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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아 하세요, 금수저 들어갑니다 4권
포르토피노 지음도서출판 가하2021.05.03
| 판매정가 | : |
|---|---|
| 판매가격 | : 3,400원 |
| 적 립 금 | : 0원 |
| 파일용량 | : 891 KByte |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 독자평점 | :  [참여수 0명] |
| 듣기기능 | :  TTS 제공 |
| ISBN | : 979-11-300-496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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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나도 반찬싸움 말고 재산싸움 해보고 싶다고! 부모자식 간에 긴장 좀 바짝 해보자고! 형제의 난 한번 일으켜보잔 말이야!”
대한민국 대표 흙수저로 억울한 삶을 마감했지만
2회차는 드디어 재벌 딸이다!
그것도 남부를 장악한 대재벌 세르지오 가의 후계자로!
비록 세기말 악녀의 언니라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무슨 상관?
어차피 그 애는 시한부에 나는 후계자인데!
하지만 그새를 못 참고 여동생은 뒤통수를 쳐주시고 인생 목표였던 상단의 후계자 자리가 위태해진다.
아버지가 돌아오시기 전까지는 2주,
그사이 어떻게든 제국 최고의 신랑감을 데려와야 한다.
그렇게 시작된 대신전 신랑감 원정대.
젊고 능력 있고 잘생기면 더 좋고!
한 가지가 아주 살짝 걸리긴 하지만…… 뭐 어때.
어차피 계약결혼이니 ‘그런 건’ 확인할 일도 없을 텐데.
아델이 입술만 벙긋거리다 말고 그를 원망스레 바라보았다. 조각상 같은 고귀한 기사단장님 앞에서라면 부끄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이 남자도 한 마리 짐승이라는 걸 뼛속 깊이 체득했다.
“아…… 그거 말이군요.”
서늘한 웃음으로 다가온 킬리언이 그녀를 두 팔에 가두었다. 어깨를 지나쳐 귓가에 속삭이는 음성이 은근하게 울렸다.
“제게 문제가 있다 말한 적은 없을 텐데.”
2. 작가 소개
포르토피노
3. 차례
#11. 개미지옥
#12. 세르지오 가의 진정한 후계자
#13. 그의 정체
4. 미리 보기
“다, 단장님. 오후에나 오신다고 들었는데.”
“……지금 그게 중요합니까.”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은 킬리언의 얼굴이 평소와는 달랐다. 사실 원래도 그리 따스하거나 잘 웃는 이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자신을 대할 땐 입술이나 턱이 저리 딱딱하진 않았다.
“혹시 무슨 일 있으셨어요?”
“…….”
심지어 아니라는 말도 없다.
아델이 당황해 일단 몸부터 일으키려 했지만 가슴에 놓인 킬리언의 손을 걷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녀가 뒤늦게 목덜미까지 붉히며 어쩔 줄을 몰라 하는데도 그는 여전히 엄숙하리만큼 딱딱했다.
“……지난밤 산 피델리오에서 처제를 보았습니다.”
“네? 아, 노엘라를 보셨군요.”
그거였구나.
아델은 습관처럼 아랫입술을 깨물었지만 킬리언의 엄지손가락은 그녀가 그러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질 못했다. 제 것처럼 그녀의 입술에 손을 댄 그가 이에 짓눌려 빨개진 입술을 따라 쓸어주었다.
“확실한 건 아닙니다. 언뜻 발목에 쇠사슬을 매달고 있었던 것도 같아서…… 제가 확인해보려는 순간 레베카 신녀님이 끌고 가버리시더군요.”
“아…….”
잘 지내고 있었구나.
아델은 실망인지 안도인지 모를 한숨을 쉬며 베개에 등을 기댔다. 제 답변을 기다리는 그의 눈초리가 심히 부담스러웠다.
“……그럴 사정이 있었어요.”
“무슨 사정?”
“…….”
“대체 무슨 사정이기에 거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갔단 말인지.”
킬리언이 본격적으로 언짢은 심기를 드러내자 아델은 눈을 찡그렸다. 아무래도 이 남자의 화가 난 핀트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듯했다.
“제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거기 말곤 노엘라가 정신을 차릴 곳이…….”
“처제가 정신을 차리건 놓아버리건 조금도 개의치 않습니다.”
“단장님.”
“……왜 날 안 보고 갔냐고.”
아델.
그의 손가락이 다시금 입술을 쓸자 화르르 열기가 일었다. 다른 건 모두 상관없다는 듯한 그의 태도에 기가 막히면서도 가슴 한가운데가 묵직해졌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말을 하기엔 아직도 그녀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바빠서요.”
“바빴다고?”
예상치 못했던 그녀의 대답에 킬리언도 조금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남자가 이런 얼굴을 할 거라 생각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그게 대답이 될 거라 생각하십니까?”
“정말로 바빴어요. 단장님도 아시잖아요, 제가 요새 비상상황인 거.”
“…….”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어서 허비할 시간이 없었어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다소 딱딱한 대답과 함께 아델이 몸을 일으켰다. 이번엔 묵묵히 보고만 있던 킬리언이 그녀의 입술에서 손을 내렸다.
먼저 냉랭하게 굴었던 것은 저인데, 막상 그가 손을 떼어내자 그녀의 가슴도 같이 내려앉았다.
‘나 자꾸 왜 이러는 거지?’
안 그래도 어지럽던 머리가 핑글 돌았다. 그런 스스로가 당혹스러운 나머지 혼자 있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재클린에게 식사를 준비하라 말해둘게요. 단장님은 내려가서 식사부터 하시고 쉬시는 게 좋겠어요.”
“힘들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무슨 일인지 말을 해주면…….”
“아뇨. 다 끝났어요. 그리고…… 단장님께서도 모든 일을 말씀하시는 건 아니잖아요.”
“…….”
“제 말은, 서로의 일이 다르니까…… 그래서…….”
“……그렇군요.”
무감한 눈동자이건만 예리한 것에 베인 듯 아파 보였다.
그런 게 아니라며 킬리언을 잡으려 했지만 손이 채 닿기도 전에 그가 몸을 일으켰다. 막상 잡는다 해도 그에게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모르는데도 아델은 그렇게 헛손질을 했다.
“내려가 아버님께 인사를 드려야겠습니다. 부인께서는 조금 더 주무십시오.”
“……네.”
힘없이 눈을 돌린 그녀가 들릴 듯 말 듯 대답했고, 이내 그의 발소리는 멀어져갔다.
왜 자꾸 이러는 거야.
악몽을 꿨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꿈일 뿐이다. 여전히 멍하기만 해 사실은 그가 여기에 있다는 것 자체가 혼란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킬리언을 이렇게 어색하게 보내는 것이 아델에겐 가장 혼란스러웠다. 산 피델리오에서 그에게 쫓겨날 때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금은 가슴이 텅 빈 것 같았다.
더 자면 괜찮아질까. 얼마나 더?
아델은 알 수 없는 물음과 함께 세운 무릎을 끌어안았다. 흐트러진 이불을 끌어올리려던 그녀의 손이 난데없이 휙, 앞으로 끌려갔다.
“아…….”
“이런 데나 쥘 거면 그냥 내 손을 잡지 그랬습니까.”
킬리언의 두툼하고 강한 손이 아델의 손가락 하나하나를 고이 받쳤다.
언제 돌아왔을까.
그러고 보니 어느 순간부터 그의 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 그저 제가 듣기 싫어 그런 줄만 알았는데.
당황한 아델은 혹시나 그와 눈이 마주칠까 고개를 내렸다.
“전 식사하러 가신 줄 알고…….”
“그게 넘어가겠습니까?”
“…….”
“얼굴도 못 보고 돌아가는 건 그대 하나로 족하지 않습니까.”
킬리언의 뜨거운 한숨이 아델의 앞머리를 흩날렸다.
아무리 그를 피해보려 해도 더는 그럴 수가 없다. 아닌 척 눈을 들어보았지만 곧 그의 푸른 시선에 늪처럼 빠져들어 꼼짝도 할 수가 없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
서서히 고개를 들고서야 킬리언의 머리며 옷차림이 눈에 들어왔다. 그답지 않게 흐트러진 망토와 머리칼을 보니 얼마나 서둘러 여기까지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아델이 어긋난 그의 제복 단추를 만지려 하자 킬리언이 그 손을 조심스레 받쳤다.
“지난번에 가져다줬어야 했는데, 늦었군요.”
“단장님?”
“…….”
그가 아델의 빈 약지에 붉은색 보석이 박힌 반지를 끼워주었다.
“……!”
한참이나 품고 있었는지 금속 특유의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원래 그녀의 손에 항상 끼워져 있던 것만 같다.
아델의 눈동자가 흔들렸지만 킬리언은 마치 감상을 하듯 그녀의 손가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역시.”
“이게 뭔가요? 아니, 반지인 건 아는데…… 무슨 날도 아니고 왜 갑자기…….”
“약속드렸지 않습니까. 그대의 손가락이 비어 있지 않게 하겠다고.”
그답지 않은 농담과 함께 킬리언이 그녀의 손가락에 입을 맞췄다. 붉은 보석을 사이에 두고 그의 달뜬 눈과 눈이 마주치자 아델의 코끝이 찡하게 울렸다. 별로 그럴 만한 상황도 아닌데, 그와 함께하는 순간엔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킬리언, 으읍.”
킬리언의 입술이 그녀를 집어삼키듯 머금었다. 거친 듯 조심스레, 어느 하나 맛보지 않는 곳이 없도록 오래도록 그녀의 입안을 헤집었다. 키스로 순간을 기억한다면, 마치 그를 억지로 산 피델리오에 돌려보낼 때와 같은 뜨거운 키스였다.
“나 때문에 아버님께 반지를 하나 잃지 않았습니까.”
“으, 으읏. 그걸 기억하고 계셨어요?”
“잊힐 거라 생각하십니까.”
누구 일이라고.
고개를 튼 그가 이번엔 더욱 깊이 그녀를 끌어들였다. 아델이 매달리듯 그의 옷깃을 잡자 킬리언의 엄지손가락이 뒷목을 길게 쓸었다.
“……마음에 드십니까?”
“네? 아, 으응. 네에. 반지가 너무…….”
“아니, 나 말이야.”
고의적으로 어긋난 그의 입술이 아델의 하얀 살갗을 타고 내려왔다. 턱선을 지나 목덜미에 닿은 순간, 그녀의 온몸이 잘게 떨렸다.
“……키, 킬리언.”
그의 움직임이 잠시 멎었다. 킬리언은 악몽으로 땀에 젖은 아델의 등을 더듬자마자, 하던 일을 힘겹게 멈추고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아무래도 부인께선 조금 더 쉬시는 게 좋겠군요.”
“……단장님.”
“그러려면 제가 나가드려야 할 테고.”
단순한 일을 행하는 것뿐인데 미련이 뚝뚝 떨어졌다.
아델 역시 혼란한 마음에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도 자꾸만 그가 끼워준 반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런 반지라면 방 하나를 가득 채울 정도로 넘치게 가지고 있지만, 그 어느 것도 지금의 이 반지처럼 그녀의 눈과 마음을 잡아끌지는 못했다.
“……그날 보고 오려고 했었어요, 사실은.”
“그러셨습니까?”
킬리언의 음성에 흡족함이 감돌았다. 유치할 정도이다.
여전히 반지만을 바라보던 아델이 고개를 숙이자 그가 그녀의 동그란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거리가 좁아든 만큼 속삭이는 음성이 더욱 은밀해졌다.
“알고 있었어.”
“……어떻게요?”
“당신은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할 때 여기가, 다르지 않습니까.”
그가 기다린 듯 아델의 뺨 아래를 쓴 순간, 그녀는 흠칫 어깨를 떨었다. 그녀가 입을 뗄 듯 머뭇대듯 기색에 킬리언은 묵묵히 기다려주었고, 아델은 한참 후에야 고개를 들었다.
“단장님이 그걸 어찌 아셨어요? 아니, 언제부터요?”
“글쎄. 그거야 생각을 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당신이 내 발밑에 황금을 깔아준다 할 때부터.”
“…….”
“어찌 표정이 그러십니까?”
붉디붉은 눈동자에 투명한 빛의 막이 겉돌았다. 어쩐지 울 것 같은 아델의 얼굴에 킬리언이 놀라 그녀를 자세히 보려 했지만 아델의 힘도 만만치 않았다. 그의 품에 푹 파묻혀 도무지 고개를 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게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부인?”
“……아뇨. 그런 게 아니라…….”
품 안에서 고개를 젓는 움직임마저 사랑스러웠다.
잘못 본 거겠지.
허상처럼 짧게 비치지 않았더라도 제가 아는 아델이 그럴 리가 없다. 그녀의 얼굴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선 이 폭신하고 사락사락하는 감촉을 제게서 떼어놓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그냥…… 좋아서요.”
아델은 익숙한 그의 체취에 둘러싸여 눈을 감았다. 비록 잠깐의 눈속임일지라도, 며칠을 괴롭히던 울렁거리는 속이 조금은 잠잠해진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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