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하루 종일 그의 뒤를 쫓고 있었다. 정오 무렵 식사를 하려고 멈추었을 때, 그는 먼 곳에서 무언가를 알려주는 빛의 반짝거림을 볼 수 있었다. 일초도 지속되지 않은 작고 짧은 반짝임이었지만,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아마도 그것은 태양이 버클이나 혹은 광이 나는 다른 무엇인가에 반사되어 생긴 빛일지도 몰랐다. 여하튼 그 추적자는 누가 자기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도 개의치 않고서 약간 방심했던 까닭에, 이제 자기가 쫓는 사람을 기습할 수 있는 여지를 잃어버리게 된 셈이었다.
레이프 맥케이는 당황하지는 않았다. 그는 특별한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길을 가는, 가진 것이라곤 시간밖에 없는 사람처럼 보이면서 말을 타고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 이제 날이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잠자리를 마련하기 전에, 자신을 뒤쫓고 있는 자가 누구인지 알아두는 게 좋을 거라 생각했다. 그의 계산대로라면 이제 그 추적자는 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길에 모습을 드러낼 터였다. 레이프 맥케이는 안낭에서 쌍안경을 집어들고, 햇빛에 반사되어 자신의 모습이 노출되지 않도록 큰 소나무 그늘 아래로 다가갔다. 그는 추적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을 향해 쌍안경을 들이댔다. 곧이어 오른쪽 앞발에 스타킹이 채워진 진한 갈색 말을 타고 있는 한 사람의 추적자가 눈에 들어왔다. 보통의 속도로 말을 걷게 하면서 그는, 중간 중간에 몸을 구부리며 길을 탐색하고 있었다. 맥케이는 한 시간쯤 전에 지금 그 추적자가 있는 곳을 지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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