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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내 동생 건들면 너희는 다 죽은 목숨이다 5권
몰포 지음도서출판 가하2022.02.09
| 판매정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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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가격 | : 4,300원 |
| 적 립 금 | : 0원 |
| 파일용량 | : 1.07 MByte |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 독자평점 | :  [참여수 0명] |
| 듣기기능 | :  TTS 제공 |
| ISBN | : 979-11-300-518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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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교체 안내] (2023/09/18)
1. 작품 소개
나는 열여섯의 로잘리테가 되었다.
침대에서 굴러떨어지고 눈을 떴더니 고전, 막장, 피폐, 치정, 환장의 BL소설 ‘푸른 별밤의 아스테리온’에 빙의했다. 그것도 인생 막다른 길에 다다라 자살하는 남자주인공 아스테리온의 누나 로잘리테로.
스토리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결말에 이르렀는데 그 순간, 로잘리테에 빙의했던 열여섯 살로 돌아와 있었다.
이게 정답이 아닌 것 같았기에 동생을 곱게 키워봤다, 이번엔 외부요인으로 사망했고 로잘리테는 다시 회귀했다.
방향을 바꿔봤다. 동생이 아니라 자신에게 몰두하고 단련했다.
이것도 아닌 것 같다. 마법을 배우다가도 회귀했고, 마탑 졸업논문 완성 파티를 하다가도 회귀했다.
끝없이 열여섯으로 돌아오는 로잘리테 록스버그, 나는 곱게 죽을 방법을 찾고 있다.
2. 작가 소개
몰포
3. 차례
#21회차 : 스물셋의 로잘리테 (2)
#외전 : Why, or why not
#21회차 : 스물셋의 유락한 로잘리테
#21회차 : 스물셋의 변사하는 로잘리테 (1)
#외전 : 반짝반짝 작은 별
4. 미리 보기
예상한 대로 나는 근신 처분을 받아 황태자궁에서 자숙기간을 가졌고, 잭은 꿈에 그리던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리온은 어거지로 황궁 명예 근위대장직을 얻어냈다.
아스테리온 씨는 내 후광을 등에 업고 대단히 으스대며 근위대에 출근했으며, 클리셰적인 클리셰로 뒷담을 엄청나게 까였고 결투 신청도 받았다.
물론 결과는 리온의 압승으로, 리온 씨는 오러도 쓰지 않았건만 상대는 신관을 불러야 할 정도의 중상을 입었다. 우리는 입궁한 지 이틀 만에 존재를 확고히 했으며 날이면 날마다 뇌물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이는 루시루시에게 온 것이 아니었다, 전부 나랑 리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보내진 선물들이었다. 개중에 입에 들어가는 유는 전부 돌려보내고, 마나 탐지를 하여 찜찜한 것은 모조리 솎아내 보낸 이들을 처벌하자 내 위명과 악명은 동시에 퍼져나갔다.
나는 황궁에서 무지막지하게 떠받들어졌다. 폐하와는 쿵이면 짝이었고 후궁전의 비빈들은 내게 머리를 조아렸으며 귀족들은 내 얼굴 한번 보기 위해 황태자궁 정문 앞에서 납작 엎드려 기다렸다.
내 인생은 탄탄대로였다. 이제 식만 올리면 게임 끝난다. 황손 낳고 태후까지 해먹으면 세계사에 이름을 남기겠지. 루시루시는 왠지 요절할 상이니까 미리미리 수렴청정을 준비하는 게 좋겠다.
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결혼식에 입을 예복 카탈로그를 넘겼다. 내 권위가 어찌나 대단한지, 디자인이 일대일 사이즈로 보내져 황태자궁 정원에 그림들을 펴놓고 하나하나 가져오도록 해야 했다.
요전에 시종 모자라다 폐하께 요청했더니 어마어마한 인원이 오지 않았겠나. 그 바람에 나는 생전 처음 겪어보는 형태로 사람들을 부렸다.
일단 나처럼 귀하신 분은 땅에 발이 닿으면 안 되기에 침대형 가마가 생겼고, 그것을 질 가마꾼이 붙었다. 그리고 나처럼 고귀한 분에게 따가운 햇볕이 직접 닿으면 안 되니 차양 드는 전담 시종이 붙었고, 부채질 전담 시녀가 생겼고, 입 심심할까 봐 과일 따다 먹이는 전담도 생겼다.
아아, 너무 행복하다. 너무 편하다. 호강에 겨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시녀가 다음 그림을 가져와 결혼예복을 보여줬다. 입을 벌리면 시녀가 포도 한 알을 톡 따서 입에 넣어줬다.
『이 옷은 예쁘긴 한데, 내 아름다움을 받쳐줄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구나.』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전하. 다음 것을 가져오거라.』
빠하하하, 전하래 전하! 내 살다 살다 전하 소릴 다 들어보네, 로잘리테 록스버그 웃겨 죽는다!
내가 괜히 웃겨서 푸하하 하며 배를 잡으니, 주변의 시종들이 내 안위를 살피며 신관을 불렀다. 탈 난 것이 아니니 괜찮다며 손짓하자, 사람들이 물러났고 귀하신 옷차림의 잭 브라운 씨께서 내게 다가왔다.
“아가씨. 다 좋은데, 원래 목적 잊으신 거 아니죠?”
“에엥? 원래 목적?”
“와……, 환장하겠네.”
나는 팔로 머리를 괴고 옆으로 누운 채로 포도 한 알을 더 얻어먹었다. 입을 우물거리며 잭에게 가까이 오라 이르자, 남자는 내게 속닥속닥 귓속말했다.
“셀린이요 셀린. 가면여자 건 잊으셨습니까요?”
“허억!”
맞아! 우리 셀린 잡으러 왔었지! 잠깐만, 우리가 루시루시네에 온 지 며칠이 지났는데 이 인간들이 아직 소식이 없어?!
“야! 우리 온 지 얼마나 됐지?!”
“글쎄요……. 한 일주일쯤 됐을까.”
“이 사람들 대체 뭐 하는 거야?!”
“오히려 제가 더 알고 싶습니다요.”
그것도 그래!
난 셀린 토벌 팀이 소식 하나 없는 탓에 어처구니가 없다가도, 실패인지 성공인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싶어 얌전히 도로 누웠다.
“뭐……, 때 되면 어련히 오시겠지.”
“태평하십니다. 이러다 루시루시 님이랑 결혼까지 하겠어요.”
에이, 결혼하면 또 결혼하는 거지 뭐 어때. 요전에 얘기해보니까 루시루시가 우리 집 사람들 다 데려와서 책임져주겠다는데 뭐. 심지어는 글렌까지도 수용 가능하다 했다. 알레인 살 때보다 일도 적고, 몸도 편하고. 황태자비 최고다 얘.
“잭 브라운아.”
“예.”
“나 있잖아…….”
“예.”
“황족생활이 체질에 맞나 봐.”
“옘병.”
야 너, 주인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니 말버릇이. 내가 툴툴거리는 잭을 혼내는데, 정문에서 황태자 전하가 행차하셨다.
이 양반은 시종들 우르르 끌고 출근했다 점심 먹으러 돌아오고, 차 마시러 돌아오고, 저녁 먹으러 돌아오고.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는지라, 팔불출도 어지간히 해라 폐하께 지적받고서도 또 기어들어오셨는가.
나는 마중하는 것도 귀찮아 누운 채 이리로 다가오는 루시루시를 쳐다만 봤고, 남자는 불만스런 얼굴로 입을 삐죽였다.
『아주 황궁 사람 다 됐군. 생전의 어머니를 보는 것 같아.』
『말씀이 심하신 것 아닙니까.』
『말이 심하다니. 내 어머니는 폐하의 총비였거늘.』
『그리 모난 소리 하지 마세요. 나는 당신 두고 갈 일 없을 테니까.』
내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허리를 숙인 남자를 당겨 볼을 부비자, 루시루시가 움찔했다. 이놈의 마더 콤플렉스 같으니. 이미 없는 사람인데도 엄마 소리만 나오면 휘둘리네그려.
『당연하지. 애초에 내가 자넬 쉽게 보내줄 것 같은가.』
그건 또 두고 볼 일이고.
내가 대답 없이 미소만 짓자, 남자는 어디서 빈정이 상했는지 뚱한 얼굴을 했다.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입을 맞추니 남자는 쉽게 입술을 열었고, 잭은 또 한숨을 푹푹 쉬며 스스로의 눈을 손으로 가렸다.
요 일주일 같이 지내면서 한두 번 본 것도 아닌데, 쟤도 참 꾸준해.
『저자는 왜 눈을 가리는 건가?』
『꼴 보기 싫다던데요.』
『곧 더한 것도 보게 될 텐데.』
『그거야 나중 일 아닙니까.』
이 의심병 환자가 결혼식도 전쟁 끝난 후로 미뤄놓고선 허풍은.
이왕 찾아온 김에 간식이나 먹여서 돌려보내야겠단 생각에 시녀를 부르는데, 저어어어어 멀리서 먹구름 같은 게 다가왔다.
어째……, 무언가 다 때려 부수는 소리도 나고. 파지직파지직 전기 튀는 그리운 소리가 나기에 가마에서 내려와 목을 쭈욱 늘려 저편을 응시하는데, 이 거리에서도 한눈에 보이는 거대한 덩어리가 먼지를 일으키며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피터 브라운이었다.
“도오터야! 도오오오터야아아아!”
게다가 피터 위엔 세이지 님께서 타고 있는 모양이었다. 내가 무사한지를 외치는 파파님의 목소리에, 난 반가운 나머지 목청을 높였다.
“파파아아아아!”
아이고오, 뭐가 해결이 나긴 났나 보다! 내 목의 사슬은 그대로지만, 용건이 어느 정도 끝났으니 파파께서 날 찾으러 온 거겠지.
난 내가 황태자궁에 있음을 전력을 다해 알리며 세이지 님을 맞이하기 위해 움직였다. 나처럼 고귀하신 분은 원래 땅에 발을 디디면 안 되지만, 지금 이 시간부로는 조금 덜 고귀한 분이 되셨으니 내 발로 뛸 수밖에 없었다.
『잠깐.』
헌데 루시루시가 내 손목을 꽉 잡고 놔주질 않았다. 어째 음성에 노기가 어린 듯해 이 양반이 화났나 싶었지만, 표정에선 딱히 분노를 읽을 수 없었다.
오히려……, 간절해 보이는 것도 같고.
『어딜 가는 거지? 난 떠나도 된다 허락지 않았다.』
이 사람이 무얼 잘못 드셨나, 농을 다 하시네. 내가 언제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사람이었습니까. 루시루시는 지위와 명분이 있으니 비교적 그 뜻을 따라주는 편이긴 했지만. 오해가 심하시니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구먼.
난 다시금 세이지 님 쪽을 확인한 다음, 소리 없이 남자에게 웃어줬다. 파파님께선 내 목소릴 들었는지, 황태자궁으로 방향을 잘 잡고 오고 계셨다.
『지금까지 신세 많이 졌습니다, 루키우스 전하.』
덕분에 황궁생활,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습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인사하자, 남자의 간절했던 얼굴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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