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목소리에 놀란 아이는 잠에서 깼다.
아이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잠이 덜 깬 눈을 비볐다.
「낸니?」
아이는 갑자기 조용해진 방안에서 작게 속삭였다. 방 건너편 난롯가에 있는 흔들의자를 쳐다보니 의자는 비어 있었다. 추위와 무서움으로 벌벌 떨던 아이는 재빨리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낸니가 항상 있던 곳에 있지 않잖아.
꺼져 가는 난롯불은 어둠 속에서 오렌지 빛으로 밝게 빛났다. 네 살짜리 어린아이가 생각하기엔 그것은 마녀나 악마의 눈동자 같았다. 아이는 보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을 굳게 먹고 두 쪽짜리 창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그 눈동자가 창문까지 따라와 기묘하게 그려낸 거인 같은 그림자는 아이에게 더 큰 무서움을 주었다. 또한 그 눈동자는 창문 유리에 부딪히는 마른 나뭇가지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 같았다.
「낸니, 어딨어?」
어린아이는 울먹이는 소리로 다시 속삭였다.
그때 남자의 거친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아빠의 고함소리였다. 아빠의 목소리는 거칠고 단호하게 들렸지만 무서움은 금방 사라졌다.
혼자가 아니야. 아빠가 가까이 계셔. 안전해.
무서움이 사라지자 아이는 이내 호기심이 생겼다. 새 집으로 이사와 지금까지 한 달 넘게 살았으나, 손님은 한 사람도 보지 못했는데. 아빠가 누군가에게 소리치고 계셔. 분명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급히 침대 가장자리로 가서 바닥으로 내려가기 위해 엎드렸다. 침대 옆 딱딱한 마룻바닥에는 베개가 여러 개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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