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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나쁜 재회 2권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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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원 지음도서출판 가하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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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300-514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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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우리 사귀지만 않았지 할 건 다 한 사이잖아.”
“6년도 더 된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각자 살아요.”
그가, 선생님이, 설진우가 돌아왔다. 스무 살, 연화의 재수 시절 과외 교사였으며, 연화의 첫사랑이었고, 지독히도 연화를 울린 그놈이.
스물일곱 살이 되어 마주한 첫사랑, 연화에게는 누구보다 나쁜 놈인 남자가 눈앞에 있었다. 최악이다.
“나 네 첫사랑이잖아.”
“시끄러워요.”
“창피해하지 마. 내 첫사랑도 너잖아.”
“다 지나간 얘길 왜 해요?”
“안 지나갔어. 난 계속 진행 중이야.”
7년이란 시간 동안 연화는 배우로서 자리도 잡았고, 그에게서 받은 상처도 아무는 중이었다. 기다릴 땐 안 오고, 잊고 잘 살고 있으니 뒤늦게 돌아온 나쁜 놈은 그동안 뻔뻔함까지 갖춘 걸까?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가벼운 터치에도 속절없이 흔들린다.
“모든 남자를 조심해야 하지만 한번 끝까지 간 남자는 특히나 조심해. 그 남자가 제일 위험하니까.”
그의 말이 맞다. 지금 연화에게 가장 위험한 남자는 설진우였다. 진작 끝난 인연인데, 제 곁에서 말도 없이 사라진 남잔데, 그가 휘젓고 떠난 후의 삶을 두 번은 겪고 싶지 않은데…….
그는 이제 와 어쩌자고 흔드는 걸까. 자신은 또 어쩌자고 동요하는 걸까.
#스무살첫사랑 #난학생이고그쪽은선생이야 #나쁜놈과의재회 #뭐든기다릴땐안오는게국룰 #그때는과외선생 #지금은대학교수 #과거는과거일뿐 #흔들리지말자 #세상에서가장위험한존재 #끝까지갔던옛남자 #저남자는위험해 #심장아나대지마
2. 작가 소개
안소원
3. 차례
#6
#7
#8
#9
#에필로그
#외전
4. 미리 보기
진우는 연화의 잔에도 샴페인을 채워주었다. 직원들은 요리를 교체할 때나 필요할 때가 아니면 테이블 근처에 오지 않으니 정말 이 넓은 식당에 그들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연화는 직원이 설명해주려다 만 송아지 스테이크를 썰다가 멈칫했다.
“근데 지금 여기 우리만 있는 거 아니죠?”
제가 묻고서도 우스운 가정이라고 생각했지만, 꼭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
그녀의 말도 안 되는 질문에도 진우는 우아하게 고기를 입에 넣었다. 그러곤 방금 채워놓은 샴페인으로 입가심을 한 후 나이프를 들었다. 그가 쥔 나이프가 스테이크를 조심스레 잘랐다.
“맞아.”
“농담도.”
연화는 한 박자 늦게 부정했다. 샴페인을 마신 뒤 입꼬리를 부자연스럽게 올린 채 농담이라며 웃을 그의 뒷말을 기다렸다. 그러나 진우가 말없이 계속 음식만 먹자 연화는 잔을 내려놓고 재차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농담이죠?”
“오늘 저녁 손님은 우리뿐이야.”
진우는 확답해주었다. 지금 그에겐 장난기 따위는 없었다.
연화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기뻐하자니 그의 어마어마한 씀씀이는 물론 이 사실을 그의 부모님까지 알게 되실 것에 대해 걱정이 들었고, 그렇다고 슬퍼하자니 슬프지 않았다.
“나 때문이죠?”
“응. 내가 하는 미친 짓 대부분은 너 때문이야.”
그도 제가 기가 막힌 짓을 했다는 건 인정하는 모양이었다. 처음엔 어리둥절해하며 경악하던 연화는 결국 크게 웃고 말았다. 그가 이런 이벤트 같은 걸 할 줄은 몰랐기에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한데 정작 이런 짓을 벌인 진우는 연화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도 함께 즐거워하지 못했다. 나이프를 놓고, 연신 잔을 비우고, 자꾸만 연화가 아닌 어딘가를 바라보기도 했다. 그녀가 대체 무얼 보는 건가 싶어 시선을 좇아보면 그곳엔 어떤 것도 없었다. 그는 마치 강릉에 오면서 호텔에 대한 비밀을 말하기 전과 비슷했다.
“너무 큰일을 벌여서 조마조마해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왜요? 부모님께 많이 혼날까요?”
“혼나진 않고 조만간 불려가긴 할 것 같네.”
결혼 언제 하느냐고.
연화가 그를 따라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제야 진우는 짧게나마 실웃음을 터트렸다.
“확신하건대 좋아하실 거야.”
“믿을 수가 있어야지.”
연화의 구시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진우는 직원 중 한 명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가 간간이 눈을 맞추고 있던 직원이었다. 그 후부터 진우의 낯이 눈에 띄게 경직되었다. 눈짓을 주고받은 직원이 사라지자 답지 않게 긴장해 입술이 바짝바짝 말랐다. 이 와중에 연화는 휴대전화로 이 호텔 레스토랑 가격대를 검색해보았다.
“여기 저녁 원래 비싸네…….”
연화의 말이 끝나기 전이었다. 레스토랑에 그녀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놀라 고개를 든 연화는 진심으로 당황했다. 어딜 갈 때면 연화를 알아본 가게 주인들의 이벤트로 종종 이러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그들만 있는 지금은 너무 민망했다. 저 노래는 연화가 십 대 시절 드라마 OST로 참여해 미니 앨범 수록곡에도 들어갔던 귀여운 사랑 고백 노래였다.
“노래 꺼달라고 하면 실례겠죠?”
연화는 앳되고 귀여운 척하는 제 목소리를 들으며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평소와 다르게 여유롭지 못하던 진우는 어쩔 줄 모르는 연화를 보고 나서야 제 페이스를 되찾았다. 노래는 어느새 1절이 끝나고 2절이 흐르고 있었다.
“도연화.”
“네에.”
연화는 포크를 툭툭 건드리며 늘어진 말투로 대답했다. 그녀는 그저 제 노래가 제발 빨리 끝나길 바라고 있었다. 부끄러워하는 그녀 뒤로 직원 둘이 걸어왔다. 그들을 발견한 진우가 말을 이었다.
“네가 과외 전 흥얼거리던 노래야.”
연화가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그의 기억이 튀어나왔다. 연화는 눈을 동그랗게 뜨곤 진우를 바라봤다. 그래, 맞다. 스물의 그녀는 제 노래 중 가장 풋풋한 노래를 흥얼거리며 진우의 관심을 끌려고 했었다.
“창피하게 뭘 그런 걸 기억해요?”
“어떻게 잊어, 그걸.”
그들의 테이블에 다다른 종업원 한 명이 두 사람의 접시를 치웠고, 다른 종업원이 테이블 가운데 작은 상자와 그보다 훨씬 큰 크기의 꽃다발을 올려놓았다. 노래가 끝났다. 재차 긴장이 차오른 진우는 사뭇 떨리는 얼굴로 재킷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냈다.
그들밖에 없는 식당, 이벤트처럼 나온 연화의 노래, 그가 준비한 상자와 꽃다발. 이제 그녀는 그보다 더 안절부절못하는 표정이 되고 말았다.
진우는 다른 말을 보태지 않고 카드를 내밀었다. 카드를 받은 연화는 카드를 쥔 자세 그대로 진우와 눈을 마주했다. 그들은 서로의 눈동자 안에 서로가 들어찬 모습을 보면서 오래도록 시선을 공유했다.
연화는 떨려서 카드를 열지 못했고, 진우는 하염없이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는 이미 이 안에 어떤 말이 적혀 있을지 예상한 터였다. 연화가 그와 마주하던 시선을 내렸다. 그 순간부터 진우는 오만가지를 생각했다. 스쳐 지나가는 연화의 눈빛 하나 놓치지 않고 세세히 살폈다. 그녀의 작은 숨소리와 작은 움직임까지. 지금 진우는 연화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오래 고심하던 연화가 마침내 진우와 마지막으로 눈을 맞추곤 카드를 펼쳤다. 진우다운 정갈한 필체로 적힌 네 글자는 그녀의 모든 사고를 정지시키기에 충분했다.
[결혼하자.]
연화는 물끄러미 네 글자만 내려봤다. ‘결혼하자.’ 이 의미를 일단 머리로만 되새겼다. 그런데도 심박수가 올라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먼저 움직인 쪽은 진우였다. 그는 팔을 뻗어 직원이 가지고 온 상자를 집었다. 연화는 주체할 수 없이 두근대는 심장을 붙들고 카드를 덮었다. 동시에 진우는 상자를 열었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가 연화 앞에 들이밀어졌다. 지금껏 수많은 반지를 껴보았지만 다이아몬드 반지는 연화도 처음이었다. 정말 실감이 났다.
지금 이 사람에게 청혼을 받고 있었다.
“반지를 주며 어떤 말을 해야 하나 머리 아프게 고민했어.”
그럴 만했다. 설진우는 입에 발린 말은 못 하고, 하지도 않는 사람이니까.
“손에 물 안 묻게 한다는 말은 바라지 않을 것 같고.”
연화는 이상하게 이 상황에 엄마가 떠올랐다. 안에서부터 울컥 복잡한 감정이 치받아올랐다.
“고생 안 시킬게.”
그가 반지를 상자에서 빼 일어섰다. 진우를 높게 올려다보던 연화의 고개가 서서히 내려갔다. 온갖 감정으로 뒤덮인 진우가 이제야 보였다. 연화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얼굴로 입술만 다물었다. 이대로라면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지도 몰랐다.
“평생 안 굶길게.”
진우가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를 올려다봤다. 연화는 손을 주고 싶은데 자꾸 손끝이 떨려서 주춤거렸다. 그녀가 애꿎은 손만 쥐었다 폈다 반복했다. 진우는 깊게 눈을 감았다 뜨며 입술을 살짝 물었다 놓았다. 긴장과 떨림을 주체하지 못하는 건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간절하게 연화를 바라보았고, 짙은 눈빛으로 대답을 기다렸다.
“내가 그렇게 낭만적이지 못해.”
때아닌 그의 자기 성찰에 겨우 연화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녀는 고개를 젓고 싶었다. 진우는 7년이 지나 자신을 찾아왔고, 그거면 충분했다.
“그래도 너밖에 모르는 놈이라는 거 알고 있을 거야.”
진우는 한쪽 무릎을 꿇고도 당당했다. 연화가 좋아하는 모습. 그는 그 모습으로 그녀를 올려다봤다. 진우가 빈손을 내밀었다. 움찔움찔 떠는 연화의 손이 드디어 진우 손 위에 올려졌다. 그와 눈을 맞추고 있던 연화는 시선을 조금 틀어 그가 든 반지를 봤다. 반지 안쪽에 작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진우는 연화의 손을 살짝 당겨 다시 그녀의 시선을 끌어왔다.
“이 말은 처음 하는 것 같은데.”
남자는 어느 때보다 온 마음을 다해 고백했다.
“떨어져 있던 시간에서도 항상 너와 있었어.”
언제 어디서나 그는 그녀와 함께했다. TV, 인터넷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긴 머리 여자를 봐도 연화가 떠올랐고, 흰색 스니커즈를 봐도 그러했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해가 쨍쨍한 날에도, 매년 한국의 수능 날에도 그녀가 곁에 있었다. 봄이 와 꽃냄새가 나면 그녀가 생각났고, 그녀 생각에 담배를 피우면 괴로울 만큼 기억이 선명해졌다.
너는 내가 널 구했다 하지만, 실은 네가 날 구했다. 어차피 난 너에게 와야 했다.
난 사랑하는 걸 끝내지 못해 널 찾아온 거다.
“결혼하자, 도연화.”
카드로 대신할 줄 알았던 말이 그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깊은 감정이 너울지는 검은색 눈동자를 보며 연화는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진우가 반지를 들어올렸다. 연화는 울지 않기 위해 눈에 힘을 주었지만 소용없었다. 새어나오는 눈물을 어쩌지 못했다.
짧게 숨을 고른 진우가 그녀의 뺨에 손을 올려 대신 눈물을 닦았다. 연화는 손을 활짝 폈고, 이내 반지가 그녀의 왼손 약지에 자리를 잡았다. 반지를 밀어넣는 진우의 손도 떨리고 있어 그녀는 울다가 웃고 말았다.
반지를 낀 손으로 진우를 일으킨 연화가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그러곤 목이 메어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반지 안에 뭐라고 쓴 거예요?”
“나중에 봐.”
마지막까지 참 진우답고 진우다운 프러포즈였다. 그래서 연화는 구태여 더 묻지 않고 조금 전부터 하고 싶던 말을 해버렸다.
“올라갈래요?”
은밀하게 전해진 연화의 제안에 진우도 그녀의 귓가에 작게 물었다.
“눈치 보는 거 아니었어?”
“맞아요. 눈치 보이니까 올라가서 키스하자고 한 건데.”
참지 못한 진우의 입술이 먼저 그녀의 이마를 찾아갔다. 장소가 어디든 그는 그녀의 이마와 정수리에만 몇 번을 입 맞추며 객실로 올라왔다. 그의 키스를 받으며 연화는 서둘러 카드키를 찍고 현관에 들어섰다. 아직 문이 닫히지도 않았고, 신발도 벗지 않았지만 그들은 이미 서로를 찾아 엉켜들었다.
진우의 손이 연화의 맨살에 닿고, 반짝이는 반지가 그의 머리카락 사이로 숨었다가 나타나길 몇 번.
“빨리…….”
그녀는 제 위에 올라탄 그를 보챘고, 애타는 음성에 진우는 이성을 놓아버렸다. 모르겠다. 그다음부턴 어떻게 된 건지 연화는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제가 진우에게 매달리고, 그가 제게 파고들고. 진우가 움직일수록 안에서부터 타오르는 느낌이 선연했다. 그 감각이 전신에 퍼졌을 땐 소리를 높였던 것 같다.
정말 기절하듯 잠들었던 연화는 새벽에 눈을 떴다. 저 멀리 동이 트고 있었다. 그녀는 몽롱한 눈으로 기억을 되짚어 제 몸의 구석구석에 키스하던 진우를 떠올렸다. 밤새 쉬지 않고 온몸으로 사랑한다고 전하던 그가 제 옆에 있었다. 일출을 등진 그를 돌아본 연화는 손에 끼워진 반지를 뺐다.
To all of me.
막 떠오른 아침 햇살이 작은 글자를 비춰주었다. 연화는 몇 번이고 반지를 꽉 쥐었다가 다시 왼손 약지에 끼워 넣었다. 그녀가 그의 맨 어깨에 입술을 묻었다. 그 행동에 잠에서 깬 진우는 무의식적으로 연화를 꽉 안았다. 그녀는 몇 번 더 그의 맨 어깨에 입술을 맞댔다.
“곧 우리 부모님 기일이에요. 그때 저랑 같이 가요.”
연화는 그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일출을 보며 얘기했다. 청혼에 대한 그녀의 답이었다. 그에 숨을 고르던 진우도 그녀의 맨 허리를 꽉 안았다.
“영광이야.”
낮게 잠긴 음성이 그녀의 대답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