화를 걸지 마십시오」
말을 마치고 카를로는 전화를 끊었다.


▶ 목차
1-8

샐리 웬트워스는 영국 허트포드샤이어 출신으로 런던 플리트 가에서 출판 일을 하며 글쓰기를 배웠다. 결혼과 함께 다시 고향으로 온 뒤부터는 더욱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항상 책을 끼고 다니는 그녀는 공예에도 특별한 조예가 있다. 틈나는 대로 가족과 발레, 연극 관람을 즐기며 여름에는 열린 음악회 등에 참석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내셔널 트러스트 그불의 회장으로 빡빡한 시간 속에서도 글 쓰는 데 게을리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주위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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