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의 전부인이 되겠습니다 5권 (완결) - 로맨스 소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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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0-48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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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미녀와 밤의 야수’.

제목부터가 19금스러운 소설에 빙의했다.

안타깝게도 야수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주는 첫 번째 부인의 동생 벨라로.

뭐지, 이 애매한 포지션?

안 돼! 절대 안 돼!

이대로라면, 큰언니가 바람이 나면서 내 인생도 끝장이 난다.

결국 언니 대신 그의 신부로 자진해서 팔려가지만 속셈은 따로 있다.

내 목표는 무사히 야수의 전부인이 되는 것!

훗날 황궁 재건축 부지로 떠오르는 황폐한 땅을 위자료로 받아

미모와 부를 갖춘 제국 최고의 이혼녀가 되려고 했건만,

어째 이 야수님이 만만치가 않다.

“부인은 내가 왜 순순히 이혼을 해줄 거라 생각하십니까.”

“네? 그야 당연히,”

“……내 부인께서 뭔가 착각하시는 모양인데.”

대공은 빙긋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내게로 다가왔다. 저 가면 속 얼굴이 흉포한 야수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퇴폐적이고 매력적인 미소였다.

“난 야수야. 머저리가 아니라.”

……라고 말하면 내가 포기할 줄 알았니?

지금 새빠지게 땅 가꾸고 동생 키우고 이제 좀 호강 루트 타보려니까 이혼을 못 해준다고?

저기요. 야수님.

나 흙수저 신화 벨라야! 사람 잘못 보셨다고요!

2. 작가 소개

아페르타

▣ 출간작

폭군의 누나로 산다는 것은

3. 차례

#17. 사냥대회

#18. 드러난 진실

#19. 건국기념제

#20. 진정한 용기

#마지막 이야기

4. 미리 보기

“전하, 갈수록 대공저를 둘러싸는 병력이 많아지는 듯합니다.”

“그래서. 감당이 안 된다는 건가?”

“설마요!”

리어 경이 자존심이 상했다는 듯 강하게 부인했다.

안 그래도 숲속에서 쌍둥이가 브룩스의 군사들을 모두 처단했단 소리에 자존심이 상했던 참이다. 지금이라도 검을 빼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으며 숨을 죽였다.

“황제가 기어이 벨라스의 주교를 문책했다 합니다. 뻔히 대공 전하께 진실을 듣고도 고문까지 했답니다.”

“……그렇군.”

“얄팍한 수작일 뿐입니다. 가득이나 남부의 펠로나가 다시 움직여 민심이 좋지 않다니 귀족들이나 시민들의 이목을 돌리려는 거지요.”

“비열한 놈. 전하께서 그만큼 승전을 하고 오실 땐 본체만체하더니 트집 하나 잡자마자 일을 이리 키우다니요!”

쌍둥이의 분노는 보다 직설적이었다. 하지만 맏형인 제롬마저도 주의를 주지 않는 것을 보면 그의 생각 역시 다르지 않은 듯했다.

“……전하, 이대로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궁금한가 보군.”

“비전하를 위하시는 마음은 잘 알지만…….”

“안다고? 그대가?”

설마.

따져 묻는 투도 아니건만 제롬 경이 주춤하며 고개를 낮췄다. 설핏 웃는 키어스의 입술이 평소보다 메말라 있었다.

벨라를 만난 후부터는 늘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었건만, 지금은 오히려 반대의 느낌이 강했다.

“……전하, 피곤해 보이십니다.”

“아니. 괜찮다.”

“며칠 밤을 새우지 않으셨습니까. 어제는 밤에 외출까지 하셨으니 오늘이라도 쉬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쉬는 건 천천히 해도 된다.”

이제껏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는 남자가 하는 말은 의미심장했다.

북부로 쫓겨 가기 전, 키어스가 그나마 쉬어본 적에 가까웠던 건 전쟁 사이사이의 쪽잠이 전부였다. 워낙에 인간의 몸을 초월한 군신의 느낌이 강해 그렇지, 그를 따르는 기사들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저희를 조금 더 믿어주시지요. 밤 외출처럼 위험한 일은 제게 맡기십시오.”

“그거야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니까.”

“……네? 어떤 일이길래.”

“아니다. 그리고 너희들을 믿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이곳에 데려오지도 않았겠지.”

키어스는 시간을 끌 것 없다며 그들을 한 명씩 눈여겨보았다. 누구 하나 모자랄 것 없는 최고의 기사인 동시에 자신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이들이기도 했다.

“전하, 내일 저희가 어떤 식으로든 시간을 끌어보겠습니다. 저희가 길을 트면 전하께선 비전하와 레이디 로즈와 함께 몸을 피하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맞습니다. 일단 북부로 돌아가면 그쪽에서 먼저 쳐들어오진 못할 겁니다.”

“……그럼 그다음은?”

“네? 다음이라면…….”

“너희들이 보기엔 황제가 그대로 일을 묻고 돌아설 인물로 보이냔 말이다.”

하나 마나 한 질문에 데본과 에이든이 눈썹을 찌푸렸다. 확실히 이번 한 번은 어떻게든 넘어간다 해도 또 어떤 식으로 꼬투리를 잡아 숨통을 조일지 알 수가 없다.

어디 이제까지 이유가 있어 괴롭혔던가.

대공이 대공인 이상, 황제 또한 영원히 변할 리 없다. 오히려 이번 일에 이를 갈며 더욱 미쳐 날뛸 것이 안 봐도 훤했다.

결국 이 지긋지긋한 굴레에서 벗어나자면,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하나뿐이다.

“저어, 전하. 불충하게 들리시겠지만 그럼 이참에 아예 전하께서 황위를…….”

“정말로 불충하구나, 제롬.”

“아, 아니, 소신의 뜻은 전하께 힘이 없어 당하시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시민들을 위해서도 차라리 그편이 나을 거라…….”

“그럼 나는?”

“……네? 전하께서 왜.”

“세상이 지긋지긋하다 해서 내 발로 감옥에 걸어갈 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어림없는 소리.

피식 입꼬리를 든 키어스가 눈을 들었다. 저 아래에서 들려오는 천진한 웃음소리에 그의 표정이 시시각각 반응했다.

“지금껏 황실에서 태어난 죄로 할 만큼 했다. 이제야 제대로 누려보려는 참인데 왕관이든 목줄이든 걸치게 된다면 내 인생이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저희는 그저 전하께 충성을 바쳐…….”

“그러니 쓸데없는 생각은 접으란 말이다.”

경고인 동시에 부탁이었다. 또한 두꺼운 카펫 위로 제게 가까워지는 단 하나의 인물에게 티를 내지 말라는 뜻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 대공가에 충성을 바치고 싶다면 꼭 나일 필요는 없겠지.”

“……전하.”

쉬잇, 입술 위에 손가락을 붙인 키어스가 자신의 기사들을 눈여겨보았다. 의미심장한 시선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벨라가 조심스레 문틈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음…….”

들어가도 되려나.

눈치를 보는 그녀에게 기사들이 알아서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저 제 남편을 보러 온 것뿐인데 쑥스럽게 비켜서 있던 벨라는 모든 이들이 사라지고서야 문을 닫고 숨을 폭 내쉬었다.

“……이리 와.”

그 모습을 그림처럼 보고 있던 키어스가 손을 내밀자 벨라는 쪼르르 달려와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었다.

오늘은 또 누구 애를 녹이려 이러십니까.

그가 짓궂게 농을 했지만 벨라는 입술을 삐죽이는 대신 고개를 들었다.

“……부인?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아뇨. 그런 건 아닌데…….”

입술을 맞문 벨라는 그를 빤히 보다 고개를 저었다. 그를 속인다기보단 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는 듯했다.

“뭐랄까, 그냥, 좀 우습게 들리실 수도 있는데…… 기적이 멀리 있는 것 같진 않아서요.”

“부인께서 왜 갑자기 이러시는진 모르겠지만.”

키어스가 벨라의 옆머리를 귀 뒤로 세심하게 넘겨주었다. 오래도록, 찬찬히. 그녀의 얼굴을 담아두려는 것처럼 끝내 눈을 떼지 않던 그가 서서히 입술을 끌어올렸다.

“……확실히 지금 내겐 힘이 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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